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이 된 반려동물...화분장(花盆葬)으로 '또 다른 동행' 창출

  • 오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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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12   |  발행일 2021-08-12 제13면   |  수정 2021-08-12 09:46
[대구경북 이색 스타트업] 반려동물 장례대행업체 '굿바이마이프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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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반려동물과 마지막을 함께하는 장례대행서비스 산업이 각광받고 있다. 굿바이마이프렌드 제공

바야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다. 댕댕이, 냥집사 등 반려동물을 지칭하는 단어가 익숙할 정도로 반려동물은 우리 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최근 KB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1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기르는 '반려 가구'는 지난해 말 기준 604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9.7%를 차지한다. 반려인은 1천448만명으로 '반려인 1천 5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 4명 중 1명은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반려동물의 마지막을 함께하는 반려동물 장례대행 서비스 산업이 주목받고 있다.

 

대구 소재 '굿바이마이프렌드(Goodbyemy freind)'는 기본적인 장례서비스는 물론 화장한 반려동물의 유골을 반려식물로 재탄생시키는 '화분(花盆)장'을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회사다. 최근 창업에 성공한 하지연·배진의 굿바이마이프렌드 대표를 만나 반려동물 장례대행 서비스의 역할과 앞으로의 각오 등을 들어봤다.


▶대구에서 반려동물 장례대행 서비스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대구는 서울, 경기와 함께 반려동물 인구가 많은 도시로 손 꼽히지만 가족과 마찬가지인 반려동물의 장례 서비스 및 인식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현행 동물보호법에서 정한 동물 사체 처리 방법은 사체를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거나 안락사한 사체를 의료폐기물로 처리하거나, 화장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여전히 인근 뒷산에 사체를 묻는 등 불법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아직 반려동물장례에 대한 인지, 특히 '대행'은 생소한 서비스로 인식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복지가 향상되고 있는 만큼 향후 사업성을 보고 반려동물장례대행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서비스는 어떻게 진행되는가.
"사람과 마찬가지로 상담 접수가 시작되면 반려동물장례지도사가 현장에 도착해 반려동물의 사체를 주무르고 한지로 감싼 뒤 임시 운구함에 보존하여 전용 차량에 싣고 의전 한다. 반려동물 화장은 지역 인근에 위치한 농림축산식품부 정식 장례 허가업체와 제휴하여 프리미엄으로 진행되며 보호자 동행 시 장례 과정 및 추모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다. 비(非)동행 시에는 모든 장례 절차 및 진행 과정을 카메라로 촬영하여 보호자에게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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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연 굿바이마이프렌드 공동대표가 반려동물 화분(花盆)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굿바이마이프렌드는 화분장을 전문으로 수행한다고 들었다. 일반 화장과 어떻게 다른가.
"사람의 1년은 애견의 7년과 같다는 말이 있다. 이는 반려인이 애견의 유족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필연적 구조가 된다. 가족을 떠나보낸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 고안한 것이 유골을 활용한 화분장이다. 리움(Re-womb)으로 정의한 화분장은 무지개 다리를 건넌 애견과의 또 다른 동행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화분은 앞으로 함께할 나무 등 반려식물과 애견의 유골함을 한 세트로 구성해 제공된다. 유골함은 옥수수 전문으로 제작된 만큼, 약 1년 정도가 지나면 유골은 다시 자연으로 되돌아가 떠나간 가족들과 영원히 함께하게 된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대비하는 반려인의 자세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나이가 들면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등 다앙한 변화가 나타난다. 노령견에게 가장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변화는 활동량 감소로 반려견이 함께 산책을 나가면 걷지 않으려 하거나, 누워 있거나 자는 시간이 늘어난다. 또한 털의 윤기가 눈에 띄게 감소하고 피부에 검버섯이 나기도 한다. 이에 동물병원을 찾는 횟수가 증가하고 신경을 써야 할 부분도 평소보다 늘어나 반려인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과거의 행복한 시간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함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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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연(왼쪽)·배진의 굿바이마이프렌드 공동대표가 반려 동물 장례 운구함을 들고 서 있다.
▶생소한 반려동물장례서비스가 지역에 정착하기 위한 향후 과제는.
"동물보호법이 권장하는 사체 처리 방법 중 화장은 가장 위생적인 방법이지만 국내 반려동물 화장률은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유기견의 경우 대부분 폐기물 처리돼 안타까움을 더 한다. 반려동물은 가족과 마찬가지인 만큼 관련 위상이나 대우도 사람과 비슷하게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지역에는 아직 칠성 개고기 시장이 위치할 정도로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반면, 전북 임실군은 국내 첫 공공 반려동물 장묘시설인 '오수 펫 추모공원'을 설립하는 등 반려동물 산업을 지역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고 관련 인프라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려동물 화장을 당연한 절차로 생각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지자체 및 시민들의 인식 개선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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