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호성의 사주 사랑(舍廊)]- 경중완급:조급한 木일생과 느려터진 土일생

  • 우호성 명리가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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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28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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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호성 명리가 소설가

‘경중완급(輕重緩急)-공자와 안회의 일화’란 제목의 글이 카톡과 블로그에 떠돈다. 공자의 제자 안회가 어느 날 시장에 갔다가 포목점 주인과 손님이 시비하는 모습을 목도했다. 손님이 “3 곱하기 8은 분명히 23인데 당신이 왜 나한테 24전(錢)을 요구하느냐 말이요.”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안회는 이 말을 듣자마자 그 사람에게 “3 곱하기 8은 분명히 24인데 어째서 23입니까? 당신이 잘못 계산한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그 사람은 안회에게 삿대질을 하면서 공자를 들먹였다.
“누가 당신더러 나와서 따지라고 했소? 공자님도 아니면서. 도리가 옳은지 틀린지는 공자님만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으니 공자님께 갑시다.”
 “좋소. 공자님한테 갑시다. 만약 공자께서 당신이 졌다고 하시면 어떻게 할 건가요?”
“그러면 내 목을 내겠소. 그럼 당신은?”
“제가 틀리면 관(冠)을 내놓겠소.”
 
 두 사람은 내기를 걸고 공자를 찾아갔다.
공자는 두사람한테서 자초지종을 다 듣고 나서 안회에게 웃으면서 말했다.
“안회야. 네가 졌다. 이 사람에게 관을 벗어 내주거라.”
안회는 순순히 관을 벗어 그 사람에게 주었다.

그런데 안회는 도저히 공자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곱셈도 제대로 모르다니. 이제 공자가 너무 늙어 우매하니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했다. 다음 날, 안회는 집안일 핑계로 고향에 잠시 다녀오겠노라고 공자에게 요청했다. 공자는 그저 고개만 끄덕이면서 허락했다.
 안회가 채비를 마치고 공자에게 작별 인사를 하러 가자 공자는 안회에게 두 마디를 언급했다.
 ‘천년고수막존신千年古樹莫存身 살인불명물동수殺人不明勿動手’
‘천년 묵은 나무에 몸을 숨기지 말라. 명확치 않을 땐 함부로 살인하지 말라’
 안회는 집으로 가는 중에 갑자기 소나기를 만났다. 천둥이 치고 번개개가 번쩍거렸다. 안회가 급한 김에 길옆 고목 나무 밑으로 뛰어들었다. 그때 불현듯 스승의 말이 떠올랐다.
“천년 묵은 나무에 몸을 숨기지 말라.”
 
안회는 비록 늙어 우매한 스승이지만 그래도 스승의 말이니 속는 셈 치고 들어줘야지 하곤 고목 나무에서 뛰쳐나왔는다. 바로 그 순간 빛이 번쩍 나더니 고목이 번개에 맞아 쓰러졌다. 안회는 놀라움을 금치못했다. 

안회가 집에 도착하니 이미 늦은 밤이었다. 조용히 보검으로 아내가 자고 있는 내실의 문고리를 풀었다. 컴컴한 방안에서 침실을 더듬어 보니 침대 위에 두 사람이 자고 있었다. 순간 화가 치밀어 검을 뽑아 내리치려는 순간 스승의 두 번째 말이 생각이 났다.
“명확치 않을 땐 함부로 살인하지 말라.”

다음 날 안회는 날이 밝기 무섭게 공자에게 돌아가 무릎을 꿇었다.
“스승님이 말씀 덕분에 저와 제 아내와 누이동생을 살렸습니다. 어떻게 사전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계셨습니까?”

공자는 안회를 일으켜 세우곤 말했다.
“어제 날씨가 건조하고 무더웠으니 다분히 천둥번개가 내릴 것이라 짐작했고, 너는 분개한 마음에 보검을 차고 떠났으니 함부로 칼을 뽑을 상황을 만날 것이라 짐작했던 것이다.”

