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에 갇힌 ‘中企 태양광 시장’ 구한다

  • 임호
  • |
  • 입력 2012-08-23 07:46  |  수정 2012-08-23 08:26  |  발행일 2012-08-23 제12면
대구에 본부 둔 ‘한국태양광발전협회’
中企와 제휴 맺어 판로개척 지원 나서
전국 영업망 계획, 대기업과 당찬 경쟁
20120823
한국태양광발전협회 제휴사가 설치한 태양광패널. 한국태양광발전협회가 태양광산업의 장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태양광발전협회 제공>

태양광 산업이 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현재 국내 태양광 업체의 공장가동률이 평균 50%를 밑돌았다. 어느 정도 영업이익을 내면서 정상적으로 생산활동을 할 수 있는 수준인 80%에는 한참 못 미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중소기업들이다. 삼성, 현대, 한화, 웅진 등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한 대기업이 즐비한 태양광산업에서 중소기업의 생존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대구 유일의 태양광 분야 스타기업으로 발돋움했던 미리넷솔라도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으나 독자 생존에 실패하고 현재 M&A를 추진 중이다.


◆ 태양광시장 재편

태양광 업계에서 중소기업이 살아남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빠져나오는 것만큼 어렵다’는 자조섞인 넋두리가 빈말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이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작지만 희망의 시그널이 조금씩 들리고 있다. 지난 2월 발족한 ‘한국태양광발전협회’가 대기업 주도의 태양광산업판도에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대구에 본부를 둔 한국태양광발전협회는 도심 태양광주택보급사업과 농업용 태양광발전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최근 태양광 모듈제조업체(영천시 고경면)인 <주>경원, 태양광 인버터(직류전력을 교류전력으로 변환하는 장치)업체인 한솔테크닉스, <주>델타코리아, 태양광 구조물 전문설계 업체인 <주>에비수 산업, <주>탄탄구조 엔지니어링, 태양광 시공업체인 한전산업개발<주> 등 11개 사와 제휴사 체결을 마쳤다.

이들 업체 대부분이 뛰어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고도, 중소기업이란 한계로 인해 판로개척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협회는 이들 업체의 힘을 하나로 모아, 대기업과의 경쟁구도를 구축하고, 장기불황으로 쌓인 재고 물량을 단기간에 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협회는 우선 태양광 관련 기업마다 제각각인 발전사업의 표준안을 마련했다. 표준안이 마련되면 RPS(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사업에 투입되는 제품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설비단가를 낮출 수 있다. 또 주택 등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는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된다. 저렴한 가격에 빨리 설치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사람이 태양광발전에 참여하게 된다. 태양광시장이 확장되면 관련 중소기업들도 장기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다는 게 협회측의 판단이다.

◆ 보급사업 확대

협회 발족 후 가장 먼저 추진하는 사업은 바로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가칭 태양광주택 1천호 보급사업이다.

이와 함께 ‘RPS상업용 태양광발전시설’ 시장 확대에도 나선다. 특히 상업용 발전시설을 자체 시공해 발생한 발전수익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또는 국제NGO인 희망고와 같은 공신력있는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해 지속적인 사회환원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협회가 발주한 태양광발전에 대해서는 3년간의 무상수리를 보장해 주기로 했다.

또 올 연말까지 5본부(서울경기·대전충청·대구경북·부산경남·광주호남본부) 아래에 19개 지회, 84개 지점을 조직해 대기업과의 경쟁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한다. 이와 함께 태양광 연구소, 기술교육위원회, 자문 위원회, 대외협력 위원회, 협력업체단 등 하부조직을 강화해 대기업과의 기술력 경쟁에서도 앞서나갈 방침이다.

이승덕 한국태양광발전협회 사업지원 본부장은 “협회는 사람, 에너지, 환경의 조화로운 발전을 통해 태양광 산업의 중심에서 든든한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며 “더 많은 사람이 태양광발전설비를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고, 국내 관련 중소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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