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청년 꿈꾸는대로, 대구시와 영남일보가 응원합니다"] <2> '나무테랑' 주소현 배우 

  • 정우태
  • |
  • 입력 2020-11-04 07:39  |  수정 2020-11-04 07:47  |  발행일 2020-11-04 제6면
"어릴적 꿈 포기하지마, 벅찬 순간 올거야"

2020110301000108700004111
교육극단 나무테랑 배우 주소현씨.

연극배우 주소현(31)씨는 교육극단 '나무테랑'의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나무테랑은 나무의 나이테가 퍼져 나가듯 선한 영향력을 우리 사회에 퍼뜨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18년 1월 웃는얼굴아트센터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지역에서 공연예술, 교육연극, 연극치료를 중심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교육기관과 연계한 연기수업은 청소년들을 정서적으로 치유하고 바른 길로 인도하는 등 긍정적 효과가 크다.

주씨는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꿔왔다. 하지만 자신의 꿈을 말하는 것을 어려워할 만큼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7세 무렵 연기학원을 잠시 다녔던 게 전부였다. 초등·중학교를 지나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연기의 꿈을 잊고 지냈다. 고2 여름방학을 앞두고 희망 대학·학과를 찾으라는 선생님의 말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내성적 성격 탓 배우의 꿈 간직한채
연기열망 잊고있다 고2때 진로 결정
교사 자격증 따 교육극단 활동 도움
연기 배우며 밝아지는 참가자 볼 때
가슴 뭉클해질 만큼 보람 느끼기도


"당시 문학 선생님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원하고 싶은 대학과 학과를 적어오라고 하셨어요. 그날 집에 돌아와 인터넷으로 아무리 찾아봐도 가고 싶은 곳이 안 보였어요. 그때 '연극영화과'가 눈에 들어와 꼭 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새벽에 주무시는 부모님을 깨워서 대뜸 연극영화과를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저를 믿어주셨고 꿈을 위해 나아갈 수 있었어요."

남들보다 늦은 시기였지만 주씨는 꿈을 찾은 것만으로도 큰 기쁨을 느꼈다. 연극영화과 진학을 위해서는 연기와 더불어 특기로 현대무용을 따로 준비해야 했다. 1년 반 남짓 진행된 입시 끝에 계명대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 "처음 수도권 대학으로 눈길을 돌렸으나 대구에서도 기회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모가 있는 대구에서 안정감을 느꼈고, 학교생활도 더 성실히 임할 수 있었다. 4년 내내 우수한 성적을 받아 수석 졸업을 했다. 전공에 충실한 것은 기본이고 교직 이수를 하며 2급 교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이때부터 교육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 이런 경험은 교육극단 활동을 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주씨는 연기자로서 열정 못지않게 교육에도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특히 연기를 배우는 과정에서 교육을 받는 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한 번은 초등생들과 함께 작품을 만든 적이 있었어요. 목소리가 작고 소극적이어서 친구들과 어울리기 힘들어하는 친구가 있었는데, 연기를 하면서 성격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밝아졌어요. 연습하며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공감하는 것이 아이들이 성장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 학생뿐 아니라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연극도 호응을 얻고 있다. 주씨는 대구시 청년정책과가 지원하는 청년 학교 '딴길'에 강사로 참여해 다양한 청년의 연기 지도를 했다. 처음에는 참가자 대부분이 무기력한 반응을 보여 걱정이 많았으나 회를 거듭하면서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딴길' 과정이 끝나고도 자발적으로 극단을 결성해 활동하는 수료생도 있을 정도다.

"출산 후 우울감에 빠진 여성이 참여했는데 기억에 남아요. 연기를 배우면서 정서적으로 치유를 받았고 점차 일상을 되찾으셨어요. 작품을 무대에 올리던 날, 남편이 관객으로 와서 응원해줬던 가슴 뭉클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연기를 하며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연기를 포기하고 다른 전공의 대학원 진학을 고민한 적도 있었다. 그때 지금의 나무테랑 구성원들이 손을 내밀었고 계속해서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봤으면 좋겠어요. 쉽게 포기해 버리면 남는 게 없더라고요. 거창한 게 없다고 해도 우리는 하나씩 이뤄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순간 뒤돌아보면 스스로가 대견하다는 느낌을 받을 거예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청년에게 힘내라는 말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정우태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