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가진 미술의 역량은 전국적으로도 그 명성이 자자하다. 서양화가 처음 도입된 근대부터 대구미술은 한국미술의 든든한 뿌리이자 아름다운 꽃으로 자리 잡아 왔다. 이 같은 대구미술의 저력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그 맥을 잇는 데 지역 원로작가들의 역할이 컸다.
지금은 중견작가, 신진작가들에 밀려 잠시 활동이 주춤한 듯하지만, 이들 중에서 아직도 왕성히 활동하는 작가들이 있다. 원로작가라는 틀에 매이지 않고 젊은 작가만큼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지역 원로작가들의 전시가 6월 여러 화랑에서 펼쳐진다.
전선택 초대전
천진난만한 동심의 시선
파스텔톤 편안함 표현
원로조각가 최태화 개인전
요철의 절묘한 조화
네거티브 공간 강조
손문익 작가展
어릴적 고향의 정겨운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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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택 작 ‘얼굴’ |
갤러리전은 개관 9주년으로 대구 미술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온 원로화가 전선택의 초대전을 6월3일부터 7월6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에는 구순의 노화가가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동심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들이 소개된다. 가족과 자연이라는 따뜻한 주제를 가지고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감각은 오랜 연륜을 다시 새겨보게 한다. 추상과 구상을 넘나들며 절제된 형태와 파스텔톤으로 표현한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편안함을 준다.
갤러리전 전병화 대표는 “이번 전시에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노 화가의 정감 넘치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일상의 풍경을 작가 특유의 현대적 표현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인생의 잔잔한 재미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053)791-2131
계명대 미대 교수인 조혜연 작가의 정년기념전도 6월3일부터 7일까지 극재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33년간 몸담았던 교단을 떠나면서 제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작품들을 중점적으로 소개한다. 오랫동안 천착해 온 종이작업으로 숲의 풍경들을 담아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특히 아직 제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한 판화들을 다양하게 내놓는다. (053)620-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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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화 작 ‘봄’ |
원로조각가 최태화의 개인전 ‘일상과 네거티브의 공간미학’이 6월4일부터 16일까지 수성아트피아에서 진행된다.
내면세계의 철저한 탐색과 사색을 통해 네거티브 미학을 발견하는 데 힘써 온 작가는 요철의 절묘한 조화와 인생의 비움에 대한 네거티브의 공간을 강조하는 작업을 해 왔다.
작가는 눈으로 파악하기는 쉽지만 단어로는 해석하기 어려운 조각세계를 추구한다. 이탈리아의 한 평론가는 그의 작업에 대해 “세계를 향한 실존적 비전처럼 긍정과 부정, 실재와 비실재의 교체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작가는 종교와 조각, 생활공간과 예술공간, 정신과 물질이 만나는 지점을 작품으로 담아낸다.
수성아트피아 이미애 전시팀장은 “최태화 작가는 네거티브미학과 일상공간의 담론에서 끝없는 자기 수양을 하고 있다. 네거티브미학의 역사에서 수양의 방식을 모색한 그는 마르지 않는 창조의 근원을 일상에서 찾았다. 그 역사가 살아 있고 일상이 지속되는 한 해탈의 경지에 이르고 싶은 작가의 욕망은 끊이질 않을 것”이라며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작가가 걸어 온 이야기를 미적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053)668-15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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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문익 작 ‘향- 꽃이야기’ |
손문익 작가는 갤러리희의 개관기념 기획전에 초대받아 6월4일부터 22일까지 개인전을 갖는다.
‘향(鄕)’을 주제로 어릴 적 고향의 아름다운 풍경과 고향에서 느꼈던 정겨운 감정 등을 담아낸 작품을 보여주고 있는 작가는 이번 34번째 발표회에서도 그 연장선상의 작품들을 내놓았다. 특히 ‘꽃 이야기’를 주제로 다양한 꽃들을 작품에 가미한 것이 특징이다.
갤러리희 조명희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작들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이 잊고 지내던 고향의 푸근함과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되새기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053)752-1951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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