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피스트를 지배한 한국 남자 사브르, 그 중심엔 대구 출신 구본길 있다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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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7-28   |  발행일 2021-07-29 제19면   |  수정 2021-07-29 07:17
한국, 이탈리아 45-26으로 꺾고 올림픽 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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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본 지바의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한국과 이탈리아 결승전에서 한국 구본길이 득점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가 '피스트(경기대)'를 완벽히 장악하며 올림픽 단체전 2연패를 달성했다. 그 중심엔 대구 출신 구본길(32·국민체육공단)의 활약이 있었다.

구본길, 김정환(38·국민체육진흥공단), 오상욱(25·성남시청), 교체선수 김준호(27·화성시청)로 구성된 한국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은 28일 오후 7시 30분부터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단체전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만나 45-26의 압도적인 실력 차로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오성중-오성고를 졸업한 대구 토박이 구본길은 2연패 달성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 멤버이자 2010 광저우부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개인전 3연패를 달성한 한국 펜싱계의 대들보 구본길은 이번 올림픽 개인전 첫 경기(32강)에서 탈락해 흔들릴 법도 했지만, 단체전에서 큰 힘을 보탰다.

그는 이탈리아와의 결승에서 세 차례 피스트에 올라 각각 5-2, 5-4, 5-3로 상대를 꺾어 한국의 리드를 안정적으로 지켰다. 앞서 준결승 독일전에선 경기 초반 11-15로 밀리던 중 4라운드에 나서 라운드 점수 9-3으로 크게 앞서며 합계 점수 20-18, 리드를 가져오며 결승행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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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일본 지바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남자 펜싱 사브르 단체전 한국과 이탈리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구본길과 김정환, 오상욱, 김준호는 결승에서 이탈리아를 일방적으로 몰아세웠다.

첫 번째 주자로 나선 대표팀 맏형 김정환이 라운드 점수 5-4로 '에이스' 오상욱에게 차례를 넘겼다. 192㎝ 장신의 오상욱은 큰 키와 긴 팔다리를 바탕으로 한 위력적인 공격을 펼치면서 라운드 점수 5-0, 합계 점수 10-4로 2라운드를 끝냈다.

3라운드엔 컨디션이 좋은 구본길이 나섰다. 구본길은 2점을 먼저 내줬지만, 비디오판독을 요청하며 상대 흐름을 끊었고 연달아 5점을 가져왔다. 이어 김정환이 단 1점만 내주는 노련한 경기력으로 합계 점수 20-7로 4라운드를 마쳤다.

5라운드와 6라운드 다시 한번 피스트에 오른 구본길과 오상욱은 이탈리아 선수들의 반격에 살짝 고전했다. 구본길은 4실점, 오상욱은 6실점 했지만 금세 흐름을 되찾으면서 라운드를 가져왔다.

구본길의 7라운드 이후 35-20으로 여유 있는 리드를 유지한 가운데 8라운드 한국 대표팀은 김정환을 대신해 김준호가 나섰고, 김준호마저 압도적 경기를 펼치며 40-21, 더블 스코어 가까이 벌려 한국은 완전히 승기를 잡았다.

금메달을 확정 짓기 위해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오상욱은 초반 5연속 실점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이미 점수차가 너무나도 컸다. 오상욱은 침착한 모습으로 최종 점수 45-26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가져왔던 한국은 9년 뒤 도쿄에서 2연패를 이뤄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땐 종목 로테이션으로 남자 사브르 단체전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은 이번 대회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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