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에 생긴 구멍, 홍합으로 메운다"…포스텍·고려대 연구팀, 방광 누공 치료기술 제시

  • 김기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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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15 10:51  |  수정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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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광 누공 수중접착제 모식도.<포스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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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준 포스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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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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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종현 강북삼성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홍합접착 단백질을 이용해 소변에 노출된 상황에서도 장기에 생긴 누공(瘻孔)을 효과적으로 꿰맬 수 있는 혁신적인 방광 누공 치료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15일 포스텍에 따르면 화학공학과 차형준 교수와 김효정 박사(현 한국화학연구원), 박태윤 박사 연구팀이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의학과 강석호 교수, 강북삼성병원 비뇨의학과 편종현 교수 연구팀과 함께 홍합 단백질을 이용한 '수중접착제'를 개선해 방광 누공을 모사한 돼지 모델에 적용한 결과, 기존 치료 방법보다 빠르게 누공을 폐쇄했다.


누공은 혈관과 창자와 같이 두 개의 공간으로 이뤄진 기관 사이에 생기는 구멍(hole)이다. 방광은 주변으로 복강 내 창자, 자궁, 질 등 다양한 장기와 접해 있다. 누공이 발생하면, 분뇨 실금이나 방광 염증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현재 방광 누공 치료에는 봉합사로 꿰매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봉합 수술이 어렵고 방광의 수축·팽창이 반복되는 경우, 조직이 손상돼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6년 홍합접착 단백질의 상분리 현상을 이용한 제형을 만들어 혈액, 소변과 같은 체액에서도 분해되지 않고 우수한 수중 접착력을 가지는 수중접착제를 개발했다. 여기에다 이번에는 임상으로의 실제 적용을 위한 수중접착제를 개선했다.


돼지 모델에 적용한 결과, 수중 접착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용기인 카테콜(catechol)의 함량을 최대로 높여 체액이 존재하는 환경에서도 더욱 안정적인 접착력을 가지는 것을 확인했다. 수축·팽창을 반복하는 장기인 방광에서도 누공의 폐쇄력은 계속 유지됐고 이후 단백질 접착제는 생분해돼 누공은 자연 재생되는 것도 확인했다.


차형준 포스텍 교수는 "대한민국 원천소재인 홍합접착 단백질을 이용해 실제 방광 누공 대형동물 모델에 적용해 효과적인 방광 누공 치료 기술의 효과를 확인했다"며 "비슷한 환경의 누공이나 천공과 같은 질환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강석호 고려대 교수는 "방광 누공은 환자들의 삶의 질에 많은 영향을 주는 치료가 쉽지 않은 질환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방광 누공 치료기술은 우수한 내수성 및 수중 접착력을 바탕으로 향후 개복수술뿐 아니라 로봇 수술, 내시경 수술과 같이 최소침습적 수술법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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