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캠퍼스 졸업 이장원씨 "입학 1년간 자격증 7개·산업기사 1개 취득…고졸 학력으로 대졸이상 취업 기업 입사"

  • 박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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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01 07:29  |  수정 2020-09-01 07:51  |  발행일 2020-09-01 제12면

이장원(증명사진)

한국폴리텍VI대학 포항캠퍼스 졸업생인 이장원(25)씨. 포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곧바로 해병대에 입대해 전역한 그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으로 취업에 도전했다.

"고졸 학력에 가진 자격증이라고는 기능사 자격증 1개가 고작이었지만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배우겠다는 자세로 임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점차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이씨는 단순 생산 업무직과 아르바이트 자리를 전전했다고 했다.

"그러던 중 어렵게 용접품 생산 업체에 취직을 했는데, 뭐든 가르쳐주면 열심히 배우겠다고 말씀드렸지만 기술이 없는 저에겐 단순한 업무만 주어졌습니다. 그때 진짜 나만의 기술을 배워야겠다고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좌절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막연한 밥벌이를 위한 기술이 아니라 '전문기술인'이라는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현장 기술을 배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그러다 한국폴리텍대학에 대해 알게 되었다.

"번번이 학력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취업 문턱을 넘지 못했던 저에게 '학력타파-능력중심사회'라는 문구가 와닿았습니다. 과감하게 1년을 투자해서 학력보다는 실력을 갈고닦아 인정받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산업설비과에 입학한 그는 처음엔 용접이 낯설었다고 했다. "조금은 두렵기도 했지만 차근차근 교수님께서 가르쳐준 대로 배우다 보니 실력이 늘어나는 게 제 눈에도 보이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욕심도 생기고요. 다른 반 친구들보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실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학교 수업이 없는 주말에도 혼자 나와서 실습을 하고 싶다고 교수님께 말씀드렸다가 안전문제 때문에 꾸중을 들을 만큼 실습 또 실습에 집중했습니다."

그가 1년 동안 취득한 자격증은 무려 7개. 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공조냉동기계기능사, 에너지관리기능사, 가스기능사, 설비보전기능사, 배관기능사까지 취득한 그는 고졸 학력으로 전문대졸 수준의 용접산업기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는 재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으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꼽았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포항의 대표적인 축제로 포항을 대표하는 '철'과 '예술'을 결합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축제다. 지도교수와 학과 동기들이 하나의 팀이 되어 함께 페스티벌에 참여한 그는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라는 주제로 파이프를 이용한 플랜트 구조물을 제작했고, 이 작품은 전시 작품으로 선정돼 한 달 동안 포항 주요 관광지인 영일대해수욕장에 전시되기도 했다.

"지금은 그 작품이 어느 소외지역 초등학교에 기부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작품 덕분에 감사패도 받았는데, 무엇보다 뿌듯했던 것은 제 기술이 누군가가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되고 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더 붙었고요."

그는 전문대졸 이상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취업하는 댐 발전시설 유지보수 업체인 수자원기술<주>에 고졸이라는 학력으로 당당히 취업했다. 현재 이씨는 수자원기술<주>에서 배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박종문기자 kpj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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