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뉴스] 청도 각남면서 서각으로 인생 2모작 꽃 피우는 하광원씨

  • 이외식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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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8-09   |  발행일 2021-08-11 제12면   |  수정 2021-08-10 08:31
서울 금융기관 정년퇴임후 2010년 귀향
아담한 예술공간 개설
자신의 서예와 서각 및 사진 작품 전시
하광원씨
경북 청도군 각남면 청함산 기슭 함박마을에서 서각을 새기면서 인생 2모작의 꽃을 피우는 귀향인 하광원씨.


경북 청도군 각남면 청함산 기슭 함박마을에서 서각으로 소담한 꿈을 새기면서 인생 2모작의 꽃을 피우는 귀향인 하광원(70)씨.

서예로 마음을 다스려 서각으로 정제(整齊)된 마음을 새기면서 유유자적한 삶으로 제2의 인생을 즐기는 한 귀향인의 오붓한 꿈이 함박꽃처럼 피어났다.

청도군 각남면 함박리는 화악산 자락에 자리한 고풍스러운 마을이다. 누대에 걸쳐 살아온 조상의 얼이 서려 있는 고향 땅으로 만시지탄(晩時之歎)의 그리움을 삭이면서 귀향한 하씨는 50여 년 전 고향을 떠나 서울 금융기관에 근무하면서 지점장 등으로 정년퇴임하고 2010년 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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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광원씨의 서각 작품들.


먼저 선영에 들러 조상께 귀향 인사를 올리고 그동안 객지생활로 인해 서먹했던 일가친지들과 소원했던 관계부터 회복하고 본격적인 귀향살이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더불어 바쁜 직장생활 때문에 미뤄왔던 취미생활과 가슴속에 꿈틀거리며 숨겨뒀던 예기(藝技)를 다시 끄집어내 다듬어면서 나름 인생 2모작의 꽃을 피우기 위해 분주한 귀농일기도 시작되었다고 한다.

2012년 '청함아틀리에'란 아담한 예술공간을 개설해 서예작업실, 서각작업실 공방과 스튜디오 전시실을 갖추고 서예와 서각작품 및 출사해 찍은 사진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쉼터인 청함정과 내방객을 맞을 작은 정원도 꾸며 놓아 정자, 연못, 대숲길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후원에는 지금 복숭아가 한창 붉게 익어가고 있어 가히 무릉도원이라 불릴만 하다.

청함이란 당호는 그의 아호인데, 청도의 맑을 청(淸)자와 함박마을의 함(咸)자를 빌렸다 하니 그의 아호에서부터 진한 고향사랑이 묻어난다. 그는 당초 전문적인 아티스트는 아니지만 타고난 예술적 소양과 손재주가 합해져 절차탁마(切磋琢磨)한 노력의 결실이 지금은 장인의 범주에 근접하고 있다.

서예작품은 한국미술협회 서예공모전에서 7회나 입선한 경력을 포함해 한국-우즈베키스탄 문화교류전 등 다양하게 출품도 했다. 서각작품은 한국서각대전과 국제각자교류전에 출품, 수차례 특선 등을 하면서 한국서각협회 정회원으로 초대작가로도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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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광원씨가 서각 작품을 새기고 있다.


조탁(彫琢)된 서각작품 몇몇 점은 미술관 현판을 비롯해 사찰의 대웅보전 편액, 사찰 다원, 문중 재실, 개인사저 농장 등에 헌정하기도 했다. 또한 재능봉사에도 매우 적극적이어서 고유문, 상량문, 기념문 등과 가훈 써주기 청도향교 서예반 지도교수를 포함한 다양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현재 신아일보 논설위원, 수원법원조정위원 등으로 위촉돼 있으며 청도귀농연합회 감사로도 활동 중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스스로가 넉넉하다고 여기면서 비움의 미덕으로 맑게 사는 그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한송(閑松) 시인의 '화융당기' 헌시가 그의 아틀리에를 꽉 메우면서 은은한 향으로 실려 나간다.

"산자수명한 경상도 청도땅 함박마을 을미 여름에 이곳에 들렀다. (중략) 멀리 동창은 푸른 머리카락을 풀어 면면히 흐르고 화악(華嶽)은 너른 가슴을 열고 멈춘 곳. 바른 스승 한 분, 친구 열 책 백 권이면 장부가 부러울 게 무엇이더뇨.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아니더뇨…."
글·사진= 이외식 시민기자 2whysik@n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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