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대구시 달성군 죽곡리 모암봉 윷판형 암각화, 과연 선사시대 유적일까?

  • 송은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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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6-14   |  발행일 2021-06-16 제12면   |  수정 2021-06-15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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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암봉에서 강정마을로 향하는 등산로에 윷판형 암각화가 자리해 있다.


지난 13일 오후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뒷산 모암봉을 찾았다. 모암봉 정상 아래에 있다는 두 개의 윷판형 암각화를 보기 위해서였다. 암각화는 모암봉 8부 능선 각기 다른 두 곳의 등산로 바닥 암석 표면에 한 개씩 새겨져 있었다. 두 암각화는 각각 지름이 약 30㎝, 40㎝로 모양은 지금의 윷판과 정확히 일치했다. 주변에는 선사시대 유적으로 추정되는 또 다른 유적들이 산재해 있었다. 바위에다 성혈이라 불리는 동전 크기만 한 홈을 여러 개 판 성혈바위와 북두칠성을 새겨 넣은 성혈바위도 있었다.

울산대 반구대암각화유전보존연구소에서 발간한 '한국의 윷판 암각화'에 의하면 윷판형 암각화는 북극성, 북두칠성 운행과 관련 있는 선사시대 유적으로 국내에 85곳 281개 유적이 있다고 한다. 특히 윷판형 암각화는 별자리를 관측해 암각화 한 것으로 세계적으로도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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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암봉에서 전망대로 향하는 등산로에 윷판형 암각화가 자리해 있다.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라이터를 올려두었다.


윷판형 암각화는 고인돌 상석, 들판 너럭바위, 산 정상부 암석지대 등에서 발견되는데, 특히 강이나 하천이 잘 내려다보이는 산 정상부 암석지대에 많이 남아 있다. 이러한 까닭에 윷판형 암각화를 풍요를 기원하는 농경문화 제의공간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동시에 우리 고유 민속놀이인 윷놀이 기원을 찾는데도 중요한 유적으로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취재 중 만난 지역 주민들 중에서 윷판형 암각화를 눈여겨보는 이는 없었다. 죽곡리에서 나고 자랐다는 한 주민은 "어릴 적 친구들과 소 먹이러 산에 올랐다가 이 윷판을 이용해 놀이를 했다"며 "그렇게 오래된 것이라고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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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암봉에서 전망대로 향하는 등산로에 윷판형 암각화가 자리해 있다.


과거 죽곡리 윷판형 암각화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 적이 있는 청림문화유산연구소 박승규 소장은 "학계에서는 죽곡리 윷판형 암각화를 주변에 산재한 고분·산성·성혈바위 등과 함께 선사시대 유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죽곡리 윷판형 암각화를 제보한 불교석조유물애호가 임병기씨는 "대구에서 완벽한 형태로 발견된 윷판형 암각화는 이곳이 유일하다"며 "관계기관에서 나서 문화재 등재나 보호조치를 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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