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업이 대주주’ 보안업체, 지역 독립기념시설 경비 논란

  • 진식,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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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14 07:16  |  수정 2019-08-14 07:16  |  발행일 2019-08-14 제2면
신암선열공원·이육사문학관 등
대구경북 애국지사 시설물 다수
에스원에 日세콤이 25.6% 투자
업체 “日세콤은 경영 관여 않아”

일본 기업이 최대주주로 있는 국내 최대 보안전문업체인 에스원이 국내 독립운동기념관 등의 경비 시스템을 맡고 있어 적절성 논란이 일 전망이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따르면 에스원의 분기보고서(제43기 1분기)엔 3월31일 기준 최대주주(최대출자자)가 주식지분율 25.6%를 가진 일본 세콤<주>이었다. 이 일본 세콤의 최대주주는 일본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주>으로 13.05%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마스터 트러스트 신탁은행의 주식 46.5%를 가진 최대출자자는 일본 미쓰비시 UFJ신탁은행<주>이었다. 미쓰비시 UFJ신탁은행은 미쓰비시 중공업과 함께 미쓰비시 그룹의 핵심기업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에스원의 최대주주인 일본 기업이 에스원에 대한 지배권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에스원 관계자는 “일본 세콤은 출자한 지분만큼 배당을 받아갈 뿐 실제 에스원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 미쓰비시 UFJ 신탁은행과의 관계에 대해선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논란의 핵심은 이같은 출자구조의 에스원이 대구경북지역 각종 현충시설에 ‘세콤(SECOM)’이라는 브랜드의 무인 경비시스템을 설치·운용하고 있다는 데 있다. 항일운동 관련 시설물을 경비하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논란이 예고되는 이유다.

에스원은 대구에서 국내 유일의 독립유공자 집단묘역인 국립 신암선열공원 관리사무소와 민족저항시인 이상화 고택, 국채보상운동을 처음 제의한 서상돈 고택에 세콤을 설치해 경비를 맡고 있다. 경북에선 안동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 포항 대전리 3·1독립운동 기념관, 문경 박열의사 기념공원·운강 이강년 선생 기념관, 청도 운문면 3·1독립운동 기념관, 안동 이육사 문학관 등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

시민 반응은 엇갈린다. 김모씨(50)는 “논란의 중심에 선 미쓰비시가 출자에 연관된 보안업체가 독립운동 시설물을 경비하는 건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모씨(40)는 “미쓰비시가 에스원의 직접적인 최대주주가 아니고 경영에도 참여하지 않는 만큼 확대 해석은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진식기자 jin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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