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 박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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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6-21   |  발행일 2013-06-21 제34면   |  수정 2013-06-21
함께 꿈꾸는 삶과 세상, 협동조합
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 대구행복생협 매장을 찾은 아이쿱 조합원이 장을 보고 있다. 작은 사진은 아이쿱생협이 자체 공장에서 생산하는 친환경 라면.
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대구행복생협 조합원이 아이들과 함께 쿠키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이 붐이다.’

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둥지협동조합이 운영하는 방과후학교 교실에서 어린이들이 교사와 함께 게임을 하고 있다.
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안심협동조합이 지난해 문을 연 카페 ‘사람 이야기’와 로컬푸드 매장인 ‘땅 이야기.’
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지난 5월 발족한 천연염색협동조합원이 창립총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이영희 토닥토닥협동조합 이사장이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대구행복생협 조합원이 아이들과 함께 쿠키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사회적기업은 법 제정 이후 약 5년이 흘렀어도 아직 개념적인 이해조차 되지 않지만, 협동조합은 2012년 12월 법 시행 이후 놀랄 만한 속도로 많이 설립됐고 인식수준도 꽤 높다. 5월 말 현재 대구·경북에는 70여개나 되는 다양한 영역의 협동조합이 설립돼 비즈니스사업을 기획하고 있다.

협동조합기본법 시행으로 지금까지는 불가능했던 영역에서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이 속속 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의 농업협동조합이 아닌 다양한 과일 또는 채소 생산자조합 등이 만들어지고 있다. 또 노동·의료·실업·복지·교육·주택·상조 등의 영역과 자활단체·돌봄노동·대안기업·청소·공동육아·주택구매 분야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협동조합이 생기고 있다. 캐디나 학습지 교사 등 4대보험 적용에서 제외되는 근로자들, 임시고용과 일용고용, 개인택시, 화물차지입제 등으로 분산돼 있는 자영업 형태의 업체나 사람들도 협동조합을 활용해 조직화할 수 있다. 협동조합을 통한 이러한 조직화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소규모 창업을 쉽게 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서비스를 활성화함으로써 복지사회를 앞당기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의 붐에 대해서는 우려와 희망의 시각이 존재하지만 과거의 ‘동업하면 망한다’고 생각하던 사고방식에서 ‘협업해야 살아남는다’는 사고방식으로의 전환은 매우 고무적이다. 우리나라는 뛰어난 인적자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의 자발적 협업이 네트워크화된다면 놀라운 발전의 잠재력을 만들어 낼 것이다.

IMF사태 이후 우리사회는 일자리와 지속가능한 성장이 큰 화두로 대두됐다. 이후 사회적경제라는 용어도 거론되기 시작했다. 사회적경제 영역은 시장과 국가 사이에 존재하는 공동체적 경제로 호혜와 나눔의 경제라고 정의한다. 생활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업을 벌이되 수익창출이 최대목적이 아닌, 생활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적정수준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영역이다. 아이들의 건강한 양육과 성장을 고민하는 부모들이 모여 집 근처에 ‘방과후학교’를 만들고, 건강한 먹거리를 걱정하는 이웃 직업여성들을 위해 동네 전업주부들이 ‘반찬가게’를 만드는 것이 그런 예다.

사회적경제 영역에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사람 사이의 관계를 중시하고, 그것을 통해 ‘생활자본’을 확대하는 활동을 지향한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다.

이미 대구의 안심지역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띠도서관’을 시작으로 동구행복네트워크가 구성돼 먹거리를 책임지는 로컬푸드매장 ‘땅 이야기’, 장애우과 비장애우들이 협력해 운영하는 마을카페 ‘사람 이야기’, 동네부모들이 자녀들의 교육을 책임지겠다고 나선 방과후학교협동조합 ‘둥지’ 등이 주민들의 열정과 우정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연대의 토양 위에 2달에 1회 이상 마을축제가 열려 주민들의 화사한 웃음과 수다가 지역을 활기차게 만들어 나간다.

바람은 대구시 8개 구·군 단위로 8개의 사회적 경제블록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구 단위로 ‘사회적경제 블록’이 만들어져 이웃 간에 배려와 나눔, 재미가 섞인 지역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우리에게는 지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사회에 대한 전망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 지역의 사람들이 지역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고향’을 만들고, 돈도 지역에서 돌아가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생각한다. 협동조합이 그 대안일 수 있다.

협동조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협동의 경험을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협동조합 간의 연대도 여러 방식으로 나눌 수 있으나 신뢰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연습도 필요할 것이다. 이를 위해 교육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경쟁만이 살길임을 배워온 우리들의 의식을 협동과 상부상조를 통한 공생의 가치로 받아들이게끔 전환하는 게 중요하다. 또 그것을 사업으로 고민하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협동조합 설립 붐 속에 단기적으로 빨리 이루려고 하거나 외적인 지원만 받으려고 하는 ‘무늬만 협동조합’인 사례도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몇몇 협동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익적 가치지향성과 철학 등에 집중하고, 이것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집중했기 때문이다.

출자금 3만원 가입금 1만원…‘친환경농산물’조합에 25만명 가입
김재경 <대구·경북협동조합지원센터장>

영국 맨체스터 지역의 식료품 매장을 운영하는 ‘유니콘’이라는 협동조합매장에 들어가면 ‘삶이 먼저다. 그리고 삶의 실현방식은 경제다’란 글귀가 있다. 협동조합 기본법은 더 나은 삶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도구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어떻게 잘 도구를 활용해 만드는가는 우리에 달렸다. 중요한 것은 협동의 실천임을 잊지 말자.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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