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과 승부처] 당의 명령 對 무소속의 생환

  • 박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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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4-05   |  발행일 2016-04-05 제3면   |  수정 2016-04-05

새누리당 공천 탈락자가 뛰쳐나가 여여(與與) 대결이 펼쳐지게 된 곳이다. 장석춘 전 한국노총위원장이 가장 먼저 새누리당 단수추천을 받아 3선의 김태환 의원을 낙마시켰다. 비교적 고령(72세)으로 3선의 피로감이 있다는 김 의원이었지만, 그래도 친박(親朴)인데 경선도 없이 바로 잘라내기야 하겠느냐는 정가의 관측을 뒤엎었다.

여론조사로 보면 김태환 의원이 앞서지만, 그 차이가 표본오차 내라 어쩌면 승부는 이제부터다. 새누리당도 경북지역 13개 선거구 중 포항북구와 함께 경합으로 분류했다.

당의 결정에 대한 정치적 정통성을 놓고 장석춘 위원장이 주민들을 어느 정도 설득하느냐가 일차 관건이다. 받을 만한 인물이 공천을 받은 것이지, 불공정 공천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주입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일단 60대 이상 장년층이 새누리당 후보 쪽으로 기운 것은 장 전 위원장에게 희망적인 부분이다.

반대로 김태환 의원으로서는 바뀐 위치와 탈당 출마의 명분을 주민들이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달렸다. 김 의원은 언뜻 보면 무난히 3선을 한 것으로 여기지만, 사실 과거 2차례 선거전도 쉽지만은 않았다. 특히 2008년 18대 선거에서 공천에서 탈락해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 이재순 후보에 무소속으로 맞섰다. 지금과 유사한 상황이었고, 친박 열풍의 힘을 받아 60% 대 30% 더블스코어로 이긴 적이 있다.

김 의원으로서는 이번 선거도 그렇게 생환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성공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구미는 전통적인 여당 텃밭이다. 더구나 김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앞서 가는 20~40대는, 확고히 투표장에 가는 믿을 수 있는 계층도 아니다.

장석춘 전 위원장으로서는 노동운동으로 최정상까지 오른 이력을 바탕으로 새누리당 공조직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흡수해 표로 연결시키느냐가 승부처일 것이다. 자신 쪽으로 와야 할 젊은 층이 김 의원 쪽으로 가 있는 역현상을 타개하는 것도 급선무다.

양쪽으로 팽팽히 양분된 50대를 누가 먼저 장악하면서, 그 불씨를 40대까지 지필 수 있는지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물론 도농복합도시로 전형적인 농촌지역과 공단 인근 지역이 갈리지만, 어차피 이런 변수는 이미 고정돼 있는 상황이다. 3선 피로감과 고향 논쟁, 구미 현지의 노조세력의 일체감 여부는 미세한 변수가 될 것이다.

근년 들어 구미에서는 굵직한 정치인이 배출되지 못했다. 구미 선산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이자 영원한 ‘킹메이커’였던 고(故) 김윤환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중장년층의 기억에 있다. 기자 출신이기도 한 김윤환은 김태환 현 의원의 형이다.

박재일 부국장/ 정치부문 에디터 park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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