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당선 정계개편 스타트

  • 최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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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4-25   |  발행일 2013-04-25 제1면   |  수정 2013-04-25
김무성 당선 새누리 대표 도전
이완구 당선 포스트 JP 신호탄
■ 4·24 재보선 이후 정치권 기상도
안철수 당선 정계개편 스타트
4·24 재보선에서 승리한 무소속 안철수 당선자와 새누리당 김무성·이완구 당선자가 축하 화환을 목에 걸고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연합뉴스

여의도 정치권에 풍운이 감돌고 있다.

24일 실시된 ‘4·24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 안철수(서울 노원병), 새누리당 김무성(부산 영도)·이완구 후보(충남 부여-청양) 등 이른바 ‘빅3’ 모두가 상대 후보들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원내 입성에 성공함에 따라 여·야의 정치지형 변화 등 이들이 가져올 정치적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빅3’가운데 최대 관심 인물은 안철수 당선자다. 지난해 대선의 유력 주자 중 한 명이었지만 야권후보 단일화의 벽에 막혀 주저앉았던 그가 중앙 정치무대에 재등장하면서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안 당선자의 원내진출에 따른 정계개편의 시나리오는 크게 △신당 창당 △민주당 입당 등 두 가지다. 하지만 안 당선자가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 입당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어 신당 창당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안 당선자는 국회 입성 후 민주통합당 5·4 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본 뒤 관계설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누가 당권을 쥐더라도 ‘새 정치’라는 깃발을 치켜든 채 민주당의 개혁 드라이브를 요구하며 존재감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민주당의 개혁이 지지부진할 경우 신당 창당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신당’지지율이 크게 앞서 있고, 전국적으로 안 당선자의 외곽 조직들이 준비되고 있기 때문이다. 야권의 세(勢)가 ‘안철수 신당’으로 흘러가면서 야권 분화가 급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노원병에 독자후보를 내지 않은 민주통합당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수 의원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인 새누리당 일각에서 이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안철수 신당’이 정치권 전반에 커다란 지형 변화를 일으킬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 ‘섣부른 전망’이라는 반론도 있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후보가 국회에 들어온다면 물론 영향은 있겠지만 국회라는 곳이 그렇게 간단한 곳이 아니다”며 “결국 300분의 1로 제2의 문국현 역할이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고 했다. 김한길 의원도 “무조건적인 창당은 새누리당만 반길 일”이라고 지적했다.

여권에선 김-이 당선자의 여의도 복귀에 따른 권력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한때 친박계 좌장으로 불릴 정도였으나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치적 입장차로 ‘탈박(脫朴)’한 뒤 복귀해 대선을 진두지휘했던 김 당선자가 여의도에 재입성하면서 일약 여권의 구심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그동안 정부조직법 협상 과정,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임명을 둘러싸고 “당이 청와대에 끌려다닌다”는 비판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의원들도 늘어났다.

與 거물들의 귀환…“당내 역학구도 지각변동”

부산-충청권 대표 정치인
김무성-이완구 파워 주목
원내대표선거부터 요동 예고

이처럼 당·청 관계 설정에 있어 많은 의원들이 현 지도부에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에서 ‘무대(김무성 대장)’로 불리며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김 당선자에게 권력의 무게중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당내 일각에서 10월 재보선 등 상황 변화와 맞물려 당 지도부 개편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병수 사무총장이 지난 21일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김 후보가 국회에 입성해 당 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밝힌 만큼 황우여 대표가 10월 재보선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낼 경우 김 당선자의 등판이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지사를 지낸 이 당선자도 충청권의 ‘맹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정국’부터 이어진 박 대통령과의 각별한 인연 때문이다.

그는 ‘세종시 정국’에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도지사직을 스스로 던졌다. 이때부터 박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를 형성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정권 인수 과정에서 국무총리, 장관 후보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 당선자는 스스로 ‘포스트 김종필’의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재보선 과정에서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끝나지 않겠다”며 더 큰 정치에 대한 야심을 가감없이 드러낸 바 있다. 충청권은 현재 이회창-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를 이을 차세대 대표 정치인이 없는 상태다. 당 안팎에서는 이 당선자가 그 역할을 맡기에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부산과 충청을 대표하는 두 거물의 귀환은 5월 초 치러지는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 사람의 정치적 상징성과 영향력을 감안한다면 불확실한 당내 선거에서 지역별 표심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선이 팽팽한 접전 구도로 흐를 경우 이들의 영향력은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무기자 ykjmf@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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