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혁신 엿보기] 한국 비트코인이 미국보다 비싼 이유는...

  • 오종욱 CEO·웨이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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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0 17:14   |  수정 2021-04-21 18:42

“왜 한국의 비트코인이 미국의 비트코인보다 15% 비싼가요?”

최근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는 ‘원화 프리미엄’이라는 용어가 자주 들린다. ‘김치 프리미엄’ 이라고도 불리는 이 용어는 한국에서 거래되는 비트코인(이하 BTC) 가격이 해외에서 거래되는 BTC 가격보다 비싸기 때문에 생겼다. 비트코인 투자 광풍이 불었던 2017년 말 한국에서는 40% 이상의 김치 프리미엄이 한 달 이상 유지된 흑역사가 있다. ‘김치’라는 단어가 달갑게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디지털 자산의 통합 기준가를 제공하는 ‘WBS INDEX’(www.wbsindex.com)의 18일 김치 프리미엄(KIMP)은 +16.43%로 나타났다. 두 달 전인 지난 2월 초에는 -5% 수준으로 ‘역 프리미엄’ 이었다. 이 당시 미국의 기관 투자자들이 자국의 가상 자산 거래소에서 대량의 비트코인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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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출처 : wbsindex.com

가격 차이는 왜 발생할까.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자산의 경우 하나의 상품이 여러 개의 거래소에서 거래되기 때문이다. 

 

같은 물건을 당근마켓에서 팔 때와 중고나라에서 거래할 때 각 플랫폼의 사용자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씩 다른 것과 비슷하다. 일반적인 물품거래는 개인 간 대면으로 이루어지거나 온라인 플랫폼으로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가격의 괴리는 자주 일어난다.

증권(주식)의 경우 ‘거래소’라는 장소에서 ‘규격화’해 거래되기 때문에 이런 가격차이는 비교적 적은 편이다. 예를 들어 한국 사람이 미래에셋증권에서 미국의 아마존 주식을 구매하고 싶다면 증권사가 제공하는 환전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주식은 각국의 거래소 간 시스템이 일원화돼 있어 하나의 플랫폼에서 구매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다르다. 가상자산 시장은 거래소 간 시스템이 통합돼 있지 않고, 나라마다 세금체계가 다르기 때문에 가격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참고로 미국 등 몇몇 외국의 경우 이미 가상 자산의 거래에 세금을 부과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2022년부터 세금을 매기기 위해 준비 중이다.

두 번째 이유는 앞서 설명한 첫 번째 이유에서 출발한다. BTC를 구입할 수 있는 기초통화가 국가마다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차이다. 한국인은 원화(KRW)로 비트코인을 구매하지만, 미국인은 달러(USD)로 비트코인을 구매한다.

이처럼 결제 통화가 다르면 외화를 해외거래소로 보내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만큼의 가격차이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이러한 가격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내려는 시도를 재정거래 혹은 차익거래(Arbitrage)라고 한다. 싼 곳에서 물건을 사서 비싼 곳에서 되팔면 가격 차이만큼 수익을 낼 수 있는 것.

하지만 비트코인을 활용한 차익거래는 쉽지 않다. ‘외환거래법’등 관련 국내법과 위에서 말한 국가별 다른 세금 체계, 환전 및 거래소 수수료를 비롯한 기타 비용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국경을 넘어 차익거래를 하는 비용이 15% 내외 필요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현재 15% 내외의 ‘원화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두번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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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종욱 CEO·웨이브릿지

대중이 비트코인 거래에 관심이 없을 때에는 국가 간 가격 괴리가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 세계적으로 많은 대중이 비트코인을 사고팔고 거래시장에 참여자가 늘어나면, 거래량이 폭증하고 시장은 효율화한다. 즉, 비트코인에 대한 소유욕, 국가 간 세금차이, 외환이체의 어려움 등이 국가별 비트코인 가격에 반영된다는 이야기다.

다르게 생각해 보면 지금의 '김프(김치 프리미엄)' 상황이 현재 가상자산 시장의 균형인 것이다.
오종욱 CEO·웨이브릿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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