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이혜경·황소희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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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07   |  발행일 2016-10-07 제22면   |  수정 2016-10-07
[미디어 핫 토픽] 이혜경·황소희
황소희

4일부터 제주도를 영향권으로 5일까지 우리나라 남부지방을 할퀴고 지나간 제18호 태풍 ‘차바’의 피해가 속출했다. 강풍을 동반한 물폭탄으로 인해 부산이 자랑하는 해운대 ‘마린시티’가 물에 잠기는가 하면 지진으로 상처를 입은 경주에서는 차량 수십대가 침수되기도 했다. 사람들이 목숨까지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커다란 태풍 피해가 없었던 우리나라는 ‘차바’로 인해 쑥대밭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이나 인터넷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태풍 경로나 태풍 피해가 속속 전해지면서 국민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그렇게 커다란 피해를 입힌 태풍 ‘차바’도, ‘태풍 강풍’도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서 ‘이혜경’과 ‘황소희’의 벽을 넘는 데 실패했다.

이혜경과 황소희는 모녀지간이다.

유명 패션디자이너이자 CEO인 이혜경이 지난 4일 방송된 tvN의 ‘현장 토크쇼 택시’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그녀의 발언 하나하나가 인터넷 언론의 가십거리로 재포장되어 날개를 달았다.

방송에서는 이혜경의 어마어마한 분량의 구두, 집안에만 800여 켤레를 두고 있는 모습이 방송됐다. 황소희는 이날 방송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으나 이혜경이 자신의 딸인 황소희를 언급하면서 금수저 발언을 함으로써 덩달아 관심을 끌었다. 사실, 이혜경은 자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성공한 패션디자이너로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이날 방송에서는 그녀의 열정이나 노력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그녀의 구두가 2천만원이라거나 누군가의 한 달 수입과 맞먹는다는 이야기가 더 솔깃하게 들렸다. 금수저 발언도 그렇다.

방송사의 악의적인 편집이었는지, 아니면 의도된 편집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이혜경은 성공한 사업가라기보다는 그저 돈자랑하러 나온 중년여성으로 전락했다. 방송 이후 쏟아져 나온 인터넷 기사의 대부분도 그녀의 ‘800켤레 구두’나 ‘금수저 발언’에 초점을 맞춘 것들이었다.

이러다보니 이혜경의 딸인 황소희도 법을 공부하던 사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연기자로 변신하고 차근차근 계단을 밟고 있는 모습이 아니라 어머니의 재력을 등에 업은 금수저로 더 주목을 받았다. 황소희의 관련 검색어는 ‘황소희 집안’ ‘황소희 몸매’ ‘황소희 비키니’ ‘황소희 엄마’였다. 황소희를 제외하면 집안·비키니·몸매·엄마다.

사람들은 황소희는 필요없고, 돈 많은 집안과 그를 금수저로 만든 엄마, 늘씬하고 아름다운 몸매 등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것들을 부러워했던 것이다.

전영 뉴미디어본부장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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