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탐방 때 마음담은 선물 배송으로 인성교육…의성 구천초등 마을우체국 체험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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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2 08:02  |  수정 2021-08-02 08:13  |  발행일 2021-08-02 제15면
닭 키워 얻은 달걀 친구들에 보내
단순체험 넘어선 전인교육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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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 구천초등 학생들이 지난 한 해 동안 키운 토종닭이 낳은 계란을 외지 친구들에게 보내기 위해 정성스럽게 포장하고 있다. <의성교육지원청 제공>

AI 기술이 흘러넘치면서 IT 분야에 대한 교육이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전인교육의 가치를 놓치지 않고 실천하는 초등학교가 있어 눈길을 끈다. 화제의 학교는 경북 의성 구천초등학교다.

구천초등은 전교생이 7명으로 3·4·5학년 3개 학급으로 운영 중인 전형적인 농촌 소규모 학교다. 자연히 교사들은 학생 개개인의 생활습관에서부터 특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맞춤형 교육이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실제 구천초등은 소규모 학교만이 누릴 수 있는 특성이 각종 교육 프로그램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진행한 '마을 우체국 탐방 및 달걀 교류 프로그램'이 좋은 예다.

마을 공동체 시설 중 하나인 구천우체국을 탐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직원과 인터뷰를 통해 △우체국의 역할 △우편의 종류 △배송에 드는 경비와 시간 △지역을 위한 우체국의 가치 등을 조사하고, 자신들의 우편물 배송을 직접 의뢰하는 과제 수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이 체험학습을 통해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핵심 가치는 경북도교육청의 지원으로 교류 중인 봉화 춘양초등(5학년1반)과 구미 문장초등(〃)·의성 안평초등(6학년1반) 친구들에게 보낸 택배 속에 담겨 있다.

이날 구천초등 학생들이 외지 친구들에게 우정의 편지와 함께 보낸 선물인 유정란(20여개)은 지난해부터 직접 키운 토종닭이 낳은 알이다.

우체국의 역할과 기능에 대한 탐방 수준에 그칠 수 있는 체험학습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정성을 담은 선물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친구들에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인성교육을 더한 셈이다.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학교 앞에 있는 우체국이 주민들의 편리한 생활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됐다"면서 "그동안 인터넷으로 교류했던 친구들이 우리가 직접 보낸 선물을 받고 좋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성만 구천초등 교장은 "우체국 탐방은 마을 공동체의 가치를 이해하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스스로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쌓는 좋은 기회가 된다"면서 "특히 사이버공간에서만 교류하던 또래 친구들에게 직접 키운 토종닭이 낳아 준 달걀과 마음을 담은 편지를 함께 보내는 등의 과정을 통해 인성도 함께 배양하는 기회로 모자람이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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