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화난 포항 시민들의 상경집회, 제대로 듣기는 한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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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8-13   |  발행일 2020-08-13 제27면   |  수정 2020-08-13

산업부는 2017년 11월 일어난 포항지진의 정부 보상을 재산피해 유형에 따라 개별 한도를 먼저 설정하고 피해 조사액의 70%로 한정하는 포항지진 특별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27일 입법 예고했다. 예를 들면 주택의 경우 최대 1억2천만 원, 기타 재물은 200만 원 등 지원금 한도를 정해 놓고, 이 한도 금액 내에서 실제 피해 금액의 70%까지만 지원해 준다는 것이다. 이에 화가 난 포항시민들이 11일 청와대 앞에서 상경 집회를 열었다.

지난해 3월20일 정부조사단은 '2017년 11월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은 포항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라는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포항 시민을 극도의 공포로 몰아넣고, 그 후유증으로 지난 3년간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한 지진은 분명 인재(人災)였다. 피해와 시민들의 고통을 헤아려 100% 보상할 의무가 정부에 있다. 그런데 지진 원인이 밝혀지고도 1년 반이 다 되어서야 마련한 시행령이 반쪽 자리에 불과하니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것은 당연하다. 피해 당사자들은 "세월호특별법, 광주민주화운동특별법 등 역대 제정된 재난 특별법에 지원금 한도와 비율이 규정된 경우는 없었다"며 "시행령이 아무런 근거 없이 만들어졌고, 지역 차별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이 시행령은 모법인 포항지진특별법 제14조에 '국가는 피해자에게 실질적인 피해구제를 위한 지원금을 지급한다'라고 한 규정의 입법 취지를 위배하는 것이라는 포항주민들의 지적은 타당하다.

상황이 이런데도 산업부는 "국가배상청구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라 국가 책임 여부는 법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라고 발뺌한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포항을 방문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포항 지진은 국가 사업으로 발생한 인재이며 정부는 연속성이 있는 만큼 현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말한 것을 기억한다. 정권을 책임지는 여당의 당 대표가 했던 약속조차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국민은 누구를 믿겠나. 산업부가 의견수렴 기간 내인 13일 이후 변경된 시행령 개정안을 내놓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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