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1일 낮 12시, 경기 남양주시 진접 왕숙천 벼락소 잔디마당에 부침개를 손에 든 주민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이들은 저마다 준비해온 부침개를 나눠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마을주민으로 구성된 아마추어동아리팀도 공연을 펼치며 흥을 돋웠다. 국내 마을형축제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나와유축제’의 모습이다.
진접문화의집을 비롯해 아이러브진접맘, 진접시민연합회, 남양주사회적경제네트워크 등 지역 주민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나와유축제는 매년 어린이날과 가을 두 차례 열린다. 주민 5천여명이 참여해 직접 구성원으로 활동하며 축제를 만끽한다.
축제는 2007년 주민들이 어린이날 행사 문제를 마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자 머리를 맞댄 데서 시작됐다. 문화의 집에서 활동하는 생활문화동호회 20여개 팀이 공연을 펼치고, 직접 만들어온 음식을 나눠먹기로 했다.
조미자 남양주 진접문화의집 관장은 “우리는 스스로를 ‘느슨한 공동체’라 부른다. 기본적인 먹거리를 소재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축제를 여는 데서 나아가 주민들이 함께 마을에 문화를 입히는 고민을 하고, 이를 확산시키고자하는 의지를 다지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나와유축제를 꾸며나가는 주민들의 활동거점은 문화의집이다. 전국에 130여개가 설치·운영중인 문화의집은 주민의 문화창작·체험활동 증대를 위한 사업, 지역문화복지를 위한 제반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대구지역에는 그동안 한 곳도 없었지만, 올해 남구에 생활문화센터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권순석 한국문화의집협회 회장은 “공동체형 축제는 주민 참여가 중요하다. 주민 스스로 축제를 만드는 동시에 즐기는 형태라야 한다. 이런 점을 충족시키기 위해 민간이 주도하고 관에서 후원하는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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