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시보 생활-변호사 개업-처가...대구와 인연 많은 故 박원순 서울시장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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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10 15:51  |  수정 2020-07-11 09:19  |  발행일 2020-07-11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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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를 찾은 관계자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운동가, 인권변호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온 고 (故)박원순 서울시장은 대구와의 인연이 많다.

 

대구에 처가가 있고, 지방분권 실현·도시재생사업 및 지방관광 활성화·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등과 관련해선 대구시와 공감대가 많아 정책적 연대도 꾸준히 시도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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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용수 할머니가 빈소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파란만장했던 박 시장의 고향은 경남 창녕이지만 실제 청년 시절의 추억은 대구에 짙게 배어있다. 우선 그는 대구에 처가를 두고 있다. 사법시험 합격후 사법연수원생 신분으로 1981년 대구에서 검사시보로 일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지금의 부인 강난희씨와 백년해로(百年偕老)를 약속했다.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대구에서 근무하던 이순동 판사가 자신의 이종사촌인 강씨를 소개해줬다. 당시 강씨는 꿈많은 계명대 국문학과 4학년이었다. 이듬해 박 시장은 대구지검 검사로 첫 발령을 받았지만 6개월만에 사표를 내던진 뒤 1983년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 인권변호사로서의 길을 걷게 된다. 대구에서 짧고 굵게 사법권력의 힘과 한계를 동시에 맛보며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 셈이다. 

 


이후 한창 시민운동가로 명성을 쌓아가던 그는 2011년 보궐선거로 서울시정 지휘봉을 잡았다. 서울시장을 맡으면서도 그는 이례적으로 수도권 규제완화에 반대했고, 늘 지방 경쟁력 강화에 관심을 쏟았다. 자연히 인구소멸 등 도시규모가 날로 왜소해진 대구와는 공감대가 많이 형성됐다. 이는 정책적 연대로 이어졌다. 


그는 2017년 1월 20일 대구를 방문, 대구와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구시가 몸달아하던 청년·관광·도시재생 등 5개분야 (15개 과제)에서 전방위적 공조체제의 기틀도 마련됐다.

 

2014년 관광협약 양해각서(MOU)보다 훨씬 포괄적 협력을 약속한 자리였다. 이른바 '형제의 연(緣)'을 맺으며 보수의 심장으로 인식돼 온 '대구'와의 동반자 시대를 용기있게 열었던 것. 대구시는 서울시의 우수시책을 벤치마킹해 시정에 적극 반영할 수 있게 됐다며 환영했었다. 그는 서문시장 화재피해와 관련해 성금 3억원도 쾌척하고, 직접 화재현장을 돌며 실의에 빠진 상인들을 위로해줬다.


지난해 6월 서울에서 열린 '2020대구경북 관광의 해' 선포식에도 참석하는 등 지방관광 활성화에 대한 변함 없는 애정을 과시했다.


지난 2월 중순 코로나 19사태여파로 화훼농가의 판로가 막히자 '꽃 선물 릴레이 캠페인'을 시작했다. 그는 릴레이캠페인을 이어갈 후임자로 여권 지자체장인 김경수 경남도지사,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함께 권영진 대구시장을 지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9일 대구와의 인연을 더 이어가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했다. 


권 시장은 11일 박 시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을 찾아 조문할 예정이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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