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경북과 달리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치 지형의 변화에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지방선거 이전 북미정상회담까지 예고돼, 대구에서도 집권여당인 민주당 후보의 선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부지역은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4일 대구 동구청장 공천을 끝으로 이번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후보도 속속 결정되고 있고, 한국당과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된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대구 중구의 경우 대구시의회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한국당 류규하 후보와 바른미래당 임인환 후보의 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민주당 노상석 후보가 누구의 표를 잠식하느냐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與, 文정부 지지율 업고 선전 예상
민주당 후보 득표율이 핵심 변수
보수 후보 표 갈리면 장담 못해
수성구·북구는 승패 예측 불허
바른미래당 소속의 현직 구청장이 출마한 동구도 상황은 비슷하다. 강대식 현 동구청장에 맞서 한국당 후보로 낙점된 배기철 전 동구 부구청장은 1년6개월간 구청장과 부구청장으로 함께 재직했다. 동구에서는 서재헌 민주당 청년위원회 대변인이 공천을 받아 부동층의 향배가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동구 지지율이 20.9%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동구을)와 한국당 홍준표 대표 혹은 이재만 전 최고위원(동구갑)의 대리전 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동구청장 선거는 민주당 서 후보의 득표율이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당 공천을 받은 조재구 전 대구시의원과 한국당 공천에서 배제된 권태형 전 남구 부구청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남구에서도 민주당 김현철 후보의 득표율에 관심이 모아진다. 김 후보가 부동층에서 어느 쪽 후보의 표를 더 많이 가져가느냐에 따라 세 후보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직 군수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달성군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출마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시의원 출신인 한국당 조성제 후보와 현직 군수인 무소속 김문오 후보, 대구시의원 출신의 무소속 박성태 후보가 출사표를 던진 이곳은 아직 민주당 출마자는 없다. 출마설이 나돌고 있는 조기석 전 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출마할 경우 선거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 조 위원장은 2년 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14.7%의 득표율을 기록한 전례가 있다. 이번에 출마한다면 집권 여당의 프리미엄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수성구와 북구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캐스팅보터’가 아닌, 승패를 가를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수성구의 경우 민주당에서는 무려 4차례 총선 출마경험이 있는 남칠우 후보가 수성구 부구청장 출신인 한국당 김대권 후보와 맞대결을 펼치면 볼만한 승부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성구에서는 아직 바른미래당과 무소속 출마자가 없는 상태다.
민주당은 또 한국당 후보로 배광식 현 구청장, 바른미래당 후보로 구본항 전 대구시의원이 출마한 북구청장 선거에서 이헌태 후보의 이변과 승리를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재선 홍의락 국회의원의 지역구(북구을)인데다 이 후보가 북구의원으로 나름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 구 후보가 민주당 이 후보가 아닌 한국당 배 후보의 표를 잠식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변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대구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약진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부 지역의 당선은 물론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또는 한국당과 무소속 대결 구도 지역에서는 어느쪽 표를 잠식하느냐에 따라 캐스팅보터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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