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대 여제 탄생"...US오픈테니스 정상 오른 라두카누, 예선부터 무실세트 우승

  • 최시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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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2   |  발행일 2021-09-13 제22면   |  수정 2021-09-13 07:52
TENNIS-US-OPEN-2021
엠마 라두카누가 12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 여자 테니스계의 새 역사가 쓰였다. 19세의 엠마 라두카누(150위·영국)가 US오픈 테니스 대회 예선 통과 선수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라두카누는 1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서 레일라 페르난데스(73위·캐나다)를 1시간 51분 만에 2-0(6-4 6-3)으로 제압하고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라두카누와 페르난데스의 대결은 '10대 대결'로 이목을 끌었다. 2002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만나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US오픈은 1999년 세리나 윌리엄스와 마르티나 힝기스의 맞대결 이후 22년 만에 10대 선수 간의 결승 맞대결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우승 후보를 차례대로 격파하고 결승에 오른 페르난데스도 자신감이 한껏 올라 있었다. 하지만, 예선 3경기까지 더 치르며 체력이 빠져있을 것으로 예상되던 라두카누는 예상을 뒤엎고 강력한 공격으로 페르난데스를 괴롭혔다. 양쪽 구석을 노리는 정교하면서도 호쾌한 샷이 절묘하게 라인 끝에 떨어지면서 착실히 점수를 챙겼다.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으며 자신의 서브 게임을 내주지 않던 두 선수는 1세트 라두카누가 5-4로 앞선 페르난데스 서브 게임 때 첫 브레이크가 나오면서 라두카누가 6-4로 세트 포인트를 챙겼다.

라두카누는 2세트 게임 점수 5-2로 치고 나갔다. 그러나 페르난데스도 호락호락하게 당하진 않았다. 페르난데스 서브 게임에서 3차례 듀스를 만든 끝에 내주면서 5-3이 됐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30-40으로 뒤진 상황에서 리시브를 위해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쪽 무릎에 상처가 나기도 했다.

응급처치를 받은 라두카누는 금세 안정을 찾았고, 2차례 듀스 끝에 챔피언십 포인트를 마주했다. 라두카누는 호쾌한 서브에이스를 꽂아 넣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라두카누는 1999년 US오픈 세리나 윌리엄스(17세 11개월) 이후 가장 어린 우승자의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 2004년 윔블던 대회에서 마리야 샤라포바(17세) 이후 최연소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우승자 기록도 썼다. 영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1977년 윔블던에서 버지니아 웨이드 이래 44년 만이다.

라두카누는 최연소 타이틀 외에도 여러 진기록을 남겼다. 메이저 대회 남녀 단식을 통틀어 사상 처음으로 예선 통과자가 우승을 차지하는 새 역사를 만들었다. 특히, 예선 3경기와 본선 6경기에서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고 승리하는 '무실세트' 기록을 이어왔고, 마지막 결승에서도 2-0 압승을 거두며 무실세트 우승을 완성했다.

라두카누는 우승 상금 250만 달러(약 29억2천500만 원)를 차지하게 됐다. 세계 랭킹도 30위 안쪽으로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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