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문화·기술력으로 고사위기 '마이스' 살린다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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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6-13 07:34  |  수정 2020-06-13 07:48  |  발행일 2020-06-13 제5면
2021 세계가스총회 대구 개최 '1년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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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스총회에 참석하는 세계적 에너지 기업들은 자신들만의 특색 있는 비즈니스 및 사교행사를 별도로 계획하고 있어 색다른 문화공간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시가 사전 탐방한 업체 실무진에 추천해 호평을 받은 수창맨숀과 대도양조장, 남산제빵소(사진 위쪽부터).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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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세계가스총회라는 역사적 유치 성공을 달성한 2014년 10월, 독일 베를린 국제가스연맹(IGU) 총회장에서는 한국과 러시아·노르웨이·중국 등 4개국 대표단이 8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뜨거운 선거전을 펼쳤다. 총회에서 2021년 열릴 세계가스총회(WGC) 개최지가 선정되기 때문이다. 개최 후보지로는 우리나라(대구)와 이들 3개국이 경합을 벌였다. 3년마다 대륙별로 열리는 WGC 개최 관례를 비추어 대구가 러시아·노르웨이 신청도시보다는 유리했다. 중국은 2019 LNG콘퍼런스를 개최하기 때문에 WGC를 또 유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도 이미 2002년·2011년에 유치 실패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었다. 17일 새벽(한국시각) 진행된 경선에서 한국은 2차 결선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어 마침내 최종 유치국으로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열리는 WGC이며,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 번째다.

전시장 IT·사물인터넷 등 접목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마련 중
연회장소는 문화공간 활용계획
엑스코 전시장 3만㎡으로 확대
국제 공인 행사장 변신 기대감


◆앞선 기술력과 문화 이벤트

세계가스총회는 90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행사다. 1931년 영국 런던에서 1차 총회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3년마다 소속 회원국들을 순회하며 개최하고 있다. 전 세계 가스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행사를 진행한다는 점 등이 올림픽과 유사해 '가스업계 올림픽'으로 불리기도 한다.

2021년 6월21일부터 25일까지 열리는 'WGC 2021'에는 각국 정부 관계자 및 주요 기업 CEO·산업 전문가·학자 및 연구위원·전시 관련 담당자 등 전 세계에서 1만2천명이 우리나라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천20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2천500명의 고용 유발효과 등 경제적인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시와 조직위는 그동안 WGC와 차별화된 콘셉트의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콘퍼런스 부문에서 기존의 기조연설이 일방통행식이었다면 이번에는 모두대화(Opening Dialogue)를 도입해 참가자 상호 간 의견교환과 커뮤니케이션 측면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시 부문도 가스산업의 상류 및 하류부문 등 기존 전통적인 방식의 전시에서 벗어나 조선·선박·IT·사물인터넷 등 우리나라의 앞선 기술력을 같이 접목시킬 생각이다. 이 부시장은 "전시장 내 특별관(파빌리온)을 조성해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행사 참가자들에게는 지역의 문화와 감수성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개별 기업 연회행사장소다. 총회 기간 중 글로벌 가스기업들은 개별적으로 개최하는 연회 행사나 비즈니스활동을 위한 장소 마련에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대구시가 소개해 준 대구문화예술회관·국립대구박물관·83타워를 비롯해 공장 등 폐건물을 리모델링한 문화공간과 카페 등 이색 장소들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현모 대구시 세계가스총회지원단장은 "행사 실무진은 대구예술발전소·카페 빌리웍스·카페 남산제빵소 등 폐건물을 리모델링한 장소들을 둘러보고는 감탄사를 연발했다"면서 "현장을 다녀간 기업뿐만 아니라 행사 관계자들로부터 지속적인 문의가 이어지는 등 이 장소들이 WGC를 계기로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구 마이스산업 살릴 기회

'WGC 2021'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고사위기에 처한 대구경북지역 마이스(MICE)산업의 회생을 앞당길 호재다. 엑스코에 따르면 2015년 1천98개 행사와 209만명이던 관람객이 2019년 1천633개 행사와 232만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30개에 가까운 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됐고, 하반기 예정된 박람회 및 전시회도 코로나19 확산 여부에 따라 개최가 유동적이다. 2조원에 육박하는 지역 마이스산업 부가가치가 사라질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1년 앞으로 다가온 WGC 2021은 지역 마이스산업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직접적인 부가효과는 마이스 하드웨어의 구축이다. 대구시는 총회 유치조건 충족을 위해 기존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엑스코) 전시장 외에 제2전시장을 건립하고 있다. 공사가 끝나면 행사장 면적이 1만4천여㎡에서 국제대형행사 유치에 필요한 3만㎡로 늘어난다. 내년 2월 준공 예정인 제2전시장은 총 사업비 2천700억원을 들여 연면적 4만여㎡에 전시면적 1만5천㎡ 규모로 지어진다.

서장은 엑스코 사장은 "엑스코는 2021년 제2전시장 완공으로 하드웨어 부문에서 업그레이드되어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는 대규모의 전시장 시설을 갖춘 전시컨벤션센터로 변신하게 된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부문의 성장도 필수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장은 사장은 "박람회나 전시회를 개최할 때 컨벤션 규모 및 콘텐츠 요소에서 글로벌 전시회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면서 "세계가스총회를 계기로 지역 마이스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체 주관 전시사업의 국제화, 전시컨벤션사업의 대형화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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