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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일반적 좌법은 오른쪽이 중시된다. 호스트의 부인, 그러니까 호스테스를 중심으로 바로 오른쪽에 제1서열이 앉는다. 사진은 대구시 수성구 두산동 프랑스 레스토랑 드 파리스 와인바에 있는 회화미 가득한 테이블. |
◇ 서양 좌법에선 왼쪽보다 오른쪽 중시
'테이블 플랜'이란 좌석배치도로, 참석하는 사람의 이름을 배열해 놓은 것입니다.
만찬장에 들어갈 때는 남성이 여성의 오른팔을 끼고 좌석까지 안내해 주는 게 예의입니다. 이를 'Offer arm', 혹은 ' Give arm'이라고 합니다. 통상 호스트는 주빈의 부인과 짝을 이루고, 호스티스는 주빈과 짝을 이룹니다. 이게 서양식 좌법입니다. 호스트를 기준으로 그의 맨왼쪽이 가장 말석입니다. 그 다음 말석은 맨 오른쪽입니다. 실내의 경우 벽난로가 있는 쪽이 상석, 입구 쪽이 말석입니다. 또한 정원 풍경이 보이는 쪽이 상석이죠.
부부동반의 경우 절대 나란히 붙어 앉지 마세요. 주최자의 아내, 그러니까 호스티스가 늘 중심인데, 그녀가 앉으면 그때부터 서열에 따라 앉게 됩니다. 이것도 영미식과 유럽식 두 가지가 있습니다.
유럽식의 경우 장방형 테이블의 길이방향 중심 자리에 호스테스가 앉고 오른쪽이 제1서열, 그 왼쪽이 제2서열의 남자가 앉습니다. 호스티스 바로 맞은편에 앉는 호스트의 오른쪽은 제1서열, 왼쪽은 제2서열식으로 앉습니다. 그런데 영미식은 유럽식과 달리, 장방형 테이블의 양쪽 끝을 중심으로 마주보며 앉습니다. 호스티스의 오른쪽과 왼쪽에 제1서열과 제2서열이 앉습니다. 우리는 좌측을 중시하는 데 외국에서는 오른쪽을 중시하는 게 좀 다른 문화인 것 같습니다.
물론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상석에 앉습니다. 만찬장에는 보통 지정된 시간보다 5~7분전에 도착하면 됩니다. 귀빈이 참석할 경우 일반 손님은 15분전에 도착하는 게 예의입니다.
◇ 리시빙 라인
'리시빙 라인(Receiving Line)'에 대해 알아보죠.
정신만찬의 경우 주최측이 손님을 위해 문입구 오른쪽(문밖에서 보아 왼쪽)에 호스트, 주빈, 호스티스, 주빈의 부인 순으로 서 있게 되는데 이를 '리시빙 라인'이라고 합니다. 대규모 행사일 경우 주인이 손님을 다 알 수 없기 때문에 안내인이 서서 손님들을 주인에게 알려주는데 손님은 이 안내인에게 자신의 직책과 이름을 분명하게 알려줘야 됩니다. 물론 리시빙 라인에서는 비록 절친한 사이라도 사적인 대화는 삼가고 간단한 의례적 인사만 하고 긴 대화도 피합니다. 리시빙 라인은 통상 15~30분 정도만 유지하면 됩니다. 인사를 하고 거실로 들어갈 때 반드시 부인을 앞세우고 가야 하고, 여성은 거실 내 의자에 앉아도 무방하나 남자손님은 호스티스가 서 있는 동안에는 서 있는 것이 예의입니다. 거실 여성들은 가까운 사람과는 악수를 하지만 먼 데 있는 사람과는 목례만 하고 일부러 인사하기 위해 움직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함께 온 남편은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지 말고 돌아다니며 인사를 하는 게 좋습니다. 남성과 남성, 여성과 여성은 악수하지만 남녀간은 여성이 먼저 악수를 청하지 않는 한 가벼운 목례 정도로 인사하면 됩니다.
