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려나"…저기압땐 관절 부풀어 신경통 심해져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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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5   |  발행일 2021-06-15 제16면   |  수정 2021-06-15 07:56
장마철 어르신 관절염 관리
에어컨 찬바람에 힘줄 경직되거나
관절액 점도 낮아져 통증 심해지기도
아프다고 계속 누워있기만 하면 안돼
가벼운 운동으로 영양 공급 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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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마 시작은 제주가 오는 19~20일, 남부지방은 23~25일, 중부지방은 24~25일이 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했다. 단순히 비가 와서 불편한 것과 달리 관절염이나 신경통으로 힘들어 하는 이들에게 장마는 두려운 존재다.

전문의들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관절염이나 신경통을 지병으로 가진 경우 겨울철에 증상이 악화된다. 하지만 여름철, 특히 고온 다습하고 비가 자주 내리는 장마철도 마찬가지다. 날씨가 흐려지면 어르신들은 "아이고 다리야. 허리가 쑤신다. 비가 오려나"라고 말하고, 실제로 비가 내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어르신의 일기예보 정확성은 결국 비가 오기 전에 지병인 관절염 증상의 악화 덕분(?)이다.

◆장마철, 관절염과 신경통 악화 이유는

의학적으로 보면 기온이 내려가거나 날씨가 흐린 날에는 관절염이나 신경통이 악화된다. 아직 완전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의학적으로는 그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장마철이 되면 대기 환경은 저기압이고 상대적으로 관절 안은 고기압이 되므로 관절이 팽창하게 되어 통증이나 부기가 증가한다 △관절 안의 특수한 조직이 저기압일 때 통증을 더 느끼도록 되어있다 △기온이 내려가거나 날씨가 흐려지면 관절액의 점도(끈끈한 정도)는 떨어지게 된다 등이다. 관절액은 관절 안에서 뼈와 뼈 사이를 매끄럽게 하는 윤활유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데, 흐린 날의 저기압 때문에 관절액의 점도가 떨어져서 윤활유 역할을 제대로 못하게 되어 관절을 잘 움직이지 못하고 뻑뻑하게 되면서 통증이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장마철 관절통이나 신경통이 심한 어르신들이 조금이라도 통증을 줄이고, 고온 다습한 여름철을 잘 지내기 위해서는 우선 관절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하면 관절의 부기가 어느 정도 가라앉고 혈액순환도 좋아져 관절통이나 신경통 증상이 완화된다. 아침저녁으로 따뜻한 물에 손발을 담그거나 반신욕을 하는 것도 좋다. 반면 장마철 후텁지근한 날씨에 에어컨을 너무 세게 작동시켜 관절을 차가운 공기에 노출시키면 안 된다. 냉방이 지나치면 관절주위의 근육이나 힘줄이 경직되어 관절통이 아주 심해지기 때문이다.

관절이 아프다고 해서 누워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 관절은 어느 정도 활동해줘야 영양공급이 되어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고 관절을 구성하는 물렁뼈는 관절 움직임에 의한 압력 차이로 영양 공급을 받는다. 그런 만큼 비가 잠시 그친 틈이나 비 오는 날에는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운동으로 관절액의 윤활을 시켜주는 것이 좋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상황에서 축구, 테니스 등의 과격한 운동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유산소 운동인 걷기운동 정도가 적당하다. 가장 좋은 걷기 운동 방법은 하루에 30~40분 정도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걷고, 무더운 낮 시간보다 아침이나 저녁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운동 횟수도 너무 자주 하기보다 일주일에 4~5회 정도가 적당하다.

◆생활 속에서도 조심해야

나쁜 자세나 습관은 관절에 부담을 줄 수 있다. 계단 오르내리기,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등은 피하고 일할 때는 되도록 서서 하기보다 앉아서 하는 게 좋다. 쿠션이 많은 낮은 소파보다는 되도록 딱딱하고 조금 높은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관절 건강에 좋다. 의자에서 일어설 때는 관절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엉덩이를 의자 끝부분으로 이동시킨 후 의자 팔걸이에 두 손을 지탱하면서 일어설 필요가 있다.

영양도 챙겨야 한다. 영양 결핍은 뼈와 관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관절에서 제일 중요한 물렁뼈 손상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비타민 C, 비타민 E, 베타카로틴, 셀레늄과 같은 항산화 영양소가 많이 함유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골절의 주된 요인인 골다공증을 예방하기 위해 칼슘과 비타민 D가 부족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과도한 카페인과 술, 담배는 되도록 삼가야 한다.

여름 장마철의 또 하나의 복병은 낙상. 실내 습도도 높아 거실이나 방바닥도 미끄럽기 때문이다. 젊은 층은 상관없지만 뼈와 근력이 약하고 관절통, 신경통이 있는 어르신의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뼈가 약한 어르신들은 낙상하면 엉덩이뼈, 척추뼈, 손목뼈 등이 쉽게 골절되고 회복도 어려워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통증 때문에 아예 움직이려 하지 않아 피부에는 욕창이 생기고 심장은 더 약해진다. 여기에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가래를 뱉어내거나 기침을 자주 해줘야 하는데 기침 때마다 골절 부위가 울려 아픈 탓에 기침으로 가래를 뱉어내지 못해 폐렴이 오기도 한다.

즉 노인골절을 방치하게 되면 욕창, 폐렴, 영양실조라는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결국에는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통계학적으로 노인 뼈가 부러지면 1년이면 25%가 사망하고, 다행히 사망하지 않더라도 살아남은 환자의 50%는 휠체어 신세나 누워지내는 상태가 된다.

계명대 동산병원 민병우 교수(정형외과)는 "낙상으로 인한 노인골절의 위험성을 알고 철저히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구성원들은 외출 후 귀가할 때 되도록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집안으로 들어가도록 하고, 마룻바닥에 물기가 있으면 즉시 훔치고, 되도록이면 습기가 없도록 말리는 것이 좋다"면서 "외출 시 어르신들의 지팡이 등 보조기구를 준비해 넘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지팡이 끝도 미끄럽지 않도록 조치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상생활 속 노력과 더불어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장마철에는 비가 내리는 중간중간 아주 고온 다습한 상태가 지속된다. 이 경우 불쾌지수가 높아 사소한 언쟁이 주먹다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름철은 노출이 많아 간단한 신체 접촉이나 가벼운 몸싸움으로도 쉽게 다칠 수 있다. 따라서 불쾌지수가 높은 여름 장마철에는 되도록이면 서로 언쟁을 피하는 것이 좋다.

민 교수는 "바른 생활습관과 적절한 영양섭취, 가벼운 운동과 긍정적인 마음이 짜증나고 힘든 장마철에 내 관절의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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