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에 이런 기업이 .11] 루소, 폐플라스틱 재활용해 가전용 특수기능성합성수지 생산

  • 오주석,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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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0 07:20  |  수정 2021-06-10 08:49  |  발행일 2021-06-10 제13면
국내 대기업 1차 밴드·해외기업 납품
車부품·전기차배터리 제품도 상당수
지속적 투자로 매년 30% 이상 고성장
스타기업 선정·녹색에너지 대상 수상
수입 의존 첨가제·의료용 완제품 등
플라스틱 고부가사업에도 진출 추진

루소의 한 직원이 압출된 재활용 플라스틱의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폐플라스틱을 가공해 텔레비전, 냉장고, 에어컨에 쓰이는 특수기능성 합성수지를 만드는 기업이 경북에 있다. 영천에 본사를 둔 <주>루소는 플라스틱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균일하고 안정적인 물성을 가진 재활용 플라스틱을 꾸준히 생산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은 이미 전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 및 미국은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강제조항을 통해 전기·전자제품의 재활용 플라스틱 활용 비중을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국내에선 최근 LG전자가 환경의 날을 맞아 2021년형 사운드 바 전 제품에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루소 본사를 찾아 재활용 플라스틱 산업의 비전과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재활용 원료로 가전용 플라스틱 제작

루소는 업체로부터 공수해 온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를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재생산하는 회사다. 지난 8일 방문한 루소 생산라인에서는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의 컴파운드(배합·압출) 공정이 한창이었다. 직원들은 배합기에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와 첨가제를 투입한 뒤 화학적 공법과 기계적 압출을 통해 가전용 플라스틱 제품으로 탈바꿈해 나갔다. 고무줄처럼 길게 이어진 생산품들은 공정 과정을 거쳐 알갱이 크기의 펠릿(Pellet) 형태로 완성됐다. 김항성 루소 대표는 "여기서 생산된 재활용 플라스틱은 국내 대기업 1차 밴드 및 해외 기업에 주로 유통된다"며 "전자제품에 대한 재활용 플라스틱 사용 및 무독성, 난연 기능 추가가 의무화됨에 따라 최근 관련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한 달에 1천t 분량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다.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에 난연(難燃)·내열재 등 첨가제를 투입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특수기능성합성수지를 꾸준히 제작하고 있다. 생산품 중 텔레비전 등 가전제품에 투입되는 제품이 전체의 50% 정도를 차지하고 자동차 엔진 부품, 전기차 배터리 모듈에 쓰이는 제품들도 상당하다.

김 대표는 2009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 생산기술을 꾸준히 연마해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 현재는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로 가공해 총 90여 종류의 특수기능성합성수지를 제작할 정도로 성장했다. 김 대표는 "재활용 플라스틱이 기존 제품과 동일한 성능을 내기 위해선 부족한 성분을 첨가제로 보완해 주어야 한다"며 "보기에는 간단해 보일 수 있어도 원료의 미세한 농도·온도 차이에 따라 전혀 다른 제품이 생산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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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추출물 검사가 한창인 루소 연구소.

◆수입 비중 높은 첨가제 생산도 도전

루소는 별도로 마련된 연구소를 통해 고부가제품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인 환경 규제 강화와 폐플라스틱에 대한 환경문제가 대두되는 가운데 기존 방식에 일정 부분 한계를 느낀 루소는 이를 극복할 방안으로 화학적 재생 공법을 연마 중이다.

화학적 재생은 기계적 공법 대비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환경오염 또는 잔류물이 발생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날 방문한 연구소에는 플라스틱 물질에 대한 용해도(溶解度) 등 화학 데이터 분석이 한창이었다. 김 대표는 "석유로 플라스틱을 생산하듯이 폐플라스틱을 가지고 정제된 물질만을 추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해당 과정이 완성되면 수입 비중이 월등히 높은 첨가제 자체 생산에도 청신호가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개발로 꾸준히 인지도를 쌓은 루소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2015년 농기계 및 자동차용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를 개발한 이후 현재까지 회사 규모가 매년 30% 이상 커졌다. 지속적인 신소재 개발을 통해 기업경쟁력 강화는 물론 중국 및 베트남, 인도네시아 시장 개척을 통해 2019년 수출 100만불탑을 달성했고 영천시 스타기업에도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경북 스타기업인증 및 대한민국 녹색에너지 우수기업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영천시의 중소기업 혁신기술개발 지원사업을 지원받아 공장에 설치된 배합기를 최신화하고 경북테크노파크와 협업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항성 루소 대표는 "재활용 플라스틱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회사 설립 때부터 내·외부 연구소와 꾸준한 공동연구를 진행해 왔다"며 "지금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향후 플라스틱 산업의 고부가사업인 참가제 생산과 메디컬 의료용 완제품 제작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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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 기자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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