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들어 걱정…걱정하다 불면 "애쓰지 않아야 숙면합니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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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7   |  발행일 2021-07-27 제16면   |  수정 2021-07-27 07:56
인구의 30~50%는 불면증 겪어…이 중 10~15%는 일상생활에 악영향
술 의지하면 잠에 빨리 들어도 수면 질 떨어지고 위식도역류 가능성
잘 땐 시계 보지 않게 치워야…심하면 의사 상담 후 약 먹는 것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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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인생의 3분의 1 또는 4분의 1을 잠으로 보낸다. 이렇기에 잠자는 시간을 아깝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지만 밤에 잠을 충분히 자야 몸과 마음이 휴식을 취하게 된다. 또 뇌가 낮에 한 일들을 잘 기억할 수 있게 하고 신체 건강도 유지할 수 있다.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몸과 마음이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건강마저 위협받게 된다. '수면장애'는 여러 가지 이유로 잠을 잘 못 자는 질환이다.

◆수면장애란

수면은 일정시간 몸과 마음의 활동을 쉬면서 의식이 없는 상태가 자연적·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것이다. 수면을 취하는 동안 몸의 감각이 억제되고 자발적인 움직임이 감소하게 된다. 또 주변 환경과 자극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게 된다.

이런 수면단계를 분석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시행한다. 뇌파와 함께 눈 운동 및 턱근육의 움직임을 토대로 수면의 단계를 정하기 위해 코에는 공기흐름을 측정하는 센서를, 손가락에는 혈액 내 산소수치가 적절하게 유지되는지를 측정하는 센서를 붙인다. 호흡 노력을 측정하기 위해 가슴과 복부 쪽에 밴드를 부착하고 다리 움직임을 기록하는 센서도 부착해 수면을 분석하게 된다.

수면의 단계는 각성과 수면으로 구분된다. 각성은 깨어 있는 상태이고, 수면은 빠른 눈 운동인 렘(REM-Rapid Eye Movement)의 여부에 따라서 렘수면과 비(非)렘수면으로 나뉘게 된다. 비렘수면은 빠른 눈 운동이 없고 근육긴장도가 떨어지면서 뇌파가 느려진다. 반면 렘수면은 눈운동이 빠르면서 근육 긴장도가 떨어지거나 없고 다양한 빠르기의 뇌파를 보인다. 비렘수면은 신체의 스트레스 해소와 피로 회복의 역할을 하고 렘수면은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와 뇌를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 만큼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이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근골격, 심폐, 뇌, 위장관 등 각종 장기의 질환을 초래할 수 있고 고혈압, 당뇨, 심장병, 뇌졸중 같은 혈관질환이 증가하게 된다.

◆수면장애의 종류는

수면장애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불면증은 전체 인구의 30~50% 정도, 이 중 10~15% 정도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느낀다. 이런 불면증은 1차 불면증과 2차 불면증으로 나눌 수 있다. 1차 불면증은 △3개월 이내 갑자기 심한 스트레스 요인이 생겨 발생하는 '급성 불면증'과 함께 대부분 정신생리불면증이라고 불리는 '만성 불면증'을 호소하게 된다. 정신생리불면증은 잠을 청하면 과다한 각성이 생기고 온갖 잡념이 들어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이런 탓에 노력해도 못 자고 이에 대한 걱정으로 더 잠을 못 자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2차 불면증은 불면증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를 말한다.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같은 정신질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내·외과적 질환, 약물에 의한 부작용, 그리고 다른 수면장애에 동반되는 불면증이 여기 속한다. 2차 불면증은 원인을 교정해 주지 않으면 치료하기가 어려워 원인 파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 술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술을 마시면 진정효과로 잠들기까지의 시간이 짧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위식도역류 같은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또 기초체온을 증가시켜 잠을 유발하는 멜라토닌 분비를 저하시켜 장기적인 관점에서 불면증을 악화시킨다.

또 다른 수면장애 중 하나는 '폐쇄 수면무호흡장애'다. 수면 관련 호흡장애 중 가장 대표적인 폐쇄 수면무호흡장애는 수면 중에 반복적인 상기도 폐쇄로 무호흡이나 저호흡이 생기는 질환으로 한국 성인남자는 4.5%, 여자는 3.2% 정도의 유병률을 가지고 있다. 본인은 잘 인지하지 못하지만 자다가 숨이 막히거나 코를 골아서 배우자 등 주변 사람에 의해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발병 위험요인으로 비만, 턱이 작거나 목이 짧고 두꺼운 경우, 남성, 고령자, 음주 등이고 여성은 폐경 후 잘 생길 수 있다. 폐쇄 수면무호흡장애는 고혈압을 악화시켜 심·뇌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폐쇄 수면무호흡 장애의 수면다원검사는 임상증상(주간졸림, 코골이, 수면무호흡, 자다가 자주 깨는 증상) 중에서 한 가지 이상이 있고 말람파티 점수 3~4단계 (입을 벌렸을 때 목젖이 거의 안 보이는 해부학적 구조)이거나 기저질환 (고혈압, 당뇨, 심뇌혈관질환, 비만)이 있으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비강지속 기도양압으로, 건강 보험이 적용된 덕분에 한 달에 2만~4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이용할 수 있다.

한국 인구의 약 4~8%에서 발생하는 '하지불안증후군'도 잠을 못 이루게 하는 것으로 여성과 노인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특히 임신이나 만성신부전, 철결핍성 빈혈처럼 철분이 부족한 상황에서 잘 생긴다. 자려고 하면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충동이나 불편감, 이상감각(바늘로 찌르는 느낌, 벌레 기어가는 느낌,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게 된다. 이럴 경우 잠자리를 시원하게 해주고 샤워, 족욕, 스트레칭, 마사지 등을 해주거나 적당한 운동을 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이외에도 갑자기 참을 수 없는 졸음이 반복돼 말 하거나 밥 먹는 중에 쓰러져 잠이 드는 등의 기면병(과다졸림증)도 있지만 유병률은 동서양을 합쳐도 0.2% 미만으로 굉장히 드물다.

배성윤 대구파티마병원 신경과장은 "현대인들은 스마트폰을 많이 이용하고 늦은 밤 커피, 음주, 야식을 먹는 습관이 있는데 이것만 피하더라도 불면증 개선에 많은 도움이 된다"면서 "불면증 약에 대해 지나친 의존은 주의해야 하지만 잠을 너무 못 자서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라면 의사와 상담해 적절하게 약을 먹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 더 낫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배성윤 대구파티마병원 신경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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