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현충시설·관공서 내 일본수목 ‘퇴출’

  • 진식,마태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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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01-20 07:43  |  수정 2015-01-20 07:43  |  발행일 2015-01-20 제12면
광복 70주년 일제 잔재 청산
道-23개 시·군에 7천여 그루
학교에도 향토수종 조경 권장
경북 현충시설·관공서 내 일본수목 ‘퇴출’
19일 오후 칠곡군 왜관읍 삼청리 충혼탑 계단 양쪽에 일제 잔재인 가이즈카향나무가 수호목처럼 심겨 있다. 칠곡=마태락기자 mtr21@yeongnam.com

울진군 원남면 매화리에는 일제강점기 3·1독립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탑이 있다. ‘울진기미독립만세기념탑’이다. 3·1독립만세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던 1919년 4월11일 만흥학교 학생과 청년들은 매화장터에 모인 500여명의 장꾼들과 함께 독립만세운동을 벌였다. 울진군민들은 이를 기념해 1991년 8월15일 광복절을 맞아 이곳에 탑을 세웠다. 하지만 탑 주위엔 일본산인 가이즈카향나무 15그루가 심겨 있다. 김모씨(47·울진군 원남면)는 “항일독립운동 기념탑에 일본 잔재가 남아 있다니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경북도내 현충시설과 관공서 등지에 있는 일본산 나무가 교체된다.

19일 경북도에 따르면 23개 시·군에 있는 현충시설 108곳을 조사한 결과, 이중 11개 시·군 19곳에서 가이즈카향나무 208그루, 노무라단풍(홍단풍) 138그루 등 모두 1천99그루의 일본산 수종이 식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 본청과 직속기관, 사업소에도 가이즈카향나무 508그루, 칠엽수 358그루, 노무라단풍 171그루 등 1천456그루가 심겨 있으며, 23개 시·군청과 읍·면·동사무소, 공원·광장·도서관 등지에는 무려 4천562그루의 일본 잔재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모두 합치면 7천117그루에 달한다.

경북도는 우선 올해 25억원을 들여 가이즈카향나무(3천874그루)부터 전면 뿌리 뽑고 무궁화 등 향토 수종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노무라단풍 등 나머지 일본산 수종도 내년부터 연차적으로 제거한다.

권오승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현충시설의 일본산 수종부터 교체하겠다. 각급 관공서와 공공시설에는 교체를 촉구하는 한편, 새로 만드는 공공시설은 향토수종 중심의 조경을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경실련경북협의회는 지난해 11월 생활 속 일제잔재 청산을 위해 ‘현충시설·관공서·학교·공공장소의 일본향나무를 교체해 달라’는 청원서를 경북도의회에 제출한 바 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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