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대구 달성 현풍읍 용화사와 관음사, 이산가족 된 석조 용머리기단

  • 송은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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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5-31   |  발행일 2021-06-02 제12면   |  수정 2021-06-0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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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산신각 기단에 박혀 있는 용머리(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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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사 석조 용머리. 왼쪽은 옛것, 오른쪽은 새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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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관음사 뜰로 옮겨진 용머리.

대구 달성군 현풍읍 소재 한 사찰과 암자에 이산가족이 된 돌로 만든 용머리기단 2기가 있다. 봉리 용화사 대웅전 계단과 성하리 관음사 대웅전 뜰에 놓인 용머리다. 두 석조 용머리기단이 언제 처음 만들어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오래된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용화사의 전신은 과거 봉리 옆 마을인 쌍계리 동부마을 현풍천가에 있었던 쌍계사였다. 쌍계사는 유가사 주지를 지낸 박송파 스님이 1940년 쯤 논에서 돌로 만든 불상 세 구를 발견하고 그 자리에 지은 절이다. 이후 어느 때인가 큰 홍수를 만나 쌍계사는 폐사되고, 미륵당이라는 임시 가건물을 지어 쌍계사를 대신했다. 1979년 장윤선 스님이 미륵당 가건물을 헐고 용화사를 세웠으며, 2014년 테크노폴리스 조성사업 때 지금의 자리로 옮겨 중창한 것이 현재 용화사다.

용화사 대웅전 정면 중앙계단 좌우측 소맷돌 옆에 2기의 석조 용머리가 있다.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은 옛것이요, 오른쪽은 새것이다. 이렇게 된 것은 본래 한 쌍이었던 용머리 중 1기가 과거 홍수 때 범람한 현풍천 물에 떠내려가 새로 만든 탓이다.

홍수로 떠내려간 용화사 용머리기단의 행방은 한 동안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때인가 용머리 행방이 밝혀졌다. 용머리는 용화사에서 약 2.5㎞ 떨어진 현풍천 하류 성하리에 있는 관음사 산신각 기단에서 발견됐다. 홍수에 떠내려 온 용머리를 성하리 주민들이 발견해 한동안 현풍천 돌다리로 사용하다가 관음사로 옮겨진 것이다. 이후 최근까지 용머리는 관음사 산신각 기단으로 사용되다가 올해 초 관음사 중창 때 법당 앞뜰로 옮겨졌다.

두 용머리를 비교해보면 빛깔이나 마멸상태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크기나 생김새가 똑같아 한 쌍의 용머리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용화사 전신인 쌍계사 시절 구천을 바라보며 불법을 수호하고 물을 다스렸을 한 쌍의 석조 용머리기단. 지금은 그리 멀지도 않은 거리를 두고 서로 이산가족이 되어 있다.


글·사진= 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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