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영남일보 책읽기상] 초등부 최우수상(대구시교육감상)…김민정(다사초등 4년) '나는 초능력…'

  • 김민정 다사초등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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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8 08:12  |  수정 2021-11-18 08:30  |  발행일 2021-11-18 제17면
책의 시작은 릴리가 아프신 할머니를 돌보려 이사를 하면서 시작하는 데 나도 1학년 때 할머니 집으로 이사를 했다. 처음부터 비슷한 점이 많아서 더욱 집중하게 되었다.

릴리는 처음에 조·아·여와 투명인간이었다. 조·아·여란 조용한 아시아 여자아이를 줄인 말이고, 투명인간은 자신의 속마음을 감추고 숨겨서 존재감이 없는 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릴리를 욕할 수만은 없다. 나도 한때는 릴리와 같은 상황이었으니까.

1학년 때 전학을 온 뒤로 나는 조·아·여이자 투명인간이었다. 하루 종일 교실에서 친구들과 말을 하지 못하고, 조용히 혼자만 노는 존재감이 없는 아이였다. 친구들이 나를 싫어 할까봐 놀림을 당할 때도 싫다고 나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 채 억누르며, 간신히 사귀게 된 단짝에게만 의존했었다. 단짝 친구가 나를 은근히 따돌릴 때는 날 떠날까 봐 괴롭고 슬픈 날이 많아도 내색하지 못하고 참아야만 했다.

그러나 릴리는 얼마 뒤 자신 안에 있는 호랑이 소녀를 찾아내서 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었다. 릴리가 진짜 자신을 찾게 도와준 것은 다름 아닌 릴리의 가족인 마법의 호랑이다. 호랑이가 "네 역사를 통해서 네가 어디서 왔고 누구인지 이해한 다음에, 너 스스로의 이야기를 찾아봐 네가 어떻게 될 것인지 직접 지어봐"라는 말을 하는 순간 릴리는 자신 안에 있던 호랑이 소녀를 깨워냈다. 릴리에게는 호랑이가 있었듯 나에게는 가족이 있었다. 엄마는 학교에서 외톨이로 지내던 나와 대화를 많이 해주었다. 아빠는 캠핑과 운동을 하고, 여러 곳을 여행하며 내 마음을 성장시켜 주었다. 할아버지·할머니께서는 강아지를 키우게 해주셔서 혼자인 나에게 최고의 친구를 만들어 주셨다. 이러한 가족의 사랑과 노력으로 4학년이 될 무렵 내 안의 호랑이 소녀를 찾았다. 이제 단짝에게만 의존하지 않고, 누구와도 친구가 되며, 내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할 줄 알아서 반장까지 할 수 있었다.

별 단지 속에 진짜 나 자신의 이야기를 가둬두고 사는 사람들은 어디에나 많다. 나와 릴리처럼 별 단지 속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고 살아도, 언제나 다시 별 단지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가두고 싶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면 더욱 별 단지 속에 가둬 둔 아픔, 슬픔, 상처들을 꺼내어 스스로 깨뜨려서 완전한 내가 되어야 한다.

"릴리! 너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와 너의 상황이 너무 같아서 공감되고 옛날 생각도 났어. 어릴 때 몇십 번을 봐도 질리지 않았던 영화처럼 언제나 다시 꺼내어봐도 재미있는 책이 될 것 같아. 가끔 다시 별 단지 속에 나를 가두고 싶을 때가 오면 너의 이야기를 다시 찾을게. 난 이제 나 자신의 이야기는 내가 결정하는 사람이 될 거야. 너도 그러길 바라. 우리 파이팅!"

수상소감
1.초등부_최우수(시교육감상)-김민정(대구다사초)_사진

"책과 친하게 지내온 습관이 글쓰기에 도움"


최우수상 수상 소식을 듣자마자 저는 날아갈 듯 기뻐서 "우와~~"하며 소리를 지르고 폴짝폴짝 뛰었습니다. 한 달 반 동안 야심 차게 준비하면서도 "내가 최우수상이 가능할까?"라며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더욱더 행복했습니다.

저는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엄마는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같이 가주시고, 서점에 자주 가서는 꼭 동화책이 아니라 장난감 책, 만들기 책, 놀이책을 마음껏 사도 아무 말 없이 고르도록 해주셨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그림이 없는 책이라도 책 속 그림 한두 개를 본 기억으로 그 장면이 눈 앞에 펼쳐진 듯한 기분이 듭니다.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게 지내온 평소의 생활이 글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저의 글을 최우수상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분들, 언제나 저의 새로운 도전에 용기를 주시는 신선득 담임 선생님, 저를 반장으로 뽑아주고 즐겁게 생활하는 우리 반 친구들,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살 수 있게 용돈을 주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맛있는 음식을 집에서 많이 만들어 주시는 우리 집 요리사 아빠, 늘 친구 같은 어·른·이 엄마, 싸우지만 든든한 내 편 내 동생, 늘 용기와 사랑을 주는 가족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김민정 <다사초등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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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다사초등 4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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