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외국인강사 선발과정 엄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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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1-08   |  발행일 2014-01-08 제31면   |  수정 2014-01-08

대구지역 학교나 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원어민 강사 상당수가 마약사범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대구지검 강력부는 그저께(6일) 신종마약을 밀수·투약하거나 유통시킨 혐의로 영국인 원어민 교사 A씨와 미국인 영어학원 강사 B씨 등 6명을 구속기소했다. 그리고 같은 혐의로 주한미군 군속 C씨와 대학교 어학원 강사 D씨(캐나다) 등 9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번에 적발된 마약사범 중에는 외국인이 14명에 달했으며, 이 중 학교교사와 학원강사가 8명이나 됐다. 이들은 중국이나 네덜란드를 무대로 합성대마인 스파이스 등을 밀수해와 대구거주 외국인에게 판매하거나 직접 흡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고 있는 외국인 선생님이 마약 범죄에 연루됐다는 소식에 학부모들이 얼마나 놀랐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특히 대구 한 중학교 소속의 원어민 교사는 지난해 8월 대구시교육청과 재개약을 할 당시 마약 복용검사를 했지만,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원어민 교사를 채용하는 과정에 마약범죄자를 거르는 여과장치가 되어 있지만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잘 알다시피 요즘은 조기외국어교육 바람이 불어 유아때부터 원어민 강사에게 강의를 듣는 아이가 많다. 특히 초·중학생의 경우는 학교나 학원에서 원어민 교사 수업을 한두 개 안듣는 학생이 거의 없을 정도라고 한다.

학교도 마찬가지지만 학원에 아이를 보내는 대부분 학부모들은 원어민강사의 경력이 어떤지, 어떤 과정을 거쳐 채용이 됐는지도 모른 채 학원홍보만 믿고 아이를 맡기고 있다. 그런데 일부이긴 하지만 아이를 가르치는 외국인 강사가 마약과 관련된 범죄자인 것으로 드러났으니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겠다.

현재 대구지역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원어민 강사는 485명이다. 외국인 강사를 채용하고 있는 학원도 489개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강사들이 외로움과 스트레스 때문에 마약에 손을 대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작업이 꼭 필요하다. 채용과정에서의 검증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재임용 때나 재직 중인 사람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관리를 해야 한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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