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아토피..."환자 80% 5세前 발병…완치보다 조절 중점"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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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5-12  |  수정 2020-05-12 08:03  |  발행일 2020-05-12 제18면

[전문의에게 듣는다] 아토피...환자 80% 5세前 발병…완치보다 조절 중점
[전문의에게 듣는다] 아토피...환자 80% 5세前 발병…완치보다 조절 중점
순천향대 부속 구미병원 성명순 교수

"외래진료를 하다 보면 아이의 피부 병변을 보여주면서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우리 아이가 아토피피부염이 아닌가요'라고 묻는 보호자가 많아요.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아토피피부염을 두려워하면서도 이 질환에 대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분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순천향대 부속 구미병원 성명순 교수(소아청소년과)는 11일 "아토피질환 치료는 증상별로 해법을 달리해야 한다"면서 "그런 만큼 원인에 따른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토피피부염(atopic dermatitis)은 만성으로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특히 소아 연령에서 호발하는 알레르기질환이다. 증상시작 환자의 80%가 주로 영유아기인 5세 이전에 발병한다.

무엇보다 아토피 피부염은 한 가지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단순한 질환이 아니고, 질병의 완치라는 관점에서보다 질병의 조절이라는 관점으로 환아나 보호자에게 인식시키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성 교수는 전했다.

성 교수는 "치료방법의 선택은 환아 나이, 병변의 진행단계, 침범부위 및 정도, 감염의 존재여부, 이전 치료에 대한 반응 등에 따라 다르게 선택되어야 한다"면서 "아토피피부염 치료의 목표는 건조한 피부의 적절한 보습, 악화요인의 제거, 국소 요법과 전신요법을 이용한 소양증(가려움)과 피부염의 감소"라고 강조했다.


악화와 호전 반복하는 염증성 피부 질환
가려움증·피부염 감소가 주요 치료 목표
스테로이드제 남용하면 백내장 유발 우려



◆일상 속 아토피 관리는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것이 '목욕'이다. 목욕은 과도하게 하면 수분이 증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 피부 각질층의 위축, 파열에 의해 피부 장벽이 손상된다. 이렇게 되면 아토피에 좋지 않은 것들이 피부로 들어오기 쉬워진다.

반면 적절하게 할 경우 피부를 청결하게 만들 뿐 아니라 보습효과를 줄 수 있다. 이때 비누는 순하고 방향제가 함유되지 않은 것을 사용하고, 피부 건조를 방지하기 위해 목욕 시 목욕용 오일이나 이와 유사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목욕 후 3분 이내 피부가 촉촉한 상태에서 유화제나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바르는 것이 좋다.

보습제나 유화제에 함유된 일부 성분(propyleneglycol, urea)은 어린 환자의 손상된 피부에 바르게 되면 자극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개개인에게 맞는 유화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아토피 피부염 환자는 외부 자극에 대해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므로 소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자극(열·발한·정서적 긴장·감기 등의 상기도 감염, 꽃가루) 등을 피해야 한다. 여기에 기온이나 습도가 너무 높거나 낮은 환경은 피해야 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도 좋지 않다.

36개월 이후의 환아는 집먼지 진드기에 과민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흔해 침대 매트리스 및 베개는 반드시 커버를 사용하고, 침대 커버는 뜨거운 물(60℃)로 세척하는 게 좋다. 애완동물의 털 또는 비듬에 의해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가급적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먹는 음식도 챙겨야 한다. 일반적으로 중증의 피부염을 지닌 36개월 이하의 소아는 음식물 알레르기가 있고, 이로 인해 피부염이 악화되기도 한다.

한국 영아에 있어 알레르기를 잘 유발시키는 음식은 계란, 우유, 땅콩, 콩 등의 순이다. 그러나 이런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는 견과류를 제외하고는 나이가 들수록 점차 감소한다.

원인 음식물을 찾기 위해 피부 단자 시험과 혈액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피부단자 시험은 즉시형의 음식물 과민반응을 감별하는 데 유용하지만 임상적으로 무관한 위양성 반응이 많아 양성 반응이 진단적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라고 성 교수는 전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런 검사는 만 6세가 되어야 하고, 항히스타민제나 감기약을 1주일 정도 중단한 뒤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는 완치가 아니라 조절

우선 국소 스테로이드제는 아토피 피부염의 주된 치료 약제다. 그러나 의사의 상의 없이 무분별한 장기 사용은 피부위축, 혈관확장, 저색소 침착, 백내장 등의 발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 만큼 어른과 달리 소아는 염증이 생기면 중등도 이하의 스테로이드제를 하루 2회 도포(가능한 한 목욕 또는 습포 후 도포)하고, 염증이 감소하면 사용 횟수를 격일로 줄이고 보습제와 격일로 병용해 도포하는 것이 좋다. 즉 주 2회 도포로 유지하는 것이 치료 성적이 가장 우수하다.

피부 염증으로 피부장벽이 심하게 손상되면 세균에 의한 초감염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는 만큼 농가진의 소견, 즉 삼출 증가 및 황색의 두꺼운 가피형성, 병변 주변의 발적 및 부종 등이 관찰되면 적절한 항생제를 동시에 투여해야 한다.

또 소양증 감소를 위해 항히스타민제를 주로 사용하지만 이는 소양증을 매개하는 여러 인자 중 하나로, 아토피 피부염 환자에게서 주된 소양원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성명순 교수는 "성인 아토피 피부염에 비해 소아 아토피 피부염의 예후는 좋은 편인 만큼 이전 치료에 대한 반응 등에 따라 환아마다 다르게 선택되어야 한다"면서 "특히 아토피피부염의 치료 목적은 질병 완치가 아닌 조절인 만큼 선택된 치료법으로 염증이 조절 된 뒤에는 질병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유지요법을 시행해야 하고, 가능한 한 부작용이 적은 치료 방법을 선택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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