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식재료 이야기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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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5-20   |  발행일 2016-05-20 제34면   |  수정 2016-05-20
재첩 못잖은 낙동강 건강먹거리인 김
“완도김에도 낙동김 섞여야 고급” 말도
오래 전부터 ‘물김’ 형태로 즐겨 먹어
김 넣고 끓인 라면은 밀가루냄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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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첩을 이용한 국, 회, 덮밥, 지짐, 찜 등으로 차린 ‘재첩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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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김’ 밥상 <최원준 시인 제공>

재첩 못잖은 낙동강 건강먹거리인 김
“완도김에도 낙동김 섞여야 고급” 말도
오래 전부터 ‘물김’ 형태로 즐겨 먹어
김 넣고 끓인 라면은 밀가루냄새 없어

▶재첩

1987년 낙동강 하구언이 축조되면서 낙동강 재첩 명맥은 끊어진다.

그래도 자존심을 갖고 낙동강 재첩을 생산해오고 있는 지역이 낙동강 하구의 마을 ‘명지’다. 재첩 못지않게 소금, 대파 등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재첩을 살리기 위해 하동의 종패를 식재하고 명지 앞바다에서 부활시키고 있다. 최근 최원준 시인이 국제신문의 연재물 ‘부산탐식프로젝트’를 위해 낙동강 마지막 재첩국 식당으로 알려진 ‘명지할매재첩국’(대표 정동일)의 도움을 받아 재첩을 이용한 국, 회, 덮밥, 지짐, 찜 등을 만들어 ‘재첩밥상’을 만들어봤다. 정동일 대표는 낙동강 재첩의 전설로 불리는 ‘덕성식당’ 안주인 유남순씨(작고)의 아들. 덕성식당은 낙동강 하구에서 최초로 문을 연 재첩국집이다. 유씨는 새벽마다 명지 인근(영강, 진목, 신포)을 돌며 재첩국을 팔았다. 한창 때는 재첩배가 구포에서부터 삼락, 엄궁, 하단 등지까지 줄을 지어 재첩을 잡았다.

▶낙동김

부산 강서구 명지동 영강포구. 낙동강이 키운 ‘낙동김’이 이곳에서 집산되고 각지로 출하된다. 낙동김은 낙동강 하구 삼각주 부근에서 나는 ‘부산의 김’. 부산의 재첩 못지않게 유명하다. 그 유명한 완도김에도 낙동김이 섞여야 고급 상품이 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낙동김은 원래 낙동강 하구 간석지인 신호도와 진우도 일원에서 생산됐다. 지금은 그물망을 사용하는 ‘망흥식 양식’이지만 예전에는 김 포자를 붙인 갈대와 나뭇가지, 대나무 등을 묶은 ‘섶’을 갯벌에 꽂아 생산하는 ‘섶 양식’이었다. 낙동강 유역 사람들은 낙동김을 물김 형태로 먹었다. 라면이 보편화되면서 물김을 넣은 ‘김라면’까지 등장했다. 라면을 끓일 때 김을 넣고 끓이면 라면 특유의 밀가루 냄새도 없어진다. 명지동 진목마을에서는 김라면이 해장국이다.

▶영도 조내기 고구마

통영시 항남동 강구안(통영항) 명물 중 하나가 고구마 가루로 만든 ‘빼때기죽’이다.

고구마를 얇게 썰어 바짝 말린 것을 ‘빼때기’라 하고 이 빼때기에 팥이나 콩 등 잡곡과 찹쌀 등을 섞어 죽을 쑨 음식이 빼때기죽이다.

영도 사람들은 고구마와 빼때기죽을 통영 이상으로 즐겼다. 이는 조선통신사였던 조엄과 관련이 깊다. 1764년 영조 40년 제11차 조선통신사 일행 472명이 일본으로 떠난다. 통신사 정사는 조엄. 경상도 관찰사, 동래부사 등을 지낸 이다. 조엄은 대마도에서 널리 재배되던 고구마를 눈여겨 보고 이후 이를 들여와 동래와 영도에 재배하도록 한다. 영도는 우리나라 고구마의 시배지가 된다. 영도 고구마는 이후 ‘조엄의 고구마’ ‘조내기 고구마’ 등으로 불렸다. 조내기 고구마는 1960년대까지 영도 청학동, 동삼동 일대에서 재배됐다. 그러나 급격한 도시화 등으로 70년대 들면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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