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 아닌 99%를 잘 살 수 있게 하는 ‘협동조합’ 뜬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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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4-06   |  발행일 2013-04-06 제11면   |  수정 2013-04-06
조합원에 의한 합리적 운영·공동소유…수익 공동배분
일자리 창출·양극화 해소 기여로 ‘경제민주화’ 앞당겨
대기업·대자본 횡포에 맞설 유일한 경제 모델로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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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매우 독특하고 가치 있는 기업모델로 빈곤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한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이 2011년 멕시코 칸쿤에서 열린 세계 협동조합의 해 선포식에서 직접 밝힌 말이다. 전국이 협동조합 열기로 뜨겁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10일 협동조합 100일을 맞아 발표한 자료에서, 협동조합 설립신청 건수는 총 647건으로 하루 평균 약 6.5건의 신청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481건이 신고수리 또는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12월부터 업종과 분야 제한 없이 5인 이상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되면서 다양한 분야의 협동조합이 활발하게 개설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도 4일 현재 대구 20개, 경북 28개가 설립되는 등 협동조합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협동조합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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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은 주식회사와는 달리 독특한 성격의 기업모델이다. 조합원에 의한 민주적 운영과 공동 소유, 1인 1표, 배당 제한 등 기존의 상법이나 민법이 충족시키지 못했던 새로운 경제·사회적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 취약계층의 자활사업 기회를 넓혀줌으로써 서민 및 지역경제의 활성화, 내수 활성화, 일자리 창출, 복지 지출의 감소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새로운 경제모델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협동조합법이 시행되면서 기존의 8개 개별법에 의해 설립된 조합(농협, 수협, 신협, 산림조합, 중소기업협동조합, 소비자생활협동조합) 과 달리 5인 이상의 조합원만 있으면 금융과 보험업종을 제외한 거의 모든 경제·사회영역에서 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됐다. 시·도에 신고와 설립등기를 거쳐 법인격을 부여받고 자유롭게 영리활동을 벌일 수 있는 셈이다.

설립분야의 제한도 거의 없다. 기획재정부가 밝힌 협동조합의 주요 사례 중에서는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소상공인, 전통시장 상인 등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설립한 협동조합이 많다. 특히 서울, 경기도, 경남도에서 개설된 자전거협동조합은 연합회를 구성, 공동온라인쇼핑몰 및 공동으로 자전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또 퀵서비스 배달기사, 결혼이민여성, 노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도 증가하는 추세이며, 그 외에도 지역 주민들이 모여 만든 협동조합, 재활용, 문화예술 관련 협동조합 등 다양한 조합이 설립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도권의 ‘한살림’ 등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유기농 재배 농산물을 산지 직거래로 일반 매장 대비 30% 정도 저렴하게 판매해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사회적 기업활동으로 협동조합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별다른 문제가 없다면 대부분 승인이 된다”고 말했다.

설립절차는 ‘발기인 모집(5명 이상)→정관 작성→설립동의자 모집→창립총회→설립신고(시·도지사)→설립 등기’ 순으로 진행된다. 단체의 정관은 설립 신고에서 반드시 제출해야 하며 여기에는 조합 설립의 목적과 명칭, 권리와 의무 등의 내용을 담아야 한다. 발기인은 개인뿐만 아니라 법인과 외국인도 가능하다. 조합원은 1인 1계좌 이상이어야 하며 1명이 전체 계좌수의 30% 이내로 납입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조합원은 출자액 규모와 상관없이 1인 1표의 권한이 주어진다.

보건사회연구원은 법 시행 후 2017년까지 향후 5년간 최소 8천개에서 최대 1만개 정도의 협동조합이 설립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원은 협동조합으로 인한 향후 5년간 취업자 수는 4만~5만명, 그 중 피고용자는 3만~4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 왜 협동조합인가

협동조합은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제민주화 바람과 함께 일자리 창출과 빈부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협동조합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창업 활성화를 통해 고용창출을 유발하고,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물가안정 등 경기 안정화에 기여하는 한편 지역협동조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소상공인이나 사회적 약자들의 조합의 경우는 대기업이나 자본에 대항함으로써 경제 양극화 완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사회적 효과도 있다. 취약계층 고용 및 처우개선(임금상승 등)을 통해 복지제도 보완, 신뢰 등 사회자본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리운전기사들이 모여 협동조합을 설립할 경우 고객에게 받는 수입 중 사업자에게 가던 몫을 자신의 수입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지역에서도 방과후학교·창의체험캠프 등을 운영하는 ‘한국방과후학교 협동조합’과, 교통카드 및 부스 물품을 공동구매하는 ‘대구경북교통카드판매인 협동조합’ 등이 설립되며 운영을 시작하는 단계다. 특히 한국방과후학교 협동조합은 방과후학교 강사에 대한 열악한 대우를 개선하기 위해 시간강사들이 모여 조직됐다. 대부분 임시직으로 고용이 불안정하고, 퇴직금이나 산재나 고용보험은 받지 못했던 이들은 지난해 12월 대구 1호로 협동조합을 설립했다.

한국방과후협동조합 관계자는 “우리는 강사가 주인인 조합이다. 열심히 일을 해도 업체 대표만 돈을 많이 벌어가는 불합리한 방과후학교 운영 현실을 극복하고 싶어 협동조합을 설립하게 됐다”며 “아직 시작하는 단계로 구체적인 결과는 없지만 뜻있는 강사들의 합류로 조합원이 계속 늘어가고 있다. 조합원들이 지속적으로 대구 시내 학교를 돌아다니며 협동조합의 취지와 목적을 설명해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 참누리생협의 조명래 이사는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자영업자 비율이 높지 않나. 그렇지만 대기업이나 대자본에 항상 무너져왔던 것이 현실”이라며 “복지국가라 불리는 스웨덴 등에서는 특히 협동조합이 활발한 편이다. 국내에도 협동조합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한 것은 복지와 사회적 측면에서 높이 평가할 만한 부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 이사는 또 “단순히 이익을 위해서 모인 것이라면 협동조합은 적합하지 않은 방식일지도 모른다. 협동조합은 함께 이뤄나간다는 공동체 의식이 필수”라며 “단순히 규모의 경제를 생각해 협동조합을 설립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실제로 공산품의 경우는 가격경쟁에서 뒤처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은 돈이 되는가 안되는가를 고민할 것이 아니라, 대안경제의 모델로 사회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메시 뛰는 ‘FC 바르셀로나’도 협동조합

협동조합은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전 세계 10억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적으로 또는 국제적으로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스페인의 축구 명가 FC 바르셀로나와 썬키스트, 웰치스, 알리안츠생명보험, 제스프리, AP통신 등이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고 있는 협동조합 형태로 운영되는 성공적인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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