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호 기자의 푸드 블로그] 경북대북문 상권 줌인

  • 이춘호
  • |
  • 입력 2013-04-12   |  발행일 2013-04-12 제42면   |  수정 2013-04-12
“대구판 홍대 푸드골목”…점포 500여개 ‘청춘의 입’ 사로잡기 맛전쟁
점포의 70% 이상이 프랜차이즈
목 좋은 곳은 유명 브랜드가 독점
밥-술 골목 이원화…카페 분위기
메뉴는 값싼 뒷고기류·구이 강세
20130412
최근 대구의 홍대골목으로돌변한 경대북문 맞은 편 푸드 스트리트

요즘 외식업계 큰손들은 경대북문(이하 북문) 맞은편, 일명 ‘대구의 홍대 푸드스트리트’를 제일 주목한다.

2010년 북구 산격3동에서 북문앞 상권을 전수조사한 결과 모두 440개의 점포가 있었다. 지금은 500여개로 추산. 여기에 북쪽 원룸촌에는 330여채의 원룸이 밀집해 있다.

북문 맞은편 상권의 첫 단추를 연 건 역시 대구 향토커피 1호 브랜드격인 80년대의 커피명가.

당시 학생들은 약속이나 한것처럼 시내 동성로에 가서 술을 먹고 폼을 냈다. 그때까지만 해도 운동권 문화가 깊게 자리를 잡고 있어 향락적이고 소비적인 유흥업은 대학가에 진입하기 힘들었다. 식사도 대충 학생식당에서 해결을 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북문은 없었다. 정문과 후문, 동문 옆 개구멍문 정도가 있었다. 그런데 도서관이 개관되면서 수요가 있어 북문을 낸다.

90년대초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과 압구정 오렌지족이 불러일으킨 모방·소비성 강한 신세대문화가 가세한다. 덩달아 동성로 야시·늑대·로데오골목 붐에 중독이 된 대학생을 잡으려는 사업가들이 북문 앞 상권을 활성화시킨다. 2000년대 전국 최강의 찜닭붐이 이 거리에서 일어난다. 그 흐름은 아직 유효하다.

권리금과 임차료가 가장 비싼 곳은 벌써 유명 브랜드 커피숍과 빵집이 독점하고 있다. 파리바게트와 뚜레쥬르도 초입을 장승처럼 지키고 있다. 대구 브랜드인 다빈치는 북문 앞 초입을 지키다가 결국 서울발 브랜드한테 밀려 손을 들었다 그 자리에 파스구찌가 밀고 들어왔다. 카페베네는 수억원의 권리금을 안고 4층 빌딩을 통째 집어삼켰다.

북쪽으로는 원룸촌 때문에 깊숙하게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대신 서쪽과 남쪽으로 많이 활성화되고 있다. 예전에는 대도시장과 분리됐는데 상권이 팽창하면서 붙어버렸고, 심지어 경대 북측 막창골목과도 연계된다. 점포의 70% 이상이 유명 프랜차이즈다. 대로변은 임차료가 500만~1천만원. 소자본으로는 엄두도 못낸다.

북문 상권은 대로 바로 옆 골목에는 밥, 나머지 두 골목은 술집이 주종을 이룬다. 특히 산격3동 주민센터 앞 거리 140m는 ‘북문 로데오’로 불리며 그 골목 양편에만 56개 업소가 들어와 있다.

메뉴는 역시 고기류가 강세를 보인다. 이밖에 포차식 고기집, 테이크아웃도시락(오봉 도시락), 중식스타일의 호프집(북경깐풍기), 컵밥(GGGO), 옛맛 통닭을 카페 분위기로 파는 대구통닭, 주먹밥(공씨네 주먹밥), 일본형 도시락 전문점(한솥), 밥버거(봉구스), 포차식고기집(맘보집) 등 기존 한식을 퓨전스타일로 팔고 있다. 분위기는 카페와 레스토랑형이다.

요즘 10~20대는 국물이 있는 고기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다양한 구이류가 선풍적 인기를 끈다. 갈매기살, 진갈매기, 서래갈매기살, 오늘 김해 뒷고기 등 저가 뒷고기류가 강세를 보인다. 점심 때면 학생들로 흘러넘치기 때문에 승패가 잘 나지 않는다. 역시 야간이 승부처이다.

산격3동 치안센터 옆 공원도 홍대앞 소공원처럼 리모델링할 계획이다.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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