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에서 혁신찾기] 코인베이스와 테슬라의 공통점 '비트코인'

  • 배민수 변호사·혁신투자자
  • |
  • 입력 2021-04-28 14:31  |  수정 2021-04-28 15:24
지난주 해외주식 매수 순위(자료 : 한국예탁결제원)

지난 주 한국인이 순매수한 해외 종목 1위는 미국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차지했다. 코인베이스가 갑자기 1위 자리를 꿰찰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한 계단 상승해 2위에 오른 테슬라와 비교해 보자.  


◆ 1위 코인베이스(미국 1등 암호화폐 거래소 - 혁신점수 6/10점)
지난 4월14일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마침내 상장됐다. 이는 매우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하나의 큰 현상이 됐지만, 제도권에서는 그동안 암호화폐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뚜렸했다. 그런데 이번에 제도권에서 공인하는 하나의 간접적인 암호화폐 투자처가 생긴 것이다.


암호화폐가 거스를 수 없는 현상이 됐다는 점을 나타내는 지표는 다양하게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크립토 시가총액(Crypto Market Capitalization)을 살펴보면(아래 그래프) 등락은 있지만 S&P500 기업의 시가총액과 유사하고, 이는 꽤 오랜 기간 유지됨으로써 스스로를 검증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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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인베이스 공시자료(링크) 

 

심지어 최근에는 캐나다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만 투자하는 ETF(Exchange Traded Fund, 주식처럼 거래가 가능하고, 특정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가 각각 3개씩 등장했다. 특히 이더리움 ETF 3개는 4월19일 동시에 거래가 개시됐다. 현재 가장 많은 금액이 유입된 CI Galaxy Ethereum ETF에는 일주일간 원화 기준 약 1천억원이 유입됐다.

그럼 코인베이스는 어떤 기업인가.
암호화폐 거래소의 매출구조는 매우 단순하다. 거래되는 암호화폐의 '가격 × 거래량 × 수수료'로 계산된다. 실제 2020년 코인베이스 매출의 96%는 이와 같은 거래수수료에서 발생했다.


결국 암호화폐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라는 점에 베팅하고자 한다면, 코인베이스는 매우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 암호화폐 가격이 단기적으로 하락하는 경우에도 변동성으로 인해 거래량은 보다 늘어나게 되고, 매출 자체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는다. 이는 암호화폐 자체를 투자하는 것보다 안정적이고 매력적인 요소다.

아래 그래프는 코인베이스의 암호화폐 거래량 추이다. 암호화폐 거래량이 2020년 3분기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하고, 코인베이스의 매출 또한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암호화폐 상승장은 과연 일시적인 유동성 과잉 공급으로 인한 현상일까, 아니면 탈중화를 향한 장기적인 글로벌 트렌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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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인베이스 공시자료(링크) 

 

코인베이스의 시장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점도 매우 긍정적이다. 2020년 기준 시장 거래량의 11.1%를 점유하고 있다. (아래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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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인베이스 공시자료(링크) 



검증된 이용자 수도 꾸준히 우상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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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인베이스 공시자료(링크) 


전체 거래금액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기준 각각 41%, 15%다.(아래 그래프 참조) 이는 비트코인이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하는 Bitcoin Dominance가 최근 50% 이하로 떨어지고, 이더리움은 약 14%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크게 차이가 없다. 다수의 중소형 거래소는 잡다한 코인을 상장해 이들에 대한 빈번한 거래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데, 이들과 비교하면 훨씬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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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코인베이스 공시자료(링크) 

 

매력적인 점은 또 있다. 거래수수료 일변도의 매출을 다변화하기 위해 2018년 후반부터 암호화폐 보관, 대출 등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기 시작했다는 것. 향후 암호화폐 거래를 위해 모이는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확장할 가능성은 계속 눈여겨봐야 한다.

혁신을 선점하는 능력이 뛰어난 Ark Invest에서 코인베이스의 주식을 계속 매수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Ark Invest의 모든 비전에 공감하지는 않지만, 이들이 과거 비트코인, 테슬라, 스퀘어 등 혁신기술·기업들을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미리 알아보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Ark Invest의 투자 또한 긍정적인 부분이라 하겠다. 4월27일 기준 Ark Invest의 혁신 ETF인 ARKK가 보유한 종목 중 코인베이스는 16번째(2.14%)다. 이 순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위 테슬라(혁신점수 10/10점).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종목 중 하나인 테슬라는 상위권에서 벗어나는 날이 좀처럼 없다. 테슬라라는 기업의 혁신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테슬라는 4월26일(현지시각) 실적발표를 했다. 자동차 매출이 90억 달러로 지난 분기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전반적으로 크게 예상을 벗어나는 수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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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테슬라 4월26일자 실적발표(링크) 


전기차 시장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테슬라의 가장 기초적인 지표는 판매대수일 수밖에 없다. 항상 1분기가 약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는 굉장히 좋은 성과를 거뒀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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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테슬라 4월26일자 실적발표(링크) 


사실 테슬라의 이번 실적발표가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기존에 12억 달러가량 구매했던 비트코인 중 일부인 2억7천만 달러가량을 매각했다는 발표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일론 머스크는 비트코인이 쉽게 유동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약 10%를 팔았다고 트윗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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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일론 머스크 트위터(링크) 


실제로 테슬라가 비트코인 판매로 상당한 수익을 봤다는 점과는 별개로 테슬라의 일부 비트코인 판매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움직임이라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은 많은 장점이 있지만 주류 커뮤니티의 맹목적인 옹호는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들은 비트코인을 호들링(Hodling·보유한다는 의미의 Hold에서 파생된 비트코인 생태계의 신조어)하며 시세 차액을 위해 비트코인을 판매하는 행위에 대해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한다. 

 

특히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인플루언서들이 비트코인을 옹호하다가 일부 판매하는 경우, 이들에 대해 광적으로 비판하는 경향이 있다. 일론 머스크의 비트코인 판매는 일론의 비트코인에 대한 지지와는 별개로, 기존의 비트코인 커뮤니티의 믿음과 분위기 따위는 신경쓰지 않는다는 유연한 행동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나아가 테슬라의 비트코인 일부 판매가 비트코인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즉, 비트코인 생태계가 이제는 일부 기업이 좌지우지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해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한국인이 순매수한 종목 1~2등 모두 비트코인과 매우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종목이다. 여전히 비트코인을 투기적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것인가, 아니면 이제는 거부하기 힘든 하나의 큰 흐름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배민수 <변호사·혁신투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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