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스토리] 플라스틱과 이별하기...'시작은 철저한 분리 배출부터...'

  • 윤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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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2-03 20:19  |  수정 2021-03-03 10:55  |  발행일 202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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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대구 수성구 생활자원회수센터 관계자가 투명 페트병 분리수거장에서 유색 플라스틱 용기를 골라내고 있다.

한 해의 첫 절기인 입춘(立春)이 지났다. 봄이 시작되는 절기이지만, 예로부터 입춘 추위가 가장 매섭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추운 시기다. 하지만 입춘이 되기도 전에 따뜻한 날이 며칠간 이어지고, 계절을 잊은 듯 여기저기서 꽃망울을 틔우는 봄꽃들이 이제는 그다지 신기한 일도 아니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일찍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은 분명 기분 좋은 일이지만, 이것이 지구 온난화의 첫걸음이라 생각하면 봄날이 일찍 왔다는 것에 마냥 좋아하기는 힘들다.

지구 온난화의 여러 원인 중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것은 플라스틱일 것이다. 20세기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 불리는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 전반에 들어와 있다. 카페에서 배출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배달음식 포장에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들이 일상에서 쓰이고 버려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세계 폐플라스틱 배출량은 약 3억t이다. 막연히 플라스틱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왜 안 좋은지는 선뜻 말하기가 어렵기도 하다.

플라스틱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사용한다.이로 인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플라스틱 쓰레기가 햇빛에 노출되며 발생하는 메탄가스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수백 년이 지나도 썩지 않고 쌓여만 가는데 해마다 생산량이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8년 정부는 '플라스틱 관리 및 규제 강화 방안'을 내놓고 카페 내 식사 시 일회용 용기를 전면 금지 하는 등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했다.하지만 코로나19 발생이후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각 지자체가 다시 일회용 용기 사용을 전면 허용하며 허사가 됐다. 이는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 상반기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하루 평균 848t으로 2019년 동기(733.7t) 대비 15.6% 급증했다.


다회용기(多回用器)에 익숙해질 무렵, 코로나19로 다시 일회용품으로 회귀한 우리의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 용기는 현대 사회가 당분간 함께해야 할 필요악인지도 모른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5일부터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제를 시행했다. 투명 페트병은 섬유 등 고품질 재생원료로써 활용 가치가 높지만, 사람들이 음식물이 묻거나 라벨이 붙어 있는 것 등을 배출할 때 주의가 필요해 다소 번거롭게 느끼는 것이 현실이다. 아직은 제대로 배출하는 곳이 많지 않지만, 책임감을 느끼고 분리배출 한다면 플라스틱을 줄이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은 분명하다.


유럽연합(EU)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안을 승인해 올해부터 유럽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기존 34%에서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을 보내며, 봄이 일찍 오길 기다리는 맘보다 제때 와서 제때 물러가 주길 바라는 맘이 크다. 봄은 봄에 오는 것이 맞다.


글·사진=윤관식기자 yk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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