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영화]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지옥도와 같은 화마에 맞서는 소방관 6人의 사투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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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19   |  발행일 2021-03-19 제39면   |  수정 2021-03-19
사방에 불이 번진 시베리아 사상초유의 대재앙
베테랑 팀장 안드레이, 정예 멤버와 현장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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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산불이 시베리아 인근 곳곳에서 발생하자 러시아 항공산림보호청장이 산림 화재 진압대에 출동 명령을 내린다. 하지만 베테랑 소방대원 안드레이(콘스탄틴 카벤스키)가 팀장으로 있는 산림 화재 진압대는 얼마 전 화재 현장에서 신입 소방대원 한 명을 잃었다. '여섯 명이 한 팀이 돼 움직여야 한다'는 소방 매뉴얼을 충족시키지 못한 상태다. 청장은 "나라 전체가 불타고 있는 위급한 상황이니 신입 대원으로라도 채워 출동하라"고 재촉한다.

내키진 않지만 안드레이는 딸 카트야(스타샤 밀로슬라브스카야)의 남자친구인 신입 대원 로만(이반 얀콥스키)을 팀에 합류시킨다. 철부지 같은 모습 이면에 어떤 위급 상황에서도 흔들릴 것 같지 않은 강단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두 사람과 함께 정예 멤버인 딸바보 코스챠, 화재로 아내를 잃은 페티야, 불길만 보면 돌진하는 무대포 세르게이, 그리고 노래와 아이들을 사랑하는 막심 등이 한 팀이 돼 화재 현장으로 출동한다. 러시아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산불은 300건에 달한다. 2019년에는 한 달 이상 지속된 대형 산불로 남한 면적의 3분의 1에 달하는 산림이 잿더미가 됐다. 이상 고온으로 인한 건조한 날씨탓이다. 그 연장선에서 영화 '브레이브 언더 파이어'는 모든 것이 불타고 있는 시베리아 화재 현장 속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세계에서 가장 춥다는 말이 무색해진 시베리아 산불 현장을 무대로 불길과 맞선 여섯 소방 대원의 사투를 담았다. 이들은 최소한의 인원과 장비로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듯 돌진해오는 화마에 맞서 싸운다.

한 치 앞도 확인할 수 없을 만큼 연기가 자욱한 시베리아 상공을 시작으로 카메라는 평화롭던 일상을 덮친 사상 초유의 재난 상황을 시시각각 포착해간다. 암흑 속 거대한 화염을 연상시키듯 스크린 가득 이글거리는 붉은 빛의 색감이 마치 지옥도를 연상케 한다. 단순한 불의 공격을 넘어 사방에 불이 번진 대재앙의 상황이지만 소방대원들은 화재 진압은 물론 산불이 번지고 있는 인근 주민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한다.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살신성인의 면모와 결연함은 영화적 설정임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눈물겹다. 긴급히 투입된 헬기로 아이들을 구출해내는 장면에선 긴장감도 상당하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미미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사방이 거대한 화마에 사로잡혀 결국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게 된 소방대원들과 주민 역시 마지막 수단은 방염 텐트로 몸을 감싸고 손수건으로 코와 입을 가린 채 기도하는 게 전부다. 제작진은 5억5천만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해 CG 대신 세트장에 실제 화재를 발생시키는 방식으로 재난 현장을 생생히 재현했다. (장르:액션 등급:12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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