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통합신공항-부산가덕신공항 상생 가능한가?

  • 변종현
  • |
  • 입력 2020-08-03   |  수정 2020-08-05
여권서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신공항 건설로 선회하려는 분위기 감지
김부겸 "상생 가능하다"에 일부선 "가덕이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

 

가덕도신공항.jpg
부산시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영남일보 DB)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재검증 결과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여권에서 김해신공항(기존 김해공항 확장) 대신 부산 가덕신공항 건설로 선회하려는 분위기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PK 국회의원들이 최근 만남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김해신공항 문제점에 대한 부산경남지역의 건의가 집중적으로 있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 상태다.  

행정수도 이전 등 여권발 국가균형발전론이 다시 점화됐다는 점에서 제2 관문공항 건설 논의도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여곡절 끝에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경북 의성·군위 공동후보지에 건설하기로 했지만, 대구경북으로서는 부산의 가덕신공항 추진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만약 가덕신공항이 건설된다면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상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과 PK 국회의원의 만남...김해신공항 불가로 결론?
3일 부산일보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소속 부산·울산·경남 현역의원을 별도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신문은 복수의 PK 여권 인사로부터 문 대통령이 최근 모처에서 박재호·최인호·전재수·김정호 등 민주당 소속 지역 의원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번 만남의 성격에 대해선 의원들의 면담 요청을 문 대통령이 받아들이면서 성사됐으며, 막바지에 다다른 김해신공항 검증작업을 앞두고 부·울·경의 여론과 김해신공항의 문제점에 대한 PK 지역의 건의가 집중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문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어떤 발언을 했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과거와 달리 김해신공항 계획안에 대해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PK 의원들이 최근 정부의 기류가 달라졌다고 하나같이 입을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한 PK 한 의원의 말도 전했다. 문 대통령이 그동안 김해신공항으로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국토부의 초창기 보고를 믿고 있었는데, 최근에 안전에 문제가 있고 허브공항으로서의 기능에 대해서도 상세한 보고를 받고 기조가 바뀌는 흐름이 있다는 것으로 들었다는 것.

◆민주당 당권 주자들 잇따라 가덕신공항 지지
민주당 당 대표 후보로 출마한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역시 최근 잇따라 가덕신공항 건설에 찬성하는 발언을 했다. 미래통합당 서병수 의원(부산 부산진갑)이 '민주당의 표놀음'이라며 진정성에 대해 평가절하했지만, 이들의 정치적 무게감을 감안하면 가볍게 보기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이 의원은 지난 7월28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먼눈으로 확장성을 좀 더 중요하게 생각하면 가덕신공항으로 정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3일 부산지역 A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총리 시절에 그런 의견을 내는 건 쉽지 않았다"며 "동남권 공항은 앞으로 몇 년까지 내다보면서 만들 것인가의 문제다. 먼 미래를 내다보고 확장성까지 고려한다면 가덕도 신공항이 좋겠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 역시 지난 3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 검증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이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나오면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고, 부산울산경남이 염원하는 가덕도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록 조건부이긴 하지만 TK를 기반으로 하는 여권 유력 정치인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쏠린다. 김 전 의원은 또 다른 부산지역 B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국가균형발전 기반 마련을 위해 관문공항 다변화로 가야 한다"며 "부산·울산·경남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고 추진하는 공항을 반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상생할 수 있을까
유력 정치인들의 이 같은 발언 배경을 두고 일각에선 이들이 가덕신공항 건설 쪽으로 방향을 튼 것 같은 정부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인지 대구경북 시민단체의 반발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구경북에서 가덕신공항 건설에 예민한 것은 향후 건설될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위상이 쪼그라들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은 중부 내륙 해외여행객과 구미공단의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을 위한 공항으로, 가덕도신공항은 동남권 메가시티 성장동력이 되는 필수 공항으로 상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가덕신공항이 건설된다면 '24시간 이착륙이 가능한 관문공항' 혹은 '남부권 허브공항'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인천국제공항처럼 남부권의 여행객·화물 모두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홍명 통합신공항 대구시민추진단 집행위원장은 "부울경에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가덕신공항은) 별개의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정부 정책(김해신공항 확장안)을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뒤집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대구지역 한 인사는 "인천에 제2 도시의 자리를 내줄 위기에 처한 부산은 인천공항 같은 관문공항이 없다는 점을 뼈아프게 생각하고 있다"며 "어찌됐건 가덕신공항을 건설해 남부권 관문공항으로 만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지가 결정났다고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다. 어떻게 특화할 건지 지역사회 전체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변종현기자 byeonjh@yeongnam.com 

사회인기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