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초의회 해외연수 극과극 행보

  •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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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15   |  발행일 2014-10-15 제6면   |  수정 2014-10-15 07:36
동구-연수비용 복지사업 활용, 북구-美 관광성 외유 소지 ‘눈살’
달서구·수성구의회도
베트남·日 등 연수일정

대구지역 기초의회가 해외연수(공무국외여행)를 놓고,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의정활동을 위해 일정을 취소한 경우가 있는 반면 외유성 연수를 계획한 곳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구 동구의회는 14일 제245회 제1차 본회의를 진행한 뒤 간담회를 열고, 해외연수 일정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동구의회 의원 16명은 오는 27일부터 11월1일까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로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다. 연수비용은 1인당 200만원.

앞서 동구의회는 지난해 3월에도 싱가포르 등지로 예정돼 있던 해외연수를 취소한 바 있다. 당시에는 국가적인 안보 위기에다 기초단체 재정이 열악한 상황에서 외유성 연수를 떠나는 것을 놓고 ‘기초의회 폐지론’까지 제기될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았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해는 의회가 구성된 지 100일이 갓 지난 만큼 의정활동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허진구 동구의회 의장은 “다음 달부터 정례회, 행정감사, 예산심의가 몰려 있어 연수를 다녀올 여유가 없다. 제대로된 의정활동을 수행하려면 지금부터 착실히 준비를 해야 된다”며 “간담회에 참가한 16명 의원 전원이 해외연수 취소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동구의회는 연수 비용 3천200만원을 주민 숙원사업이나 복지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반면 북구의회는 오는 27일부터 11월3일까지 미국 서부 3대 도시(로스앤젤레스·라스베이거스·샌프란시스코)를 돌아보는 연수를 다녀올 계획이다.

하병문 의장을 포함한 14명 의원이 참가한다. 예산만 2천800만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연수에는 의회 사무국 직원 4명도 동행할 예정이다. 이들의 경비는 구청 예산으로 집행된다.

공무 국외여행계획서를 살펴보면 주요 방문지는 LA 라 팔마 시청, 스타거리, 라스베이거스 그랜드캐니언, 캘리코 은광촌, 요세미티 국립공원, 덴마크 민속마을 등이다. 미국의 도시관리·교통정책·환경보존·문화관광 등 여러 분야에 대한 심도있는 벤치마킹이 목적이지만, 관광성 외유에 그칠 소지가 다분하다.

북구 주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동천동에 거주하는 김모씨(48)는 “지방의원의 자질 함양을 위해 연수를 다녀오는 것은 괜찮지만, 매년 외유성 논란이 일어나는 걸 보면 해외연수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달서구의회는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중국과 베트남·캄보디아로 연수를 떠나고, 수성구의회와 중구의회는 각각 11월초 일본·대만, 11월 중순 강원도 양구로 연수를 갈 계획이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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