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성조숙증…코로나로 늘어난 '소아비만' 성조숙 부른다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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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9-14   |  발행일 2021-09-14 제17면   |  수정 2021-09-14 08:50
2차 성징, 여 8세·남 9세 이전 관찰되면 의심
만 5~6세 이전 진단땐 뇌종양이 원인일 수도
식이조절·운동으로 체중관리 무엇보다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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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외부 활동이 줄면서 불어난 살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성장기 자녀를 둔 부모의 고민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비만이 성조숙증을 불러오고, 결국 키 성장에도 장애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걱정 때문이다. 학교 수업을 제외하고는 집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신체 활동은 줄어든 대신 배달 음식 등을 자주 먹다 보니 살이 찌는 경우가 늘었고, 이런 탓에 2차 성징이 또래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성조숙증 검사를 위해 병원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문의들은 전했다. 성조숙증으로 치료받은 환자들은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성조숙증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2007년에 비해 2017년 무려 12배 이상으로 늘었고, 2014년에서 2018년까지 5년간 성조숙증으로 진단받은 아동은 4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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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

◆비만과 함께 찾아오는 성조숙증

13일 전문의들에 따르면, 또래보다 키가 작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아이를 진료해보면,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질 가능성도 높게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여자는 만 10~11세에 가슴이 발달하고, 남자는 만 11~12세에 고환 크기가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춘기 발달이 여자아이는 8세 이전, 남자아이는 9세 이전에 관찰될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하게 된다. 성조숙증인 아이는 성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면서 성장을 촉진해 성장판이 조기에 성숙하고 빨리 닫히게 된다. 이런 탓에 성조숙증인 아이는 초기에는 성장 속도가 빨라 또래보다 키 성장이 좋은 것 같지만, 키 크는 기간이 줄어들어 성인이 됐을 때의 키가 작을 확률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성조숙증은 특별한 발병 원인을 찾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다. 여아에서는 90%, 남아에서 50~80% 정도가 특별한 발병 원인 없이 생긴다. 이외의 경우 여러 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유전적인 원인이 50~70% 정도, 환경적인 인자가 30~50%일 것으로 의료계는 추정하고 있다.

소아비만은 성장을 방해하고 성조숙증과 관련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소아의 경우 표준성장도표를 이용해 BMI 85~95 정도면 과체중, BMI 95 이상이면 비만으로 진단한다. 지방 세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성호르몬을 자극하는데, 비만으로 체지방이 많아지면 성호르몬 분비가 늘어나거나 분비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성조숙증이 올 수 있다. 그런 만큼 비만인 아이가 성조숙증까지 있다면 예상되는 최종 성인 키는 더 작아질 수 있는 만큼 일찍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이 저신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적절한 약물로 치료하면 성호르몬의 작용을 억제해 성인 키 손실을 적게 해 줄 수 있다. 성조숙증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를 보면 적절한 시기에 성조숙증 치료를 제대로 받았을 경우, 평균적으로는 3~5㎝ 가량 더 자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치료에 나서야 효과적

성조숙증은 너무 늦게 치료를 시작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 성조숙증으로 성인 키 손실이 예상되거나 초경이 지나치게 빨라질 것이 예상되면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의들은 권했다. 치료가 필요하면 바로 시작, 일정 기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좋다.

다만 그 이전에 성조숙증 호르몬 치료 효과에 대해 명확히 이해하고 치료를 결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조숙증은 특별한 원인 없이 나타나는 특발성 성조숙증이 흔하지만, 심각한 질환에 의해 성호르몬이 조기에 분비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필요한 검사를 해야 한다. 너무 어린 나이인 만 5~6세 이전에 성조숙증이 진단된 경우는 뇌에 있는 종양이나 낭종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또 결절성경화증이나 신경섬유종 등의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도 MRI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남자아이가 성조숙증으로 진단되면 반드시 MRI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성조숙증은 저신장 외에도 여자의 경우 초경이 빨라짐에 따라 일부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호르몬 노출 기간의 증가로 성인이 된 후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의 발생을 높일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그런 만큼 아이의 균형 잡힌 성장을 위해서는 성조숙증을 불러올 수 있는 비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아 비만은 성인까지 지속되는 경우가 많고 고혈압, 당뇨, 심장혈관 질환과 같은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어린아이 시절부터 이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이와 함께 바른 성장을 위해서는 영양교육을 통한 식이조절과 매일 30분 이상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하루 8시간 이상 잠자기 △하루 30분 운동하기 △스마트폰 사용 줄이기 △하루 30분 햇볕 쬐기 △하루 세끼 꼭 먹기 등을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성조숙증으로 진단될 경우 3~6개월 간격으로 주기적인 관찰과 함께 심리적인 안정, 성 발달에 대한 교육과 준비를 해주면서 지켜보게 된다. 진행 속도가 빠른 특발성 중추성 성조숙증인 경우는 약물 치료로 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주사 치료를 한다. 대개 4주마다 주사하게 되는데 이보다 간격이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성호르몬 분비가 많이 억제되면 이로 인한 키 성장이 저하돼 사춘기 전의 성장 속도보다도 성장 속도가 더 감소하는 경우도 생기는 만큼 이때는 성장 호르몬을 같이 투여하기도 한다.

정명희소아청소년과의원 정명희 원장(소아청소년과 전문의)은 "남편은 큰 편인데 키가 작은 편에 초경을 일찍 시작한 본인 탓에 아이도 키가 잘 안 자랄 것 같다고 걱정하는 어머니들이 적지 않다. 특히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줄면서 비만이 늘면서 성조숙증을 의심해 병원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성조숙증 치료는 성호르몬 억제 등의 방법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다. 그런 만큼 아이가 이른 사춘기 증상으로 겪지 않아도 될 심리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부모가 신경 써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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