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시장 외지 업체 잔치판(2)] 냉대받는 지역업체 하도급...전체 발주공사의 절반에도 못미쳐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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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0-04 17:40   |  수정 2021-10-05 08:54
분양대행, 광고대행, 모델하우스, 법무, 설계 등 간접공사 부문 수주율은 더 떨어져
e편한세상두류역
지역 업체의 하도급 비율을 높이기 위한 대구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구지역 내 발주공사에서 지역 업체의 하도급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대기업을 필두로 한 외지 건설사의 지역 외면은 심각한 수준이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대구시 서구 'e편한세상 두류역' 아파트 공사현장.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대기업 외지 건설사의 잔치판이 된 대구 주택건설시장에서 '지역'의 입지는 왜소하기 그지없다.


지역 업체의 하도급 비율을 높이기 위한 대구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구지역 내 발주공사에서 지역 업체의 하도급 비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분양대행과 광고대행 등 간접공사 부문에 있어서 외지 건설사의 지역 업체 수주율은 20~30%대로, 대기업을 필두로 한 외지 건설사의 지역 외면은 심각한 수준이다. 몇 년간 호황기를 맞았던 대구 건설시장이 지역 자본의 외지 유출 창구가 되어버린 상황으로, 외지 건설사들이 지역과의 상생을 외면하지 않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행정기관의 강력한 지도를 비롯한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업체 하도급 수주율 절반도 안돼
대구지역 내 발주공사에서 지역 업체의 하도급 수주율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여전히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4일 대한전문건설협회 대구시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하도급공사 금액(기성실적, 기계설비·가스시설물 제외)은 2조4천367억원으로, 이중 지역 업체의 하도급 수주액은 46.6%인 1조1천352억원이다. 이에 비해 외지업체 하도급 수주율은 53.4%(1조3천15조원)로 지역 업체보다 우위를 점했다.


최근 3년간 지역 업체의 하도급 수주율을 보면 2018년 43.2%에서 2019년 46.5%, 2020년 46.6%로 소폭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민간공사의 경우만 놓고 보면, 지역업체의 하도급 수주율은 2018년 44%, 2019년 45%, 2020년 47.4%로 역시 절반을 밑돈다.


그나마 직접 공사의 경우 대구시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건설사에 지역 업체 하도급 비율을 높이라고 적극 권장하면서 지역 업체 비율이 조금이나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분양대행·광고 등 간접공사 부문은 더 심각
분양대행, 광고대행, 모델하우스, 법무, 설계 등 간접공사 부문의 경우 지역업체 수주율은 더 떨어진다.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지역 분양아파트에서 지역 업체 수주 현황(세대수 기준)을 보면 분양대행의 경우 47.1%였고, 광고대행(언론PR 대대행 제외)은 34.9%, 모델하우스 건립은 14.7%에 그쳤다.


외지건설사(시공사) 분양 단지의 지역 협력업체 수주현황은 더욱 처참하다. 분양대행 32.1%, 광고대행 20.9%, 모델하우스 건립 1.3%로 지역 평균에 비해 13~15%포인트나 낮다.


올해는 사정이 더 여의치 않다. 광고대행업의 경우 9월까지 지역 업체 수주율이 29.0%로, 지난해(34.9%)보다 감소했다. 외지건설사 분양 단지의 지역업체 수주율은 고작 11.2%에 불과했다.
특히 대기업 건설사들이 자신들의 협력업체가 아니라는 명목하에 지역 업체에 기회조차 주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최종태 대구경북광고산업협회장은 "대구는 한국광고산업협회에 유일하게 지회가 있는 지역인 데다 전국적으로 경쟁력 있고 특화된 분양 광고업체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건설사들은 협력업체라는 명목으로 기존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있는 업체를 데려오고 지역업체에는 기회도 주지 않는다"면서 "프리젠테이션을 해도 대구 업체가 들러리를 서는 경우도 있다.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다 보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주택건설업은 하도급 생태계에 대한 영향력이 넓게 포진돼 있고 간접 공사 부문의 경우 고용 창출 등에 있어 파급효과가 크다. 간접공사 비중이 전체 매출 규모의 10% 남짓으로 절대 작은 비중이 아니다"며 "대기업 건설사의 지역 기여를 높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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