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딩 크레딧에 학교 이름 빼달라" 드라마 설강화 역사왜곡 논란, 대구경북지역 대학에 '불똥'

  • 서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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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2-21 17:18  |  수정 2021-12-22 08:43  |  발행일 2021-12-22 제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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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엔딩크레딧에 오른 대구대학교. 인터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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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설강화 포스터. JTBC제공
JTBC 드라마 '설강화'를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이 거세지면서 촬영 장소를 제공해준 대구경북지역 대학에 불똥이 튀고 있다.

설강화는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여대생 은영로와 여대 기숙사에 피투성이로 뛰어든 남파간첩 임수호의 사랑을 다루는 드라마다. 지난 18~19일 첫 방송된 드라마에는 수호를 운동권 학생으로 오인한 영로와 여대생들이 기숙사에 숨겨주는 내용 등이 담겼다.

방영 이후 이 드라마가 민주화 투쟁에 나선 이들에게 간첩 누명을 씌워 고문했던 당시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의 폭력을 미화하고, 자칫 간첩이 민주화운동에 개입했다는 오해를 줄 수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방영에 앞서 3월에 이미 시놉시스 일부가 유출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19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드라마 설강화 방영중지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은 21일 오후 4시 50분 기준 31만7천여 명이 동의한 상황이다.

또 청년단체인 세계시민선언은 오는 22일 법원에 설강화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예고했다.

'드라마 설강화 제작지원 및 광고 리스트'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등에 공유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되자 광고·협찬사들은 줄줄이 지원을 중단하고 있다.

대구경북지역의 일부 대학들도 드라마 촬영에 협조했다는 이유로 구설수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구대의 경우, 드라마 엔딩 크레딧에 학교 로고가 삽입되면서 '장소 협조' 명단에 올랐다. 대구대에서는 지난 3월 21일 오후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야외 캠퍼스에서 2개 장면 촬영이 있었다.

대구대 측은 지난 20일 드라마 제작진에 연락해 엔딩 크레딧에서 대구대 로고를 빼달라고 요구했다. 대구대 관계자는 "촬영 시점은 설강화가 논란되기 이전이었다. 사실 장소 협조 요청이 들어와도 상세한 내용까지 전달받지 못한다. 학교 홍보 차원에서 촬영을 허락한 것이며, 장소 제공 대가를 받지도 않았다"라며 "더욱이 대구대 이름이 드라마 엔딩크레딧에 나가는 줄도 몰랐다"고 말했다.

계명대는 지난 3월 27일 성서캠퍼스에서 1차례 촬영이 진행된 것은 맞지만, 논란이 시작되면서 촬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당초 계명대에선 몇 차례 더 촬영할 예정이었다.

계명대 관계자는 "통상 1년에 작품 서너 편 정도 장소 협조 요청이 들어온다. 주말을 이용해 야외 촬영을 허용하고 있고, 설강화 촬영도 같은 맥락이었다"라며 "촬영 이후 역사왜곡 논란으로 인해 촬영 담당자에게 연락했고, 담당자가 '촬영을 더 이상 안 하겠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촬영이 중단됐다"고 했다.

한편, JTBC는 21일 입장문을 내고 "설강화는 권력자들에게 이용당하고 희생당했던 이들의 개인적인 서사를 보여주는 창작물"이라며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대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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