거실에서 가벼운 식전주를 마시고 식당으로 들어가기 전 인사를 나눕니다. 식당으로 들어와도 좋다는 사인이 있으면 남성보다 여성이 먼저 움직입니다. 물론 호스티스가 들어가면 뒤따라 남성들이 들어가는 것이 예의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약식으로 호스티스가 제1서열의 손님 부부를 안내하면 나머지는 임의로 들어갑니다.
◇식탁에서 앉았다가 퇴장하기까지
식탁에 앉을 경우도 서양식 법도가 있습니다. 앉거나 일어나 나올 때는 반드시 왼쪽으로 돌아 나오게 돼 있습니다. 물론 여성이 먼저 앉고난뒤 남성이 앉습니다. 식당에서 물러나는 절차가 있습니다. 먼저 호스테스가 주빈 부인의 동정을 살핀 후 그만 일어나자는 신호를 줍니다. 호스트가 먼저 신호를 하는 것은 매너에서 어긋나는 거죠. 제1서열의 여성이 선두에 서서 나가고, 마지막 호스테스에 이어 남성객이 따라 나가면 됩니다.
영국에서는 독특한 퇴장습관이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식당에서 물러나오면 남녀 모두가 거실로 돌아가 리큐어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좀 더 나눕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식사 후 우선 여성들만 식당에서 나가 파우더룸에서 화장을 고친 뒤 거실로 가고 남성들은 부인을 내보내고 나서 한동안 식당에 남아 가까운 자리에 모여 대화를 나눕니다. 이때 포르토와인(포르투갈 와인)을 왼쪽으로 돌려가며 마십니다. 시가나 담배도 피우고 그런 뒤 거실로 가서 여성들과 합류를 합니다. 만찬에 대한 감사의 표시를 하는 시기도 있습니다. 만찬에 참석했을 경우 행사 후 1주일 이내에 주최자 부부에게 감사의 명함(Pour remercier)을 전달하고, 독신자의 경우 다음 날 호스티스에게 생화 등을 보내는 것도 좋습니다.
◇ 식탁 메뉴 이야기
제대로 된 만찬장 식탁에는 그날 나오는 요리가 뭔지를 알려주는 메뉴를 살짝 올려둡니다.
메뉴는 기원은 1541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독일 브룬스위크(Brunswick) 백작이 어느 날 친구들을 초대해 만찬에 초대해 그날 나오는 요리를 메모하여 좌석마다 놓고 차례대로 나오는 요리와 비교해가며 식사를 할 수 있게 배려했다고 합니다. 이후 그 친구들도 식사초대시 이를 모방, 메뉴문화가 싹트게 됐다고 합니다. 정식 만찬 용어는 통상 불어로 쓰는 게 관례입니다. 식탁보는 양쪽으로 45㎝ 정도 늘어뜨리면 됩니다. 냅킨은 사방 50㎝. 테이블에 놓는 생화의 경우 식감을 떨어트리는 강한 향기는 피해야 됩니다.
식기는 모두 네 종류가 있습니다. 포크와 나이프, 스푼류를 '은기류(Silver Ware)', 접시류는 '차이나웨어(China Ware)'라 합니다. 여기서 나이프와 포크의 유래를 잠시 알아보고 가죠.
이 둘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납니다. 1500년까지는 나이프만 존재했습니다.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고 핑거볼에 손을 닦았습니다. 후반에 들면서 12개의 나이프와 1개의 포크가 한 세트로 생겨납니다. 이게 알프스를 넘어 프랑스와 영국으로 전파된 건 1533년. 이탈리아 피렌체의 부호 메디치 가문의 둘째딸, 카트린느 드 메디치가 프랑스의 앙리 2세에게 시집갈 지참물에 이것이 포함됩니다. 당시에는 포크가 두 갈래였는데 그 뒤에 3~4개로 늘어납니다.
아무리 코스가 많다고 해도 나이프와 포크를 한꺼번에 3개 이상 놓지 않습니다. 중앙 접시를 중심으로 오른쪽에는 전채가 있는 경우 전채용 나이프, 수프용 스푼, 생선용 나이프, 고기용 나이프, 왼쪽에는 전채용 포크에 생선용 포크와 고기용 포크를 놓습니다.
◇도움말=서울 신라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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