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순신 정신으로 위기를 기회로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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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27   |  발행일 2020-04-28 제25면   |  수정 2020-04-27
조무호1

4월28일은 성웅 이순신 탄생 475주년 기념일이다. 왜 또다시 이순신인가. 장군은 모든 공직자와 인류의 사표이자 과거·현재·먼 미래, 즉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리더십의 표상이기 때문이다.


노산 이은상 선생은 1975년 7월 발간한 충무공의 생애와 사상에서 장군의 근본 정신은 국가·국민에 대한 사랑, 정의, 지극한 정성, 자력(자강불식)으로 보았다. 이 근본정신들이 상호융합 합일돼 성인에 가까운 고매한 인격을 형성했고, 인격을 바탕으로 수십가지의 리더십이 발현됐다.


최근 국민여론조사에 의하면 5천년 역사에서 가장 존경받는 분이 장군과 세종대왕이다. 필자가 특강·대중 강연을 할 때 대부분이 이를 인정했다. 저명한 역사학자이신 한영우 교수는 최근 발간된 세종평전에서 "대왕이 10학에 정통했다는 것은 박사 학위를 10개 쯤 받았다는 말과 비슷하지 않을까"라고 했다. 장군 또한 난중일기·임진장초·문집·언행 등을 보면 사서삼경·역사·무경칠서 등 인문학과 군사 전략전술, 최첨단 과학기술 소양이 깊고 넓었다. 장군의 자 여해는 서경원전, 대우모 편에서 명량해전의 명언인 '필사즉생 필생즉사'는 오자병법 치병편의 '필사즉생 행생즉사'에서 강한 의지를 나타내기 위해 '행'을 '필'로 변경 인용 했다. 효성이 지극해 어머님을 '천'이라 했는데 이는 시경 용풍의 백주시모야천지에서 인용했다. 시 '한산도가'는 양주동 박사가 당대에 가장 훌륭한 시라고 극찬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이순신 마니아이고 경제계에서 장군을 연구하는 분이 많은 이유는 장군이 핵심 역량을 가지고 전승이라는 대성과를 거두었고, 명량해전이라는 위기 극복 과정에서 큰 지휘력을 발휘해 대성공을 이뤘기 때문이다. 난중일기에 이를 '차실천행'이라고 기록, 지나칠 정도로 겸손했다. 전투마다 승리에 도취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진인사대천명의 자세로 임했다. 당시 조정에선 지원을 거의 할 수 없어 자력으로 군비조달, 무기개발, 군량미 확보 등을 위해 소금굽기, 고기잡이, 둔전경영, 해로통행첩 발급 등을 했다. 사실상 훌륭한 CEO이기도 했다.


세계 초인류 국가가 되기 위해선 장군이 거북선을 건조하고 해로통행첩 제도를 발굴해 시행한 것처럼 이 세상에 없는 과학 기술과 제도를 창제하고 후발 국가들과의 초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장군은 현대 리더십의 상징인 진정성·소통·공감·미래통찰력의 달인이었다. 현재 우리나라와 세계는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다. 취약 계층의 경제적·정신적 고통은 대단히 크다. 장군이 백성·피난민을 대하듯이 나와 나의 가족의 일처럼 돕고 지원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중앙·지방정부, 전 국민의 자제와 협조, 각종 기부, 의료진의 헌신적 노력을 통해 전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코로나19에 대처하고 있다는 칭찬을 듣고 있다. 그 중에 고도의 전문성, 과학에 근거한 분석, 투명성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세계가 극찬을 하고 있다. 이성호 대구의사회 회장은 호소문에서 "이 위기에 단 한 푼의 댓가, 한마디의 칭찬도 바라지 말고 피와 땀과 눈물로 대구와 시민을 구합시다. 저도 두렵고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지만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제가 제일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이 이 시대에 진정한 영웅이고 작은 이순신이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우리 경제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각종 제도와 질서도 큰 변화에 직면할 것이다. 우리 민족은 국난 극복의 DNA가 있다. 각계 각층 리더들이 이순신의 정신인 '사즉생'의 자세와 선공후사, 솔선수범, 희생과 헌신으로 큰 위기를 큰 기회로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
조무호<전 대구중부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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