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은 어떻게 마셨을까

  • 김봉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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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20   |  발행일 2014-12-20 제16면   |  수정 2014-12-20
차를 벗하며 자신 낮추고
상대방 이야기에 귀 기울여
차 달이고 마시는 장면 등 옛 그림 71점에 등장하는 차문화와 선비들 철학 소개
옛 사람들은 어떻게 마셨을까
차(茶)를 소재로 한 옛 그림들. 왼쪽부터 ‘초원시명도’(김홍도 작), ‘오수도’(이재관 작).

차(茶)그림을 통해 우리의 전통 차문화를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우리나라 화가들이 남긴, 차를 소재로 한 그림 71장면을 우리 차문화에 초점을 맞춰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 시작된 음다(飮茶)문화는 후대로 오면서 동양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차는 도교·선교의 도인들이 수행의 한 방편으로 마시기 시작하면서 유교와 불교 등 동양사상에 깊이 뿌리를 내렸다. 한반도에 차가 유입된 경로도 불교와 관계가 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로 삼국시대에 구법승들이 수나라와 당나라를 찾아가 그곳 수행자들이 차를 마시는 것을 보고 그 다법을 배워 이 땅에 돌아왔을 것이다. 대렴(大廉)이 당나라에서 차씨를 갖고 들어와 지리산 기슭에 심은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의 차문화는 선차(禪茶)에서 그 맥을 찾을 수 있다. 불교에서는 차를 수행의 한 방편으로 여기고 즐기면서, 다반사(茶飯事)·끽다거(喫茶去)·선다일여(禪茶一如) 같은 말을 만들어냈다.

옛 사람들은 어떻게 마셨을까
한국의 차그림-오병훈 지음/ 차의세계/ 358쪽/ 2만5천원

이 책은 차의 역사는 물론,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상체계와 문화적·민속학적 내용을 상세하게 풀어내고 있다. 저자는 우리의 명화 속에 나오는 차 달이는 장면을 통해 선현들의 철학적 가치관을 읽고, 고아한 정신을 본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이 책을 엮었다.

차는 단순한 기호음료가 아니다. 차 속에는 우리의 전통문화가 깃들어 있고, 선비정신이 스며 있다. 찻잔을 앞에 놓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예를 배우고 전통 가치관을 몸으로 익힌다.

차꽃은 아래를 향해 핀다. 그래서 차나무는 자신을 낮추고 남을 높이는 겸양의 덕을 품고 있기도 하다. 옛 선비들은 이런 차를 벗하며 심신을 닦아왔다. 선비들의 시회를 표현한 차그림에서는 동자가 차를 달이는 장면을 볼 수 있고, 사찰 산신각의 산신도나 독성각의 독성도에도 차 달이는 동자가 등장한다. 차와 우리 문화는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것이다.

옛 사람들은 어떻게 마셨을까
마음까지 녹이는 따뜻한 茶 한잔

중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도 차인이 많았다. 고려시대의 이규보, 이제현, 최자 등도 훌륭한 차인이었고 조선시대에도 김시습, 김홍도, 초의, 김정희, 정약용, 이상적 등 차인들이 이어졌다.

‘한국의 차그림’에서는 고구려 고분 벽화에서부터 고려 회화 속에 나오는 음다풍속을 읽을 수 있고, 조선시대 명화 속에 나타난 찻자리를 만날 수 있다. 정선, 강세황, 김홍도, 신윤복, 장승업 등 대표적 화가 그림 71점이 등장한다. 이런 차그림을 통해 차와 한국문화, 나아가 동양사상을 살펴보면서, 역사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차를 접목해 그 사상체계를 펼쳐보이고 있다.

저자는 “차그림이야말로 우리 차의 진정한 정보를 담은 당시의 생생한 기록이며, 왜색 다도에서 벗어나 가장 한국적인 다법을 재현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차그림을 통해 잊어버린 우리 차학의 일정 부분을 밝힐 수 있으며 전통에 바탕을 둔 가장 한국적인 내일의 다법을 유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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