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에서 혁신찾기] 테슬라 사라지고 몬트리올은행·애플 등장

  • 변종현
  • |
  • 입력 2021-03-15 11:48  |  수정 2021-03-25 09:28

3월 첫째 주 해외주식 투자 1~3위에 올랐던 테슬라·팔란티어·유니티가 지난주 톱5에서 한꺼번에 '실종'되는 이변(?)이 발생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따르면 3월 둘째 주 한국인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주식 1위는 몬트리올은행이 차지했다. 애플도 톱5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1위 몬트리올 은행(혁신점수 0/10점)

의외의 모습이다.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사이클이 시작됐다는 점에 베팅한 것일까. 아니면 금리 상승에 베팅한 것일까. 대출 이자로 돈을 버는 은행 입장에서 금리상승은 분명 호재다. 따라서 금리상승을 예상한다면 은행주에 베팅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합리적인 선택이기는 하다.


북미에서 여덟 번째로 큰 캐나다 몬트리올은행은 1천200만명의 고객을 두고 있다. 사업 분야는 미국 리테일, 캐나다 리테일, 자산운용, 자본시장 등 4개 분야로 나뉜다. 일반적인 은행과 다른, 특별한 혁신성은 찾아볼 수 없다. 그나마 코로나 이후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아래 Net Income Trends 그래프)
 

몬트리올은행.png
출처= 몬트리올 은행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자료


◆2위= Z Holdings

◆3위= 반도체 섹터 ETF
Z Holdings와 반도체 섹터 ETF는 3월 첫째 주와 마찬가지로 순위권에 포진했다. 그 사이에 혁신성에 대한 특별한 소식은 없다. (지난 주 칼럼 참고)


◆4위= Apple(혁신점수 4/10점)
세계 최대 기업이자 시가총액 2조 달러를 자랑하는 애플이 돌아왔다. 가격이 그나마 떨어졌을 때 사려고 준비하던 사람들이 많았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시장이 불안할 때 갈아탈 수 있는 가치주가 됐다는 의미일까. CEO인 팀 쿡(Tim Cook)이 트위터에 서울 여의도 애플스토어에 대한 글을 남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팀국.png
출처= 애플 CEO 팀 쿡의 트위터

 

애플은 분명 대단한 혁신기업'이었다'. 신제품 출시를 발표하던 스티브 잡스, 그리고 그 신제품에 열광하던 사람들. 분명 최근 10년 동안의 가장 큰 혁신은 애플이 만들어왔다. 하지만 시가총액 2조 달러가 된 애플이 자신의 덩치에 맞는 혁신을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나마 혁신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유의미한 규모의 시장은 전기차 시장 정도다. 얼마 전 애플카(Apple Car) 계획을 밝힌 것도 이런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의 과거 생각을 따라간다면 그 다음 단계는 '스마트 홈'이 될 것이다. 어쨌든 현재의 애플 덩치에 맞는 혁신은 찾기가 어렵다. 

 

1114.jpg

너무 유명한 기업이지만 그래도 매출 구조를 한번 살펴보자. 초대형 기업임에도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는 흐름이라는 점은 매우 놀랍다. 역시나 매출의 가장 큰 부분은 아이폰이고, 전세계 인구의 스마트폰 사용률이 현재 50%가 안 된다는 점에서 아직 성장 여력은 남아 있다.

 

 

남아 있는 '스마트폰 문맹' 인구를 스마트폰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중저가 모델도 출시했다. 실제 2019년 대비 2020년 중국에서의 폭발적인 성장(아래 표 참고)은 주목할 만하다. 
 

애플2.png
출처= Apple 2021년 1분기 실적발표.


하지만 전세계 스마트폰 사용률이 50% 가까이 된다는 얘기는 역설적으로 더 이상의 파격적인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이 때문에 오히려 눈여겨봐야 할 것은 위 'Apple Revenue Segments' 그래프에 나타난 녹색(Services)과 보라색(Others) 부분이다. 


우선 녹색은 애플의 소프트웨어 회사로서의 매출이다. 예를 들면 앱스토어 매출이 여기에 해당한다. 애플은 앱스토어 결제액의 30%를 수수료로 받는다. 애플은 아이폰과 같은 하드웨어 판매를 통해 생태계를 조성하고, 그 생태계 안에서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익을 얻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부문은 왜 중요한가. 

 

녹색을 제외한 하드웨어 부분과 비교해면 애플의 하드웨어 부분은 제조업 특성상 매출총이익(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금액)이 35%에 불과하다. 물론 이것도 애플의 브랜드파워를 앞세운 매우 높은 비율이다. 반면, 서비스 부분은 매출총이익이 70%다. 같은 매출이라고 하더라도 서비스 분야에서의 매출이 애플의 이익에 기여하는 바가 2배라는 의미다.


그래프상의 녹색 부분은 유의미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는 애플이 소프트웨어 회사로의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보라색은 에어팟·애플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등을 통한 매출이다. 이미 조성돼 있는 애플 생태계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을 팔겠다는 의미다. 다만, 매일 들고 다니는 아이폰과 달리 에어팟과 애플워치는 아직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새로운 제품이 아이폰만큼 일반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참고로 애플을 살펴보면 테슬라의 전기차 분야에서의 미래도 상상해볼 수 있다. 애플의 분기 매출은 950억 USD, 순이익은 280억 USD로 순이익이 매출의 약 30%다. 사실상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의미다. 이에 비해 테슬라의 분기 매출은 90억 USD, 순이익은 3억 USD로, 순이익이 매출의 약 3%에 불과하다. 아직은 제조업 회사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앞으로의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를 통해 생태계를 장악하고, 자율주행 등 기타 소프트웨어를 통해 소프트웨어 회사로 거듭나고자 할 것이다.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한다면 애플처럼 순이익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가까워지는 미래도 어렵지 않게 그려볼 수 있다.

◆5위= 미국 20년 국채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ETF
 

배민수 <변호사·혁신투자자> 


#몬트리올은행 #BMO #애플 #AAPL #테슬라 #TSLA

 

기자 이미지

변종현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