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 고질병 '허리 통증', 지금이 치료 적기

  •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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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3   |  발행일 2021-11-23 제16면   |  수정 2021-11-23 07:56
앉은 자세선 체중 2배 무게 척추 압박
온종일 공부하는 학생 디스크 위험 커
심리적 여유 없어 아파도 참아왔다면
자연치유력 잃기 전 병원 방문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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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김모(19)군은 지난 10월부터 허리가 불편했다. 디스크 환자처럼 다리가 저리거나 하는 고통은 아니었지만 뭔가 불편한 느낌은 확실히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줄면서 체중이 늘어난 데다 시험이 다가오면서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 탓이라고 김군은 생각했다. 하지만 수학능력시험이 코 앞에 다가온 상황이라 병원에 가지는 않았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다. 이에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보조제품도 사용해봤지만 좀처럼 상태가 나아지지 않았다.

김군과 같은 수험생이 적지 않다.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서 공부하고 평소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아 허리 통증이나 목 통증을 호소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앉은 자세에서는 자기 체중의 약 2배에 달하는 무게가 허리에 가해지는데 구부정하거나 엎드리는 등 자세까지 나쁘다면 그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게 된다. 성장기에 반복되는 통증이 있음에도 시간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방치할 경우 퇴행성 디스크 질환을 가속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대구 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은 "잘못된 자세로 인해 목이나 허리에 스트레스가 오랜 시간 쌓이면 척추 디스크와 근육의 수분이 빠지고 조절 기능이 떨어지면서 점차 인대와 관절도 약해진다. 이렇게 척추와 주변 조직이 본래 기능을 잃게 되면 척추를 앞으로 숙였을 때 디스크 내의 압력이 증가해 통증이 생기고, 척추를 뒤로 젖혔을 때 척추 관절에 부하가 걸려 요통이 발생한다"면서 "수험생 같은 경우1년 내내 운동을 따로 할 수 없는 반복된 생활과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공부만 해서 체중이 많이 불어나고 허리 운동을 따로 할 수 없거나 통증이 있어도 시험 준비로 따로 병원을 방문하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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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했던 허리 건강, 지금부터라도 챙겨야

최근 몸을 많이 움직이는 활동보다 의자에 앉아서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으로 게임 등을 즐기는 10대들이 늘어나면서 10대 청소년에서도 청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추간판 탈출증 등이 발생하고 있다. 수능이 끝났다고 입시가 다 끝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방치된 허리 근육의 강화나 운동을 통해 체중도 줄이고 해서 건강한 허리로 복귀하는 것도 시험 준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허리가 불편하다고 곧바로 병원을 찾는 것보다 우선 하루에 30분 정도 간단한 운동부터 시작해보라고 조언했다. 잘못된 자세로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공부를 했기 때문에 통증이 없어도 허리에 조금씩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운동을 통해 약화된 근육이나 인대를 다시 튼튼하게 하면 그동안 아팠던 허리 통증이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운동은 유산소 운동인 걷기나 실내 자전거부터 시작하고, 2~4주 정도 지나면서부터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운동을 해도 허리 통증이나 다리 통증이 계속 있을 경우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조기에 검사하고 치료하면 금방 끝날 수 있는 병을 키워 오는 경우도 많다. 수험생 나이인 10대 후반에도 소위 디스크라는 '추간판 탈출증'이 잘 발생한다. 추간판 탈출증은 거의 70%가 수분으로 돼 있는 수핵이 장기간 잘못된 자세로 앉아 있는 경우 수핵의 수분이 빠지고 디스크의 색깔이 검게 변하면서 탈출하는 것이 디스크 탈출증이다. 이것을 모르고 방치하면 자연 치유되는 보물을 잃어 버리고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런 만큼 입시가 마무리되면 평소 약물이나 물리치료에도 큰 호전이 없었던 허리나 다리 통증이 있었으면 반드시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건강한 허리, 건강할 때 지켜야

당장은 통증이 없더라도 청소년기부터 허리 건강에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나중에 성인이 돼 허리 때문에 고생하는 것을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평소 좋은 자세로 허리에 작용하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기본이다. 앉는 자세는 10도 정도 뒤로 허리를 펴고, 15도 높이로 하늘을 보는 듯 목을 바로 드는 자세가 좋다.

엉덩이만 의자에 걸치고 앉게 되면 허리와 목에 긴장성 근육통이 쉽게 일어나게 된다. 등받이가 부실하다면 두께가 4㎝ 이상인 쿠션을 허리의 오목한 곳에 받치도록 하는 게 좋다. 허리가 아플 때는 발을 올려놓는 것이 좋다. 두꺼운 책이나 가방, 책상 서랍을 양 발 밑에 두고 발을 얹어 보면 허리가 편안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책상에서는 절대 엎드려서 책을 보지 말고 허리를 펴고 고개가 바로 세워지도록 책 받침대를 사용하도록 한다.

또 평소에 자전거 타기, 등산 같은 운동이나 꾸준한 걷기 운동을 하면 허리를 보호하고 척추뼈와 디스크를 붙들고 있는 인대와 근육을 강화할 수 있다. 걷기 운동은 척추 관절을 보호하면서 척추 근육을 강화하는데 효과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심장 혈관과 폐 기능도 향상시킬 수 있다. 뇌의 혈액 순환을 도와 학습에도 도움을 주며, 걷는 것만으로도 뇌에서 엔도르핀이 분비돼 스트레스, 우울감 해소에도 효과가 있다.

이와 함께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 또한 활동량이 적은 수험생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영양소 부족은 뼈 건강에 좋지 않고 비만과 변비는 허리의 통증을 악화시킨다. 칼슘이 풍부한 현미, 해산물, 유제품 등과 골 대사와 뼈의 발육을 촉진하는 콩 단백질,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견과류, 섬유질이 풍부한 미역, 다시마 같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도록 한다.

보건복지부 지정 척추전문 병원인 대구우리들병원 박찬홍 병원장은 "허리 통증이 쉽게 낫지 않아 병원을 찾는 청소년들이 제법 있는데 자세와 생활습관을 바로잡고 규칙적인 운동치료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어리다고 통증을 방치하면 어른이 돼서 퇴행성 척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면서 "잘못된 습관은 단기간에는 느낄 수 없지만 오랜 시간 굳으면 척추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평생 내 몸을 지탱해주는 척추를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 세심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도움말=박찬홍 대구우리들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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