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경동맥 협착

  • 뉴미디어부
  • |
  • 입력 2018-12-04 08:06  |  수정 2018-12-04 08:07  |  발행일 2018-12-04 제20면
“경동맥 막히면 뇌경색 유발…언어장애·편마비 증상”
20181204
경동맥 협착은 뇌경색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뇌로 가는 혈관이 막혔을 경우 발음장애 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고혈압·당뇨병을 앓고 있는 70세 환자가 일시적인 좌측 팔의 위약감을 호소하면서 외래로 진료를 왔다.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경동맥 초음파를 받아본 적이 있으며 경동맥 협착이 있어 아스피린을 복용 중이었다. 추가 검사 및 치료를 위해 입원한 후 뇌 및 뇌혈관 MRI에서 우측 경동맥의 80% 협착 및 이로 인한 뇌경색 후유증이 관찰됐다. 추가적인 뇌경색을 예방하기 위해 경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고 퇴원했다.

경동맥은 심장에서 나오는 대동맥궁에서 시작돼 뇌로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다. 경동맥은 외경동맥과 내경동맥으로 나눠지며 외경동맥은 얼굴 부위로, 내경동맥은 뇌로 혈액을 공급하게 된다. 경동맥 협착이란 경동맥이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딱딱해져서 혈관이 좁아지는 것을 말한다

협착 50% 이상 진행돼도 증상 나타나지 않는 경우 많아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병력 있을 땐 미리 검사해봐야
혈관조영술, 뇌로 가는 혈류 직접 확인…정확한 진단 가능


20181204
경북대병원 은미연 신경과 교수

경동맥이 협착 자체는 50% 이상 진행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경동맥 초음파 등의 검사를 시행하면 전혀 증상이 없던 환자에게도 경동맥 협착이 관찰되기도 한다. 그러나 경동맥 협착이 진행돼 경동맥이 막히거나(폐색) 혈관벽에 쌓여 있던 죽상경화반에서 혈전이 떨어져 나가 뇌로 가는 혈관을 막게 되면 뇌경색이 발생하게 되며 이때는 발음장애, 언어장애, 편마비, 감각이상 등의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경동맥 협착을 진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비교적 간단하게 할 수 있는 검사로 경동맥 초음파 검사가 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초음파를 이용해 경동맥 혈관벽의 두께와 죽상경화반 유무 및 경동맥 협착 정도를 확인하는 검사다. 외래에서 검사할 수 있고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아 고혈압·당뇨병 등의 위험인자가 있는 환자에서 경동맥 협착 여부를 확인하는 선별 검사로 자주 이용된다.

이 외에 CT나 MRI 등의 영상 검사를 시행해 경동맥 협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경동맥 초음파 검사는 쇄골부터 턱 아래 부위까지의 경동맥에 대해 검사가 가능하지만 CT나 MRI 등의 검사를 시행하면 경동맥이 시작하는 부위부터 두개골 안쪽의 뇌로 혈류를 공급하는 혈관까지 함께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혈관조영술을 통해 경동맥 협착을 진단할 수 있다. 혈관조영술은 국소마취를 하고 대퇴부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후 조영제를 흘려보내서 혈관을 확인하는 검사다. 혈관조영술을 이용하면 경동맥 초음파나 CT·MRI에서 확인된 경동맥 협착보다 협착 정도를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뇌로 가는 혈류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주로 심한 경동맥 협착이 있거나 뇌경색 등의 증상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게 된다

경동맥 협착의 치료는 경동맥 협착으로 인한 증상이 있는지, 협착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 달라지게 된다. 협착이 심하지 않고 증상이 없으면 고혈압·고지혈증 등의 위험인자를 치료하고 아스피린과 같은 항혈소판제 약물치료로 협착이 더 진행하지 않도록 한다. 협착이 심하고 경동맥 협착에 의한 뇌경색 또는 일과성 뇌허혈발작 등의 증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경동맥 내막 절제술이라는 수술적 방법을 통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기도 한다. 또한 수술이 어렵거나 동반된 여러 질환으로 수술 위험도가 커지면 경동맥 스텐트 삽입술과 성형술을 시행해 치료한다. 약물치료나 시술 및 수술적 치료 후에도 경동맥 협착은 다시 재발하거나 진행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인 영상 검사로 경동맥 협착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경동맥 협착은 뇌경색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 중 하나다. 고령·고혈압·당뇨병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 경동맥 협착이 있는지 미리 검사를 시행하고 결과에 따라 경동맥 협착을 치료하고 진행을 방지하면 이로 인한 뇌경색을 예방할 수 있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