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경북 청도향교 유림회 한시반. 한시작시. 시부해설 등 전통문화 계승

  • 이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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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11   |  발행일 2021-05-12 제12면   |  수정 2021-05-17 08:51
청도향교3
유림문화회관에서 올려다본 청도향교.


운율을 살려 시부(詩賦)를 낭송하는 소인(騷人)들의 카랑한 목소리가 유림회관의 문틈을 넘어 향교 경내로 은연하게 울려 퍼진다.

경북 청도군 청도향교 한시반은 한시에 대한 이해와 접근을 통해 자기성찰의 내면을 키우면서 교양과 인격을 겸비한 참선비 도야(陶冶)에 힘쓰고 있다. 한시 창작 능력을 배양하고 교양 한문 실력 향상과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자는 취지로 2018년 7월 민병원 청도향교 전교 재임 중 지역 유림들이 뜻을 모아 한시반을 개설했다..

이어 탐구정신을 공유하는 여택회(麗澤會)란 문우회를 결성하고 청도에 연고를 둔 70대 전·후반의 한시에 관심이 있는 유림들로 구성해 지금에 이르면서 한시 문화의 맥을 이어 오고 있다. 그동안 자체적으로 한시 백일장을 두 번이나 개최했고 나아가 전국 규모 대회 개최를 목표로 회원 모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16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여택회는 만 3년도 안되는 짧은 연륜인데도 불구하고 전국 한시 백일장에 매회 2~3명이 입상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적도 거두었다. 지난해 9월에는 여택회지 창간호도 발간해 전도를 밝게 하고 있다.

박화식(77) 지도교수의 지도 아래 한시 작시법을 비롯해 시부풀이, 열전, 고사성어 등 해설을 통해 심도있는 연구로 학구열을 높이고 있다.

청도향교2
강의에 열중하고 있는 청도향교 유림회 한시반 여택회 회원들.


더불어 서로 간의 다양한 지식과 학문을 토로하며 공유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의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도 한다. 특히 박 지도교수는 청도지역에서 홍유석학(鴻儒碩學)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학문의 소양이 깊고 한시에 일가견이 있다고 한다.

그는 2016년 '조선과거 재현행사' 백일장에서 장원등과를 시작으로 유림총회·담수회 등이 주최하는 전국적 백일장 대회에서 다섯 차례나 장원을 하며 실력을 검증받았다. 또한 전국 유수의 한시백일장 대회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여택회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

박 지도교수는 "작시의 근본요령은 용어 정리를 독특하면서도 무난하게 표현해야 하며 먼저 작시 참고 자료를 철저히 검토 분석해 구도에 맞는 적확한 표현을 해야 한다"며 한시 작시법을 설명한다.

여택회 구성원의 이력과 전직도 다양하다. 학교장, 고위 공무원, 은행 지점장, 기업체 간부, CEO 출신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로 나름 사회 공익에 이바지했던 사람들이다. 회원 중 4명은 서울·부산·대구 등에서 거주지를 두고 있으면서도 매주 먼 거리를 오가며 강좌에 참석하는 등 열의를 보여주고 있다.

예광해(78) 여택회장은 "한시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청도 유림들의 자긍심을 북돋우기 위해 반드시 청도지역에서 전국적 규모의 한시백일장 대회를 개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뜻있는 유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지자체의 성의 있는 후원을 기대한다"고 말끝을 높였다.
글·사진=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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