공자는 말을 이어갔다.
“잘 생각해보아라. 내가 3 곱하기 8은 23이 맞다고 말하는 바람에 너는 내기에 져서 그저 관 하나 내준 것뿐이지만, 만약에 내가 3 곱하기 8은 24가 맞다고 했다면 그 사람은 목숨 하나를 내놓아야 하지 않았겠는가?”

안회는 공자 앞에 다시 쿵, 무릎을 꿇었다.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스승님은 대의(大義)를 중요시하고 보잘것없는 작은 시비(是非)는 무시하는 그 도량과 지혜에 탄복할 따름입니다.”
경중완급. 가벼움과 무거움, 느림과 빠름에 대한 교훈을 말하기 위해 잘 지어낸 이야기다. 이 교훈을 잘 지키면 실수와 실패를 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기서 필자는 사주에 나타나는 그 사람의 성격을 경중완급으로 나눠보고자 한다.

가볍고 급한 사람은 木일생이다. 나무는 항상 위로 치솟아 올라가고 옆으로 가지를 벌리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木일생으로서 木이 3개 이상으로 많아서 태과한 사람은 추진력이 뛰어나 보이지만 조급하다. 그가 상사라면 아랫사람에게 어떤 일을 당장 하라고 지시하곤 어떻게 돼 가느냐 고 독촉하고 다 했느냐고 다그친다. 친구 간에도 부부 사이에서도 이런 조급증을 보인다. 木이 태과한 사람은 경급(輕急)을 경계해야 한다.

火일생으로서 火가 3개 이상으로 태과한 사람도 경급(輕急)을 경계해야 한다. 불은 위로 타오르고 불꽃도 위로 올라가고 뜨거운 속성을 지닌 물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적절한 기운의 火일생이면 예의가 바르지만 火기운이 태과하면 폭발성을 드러낸다. 욱, 버럭한다. 다만 뒤끝이 없다.

경급(輕急)을 경계해야 할 사람은 또 있다. 金일생으로서 金이 3개 이상으로 태과한 사람이다. 金은 금속으로서 찌르고 베는 물질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겠다. 금속성이 태과하면 직설적이고 즉각적이다. 누가 듣기 싫은 소리를 하면 바로 변명을 하거나 역공하는 등으로 반응한다. 즉각적으로 내뱉는 한마디 말로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다.

반면에 무겁고 느린 사람은 누구인가. 土일생이다. 土는 바위요 산이다. 입이 무겁고 행동이 느리고 미련스러운 사람은 대개 土일생이다. 행동으로 옮기기 전에 생각을 많이 한다. 불이냐 소리를 질러도 함부로 동요하지 않는다. 자식이 아프다 해도 호들갑을 떨지 않는다. 느긋하고 천하태평이다. 그 꼴을 주위 사람들이 보면 속이 터진다. 특히 木일생이니 火일생이 그 꼴을 보면 속이 뒤집혀진다. 신중하지만 느려터져서 기회를 놓쳐버릴 수도 있다. 土일생은 중완(重緩)을 경계해야 한다. 

水일생도 중완(重緩)을 경계해야 한다. 水일생은 얼음 밑에서 흐르는 물, 파도 아래서 잠자는 바다와 같다. 그래서 조용하고 신중하다. 그러나 水가 태과한 사람은 성난 파도를 부르고 해일을 일으키기도 한다. 겉으로 보면 순하고 착하고 조용해 보이지만 바람을 만나면 태풍이 되기도 한다. 그 속을 좀체 알기 어려운 사람이다.

사람이 木, 火, 土, 金, 水 오행 중 어느 오행으로 태어나느냐에 따라 그 기본 성정이 다르다. 木일에 태어나면 木의 성정을, 火일에 태어나면 火의 성정을, 土일에 태어나면 土의 성정을, 金일에 태어나면 金의 성정을, 水일에 태어나면 水의 성정을 지닌다. 그리고 木, 火, 土, 金, 水 기운을 지닌 정도에 따라서도 성정의 양상은 다르게 나타난다.

 

 

■우호성<△언론인(전 경향신문 영남본부장)△소설가△명리가(아이러브사주www.ilovesajoo.com 운영. 사주칼럼집 ‘명리로 풀다’출간)△전화: 010-3805-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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