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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송인 김준희씨가 '무지외반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발 사진을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김씨는 18세 때 가수 활동을 시작하며 너무 높은 하이힐을 신고 춤을 추는 일을 해야 해서 발 모양이 변해버렸고, 수술을 해볼까 했지만 너무 무서워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의료진 등에 따르면 40세 이상에서 무지외반증 유병률은 64.7%이고, 이 중 13.2%는 중등도 이상의 변형을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어머니·외할머니가 무지외반증이 있을 경우 딸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발에 변형이 오면 통증 때문에 발목·무릎·허리에까지 무리를 주는 탓에 다른 병으로 이어지는 만큼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흔한 뼈변형 질환 중 하나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의 관절이 내측으로 돌출되고, 엄지발가락은 외측으로 휘어져 환자가 엄지발가락에 통증을 느끼는 질환이다. 특히 생활이 서구화되면서 구두 같은 좁은 신발도 무지외반을 악화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많이 발견되는 이유도 굽이 있고 볼이 좁은 구두를 신는 여성이 많기 때문이다. 또 체중 증가도 무지외반증 진행과 무관하지 않고, 특히 무지외반증 수술 후 재발하는 경우도 비만인 환자에게서 좀 더 흔하게 발견된다. 굽이 높거나 깔창을 끼운 신발을 오래 신을 경우 무게중심이 발바닥 전체가 아닌 발 앞쪽으로 쏠리게 되고, 이 또한 발가락 변형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무지외반증은 평소 싣고 다니는 신발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중세시대에는 부유층일수록 무지외반증이 더 많이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이 또한 당시 유행했던 신발의 형태와 관계가 깊다. 중세시대 영국에서는 앞부분이 길고 좁은 남성용 구두가 유행했고, 상류층 남성들이 이런 신발을 주로 신다 보니 무지외반증이 많이 생긴 것이다.
최근 들어 무지외반증을 호소하는 남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의 증가율을 보면 남성이 10%로 여성의 증가율보다 3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패션에 관심을 가지는 남성이 늘면서 키 높이 깔창이나 발 볼이 좁은 구두와 샌들 등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무지외반증 수술도 최소침습으로
무지외반증의 경우 무증상에서부터 걸음을 제대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경우까지 증상은 다양하다. 또 둘째 발가락과 겹쳐질 만큼 심한 경우도 있고, 이렇게 증상이 심할 경우 수술적으로 치료를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 기능성 신발, 특수 깔창, 고무 재질 교정기 등을 활용한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시도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된 경우와 보존 치료로 나아지지 않는 경우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환자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지만 무지외반증 교정의 가장 효과적인 것은 수술적 치료다. 과거 외과수술을 할 때는 과감한 절개와 접근을 통한 수술이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최소 침습, 최소 절개수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일반외과 영역에서는 복강경이 오래전부터 최소 절개 수술로 자리잡았고, 정형외과 영역에서도 어깨나 무릎 같은 큰 관절에서의 관절경 수술은 상당히 보편화 됐다. 또 척추수술까지도 최소침습으로 접근하는 등 그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최신 의료계의 흐름에 맞춰 무지외반증 수술에도 최소침습 수술을 도입한 것이다.
과거에는 엄지발가락의 내측에 세로로 약 6~7㎝가량의 절개를 넣은 후에 교정절골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MICA)은 3㎜ 내외의 미세한 구멍 3~4개를 활용해 방사선 하에 교정한 후 나사로 고정하는 수술이다.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의 장점은 절개가 작아서 우선 수술 과정 중에 출혈이 적고 수술 후 통증도 현저히 적다. 또 절개 크기가 작아 감염의 위험이 낮고 회복 기간도 3~4일 정도로 짧은 편이다. 회복 기간이 짧아서 환자가 빨리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최소침습 수술은 모든 환자에게 적용 가능한 것은 아니다.
너무 심한 무지외반증의 경우는 최소침습 수술로는 교정이 부족할 수도 있다. 아직 절개를 통한 수술 기법에 비해 장기간 연구 데이터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환자의 특성에 맞춰 개별화된 수술방법 선택이 필요한 상황이다.
수술을 통해 회복이 가능하지만 예방을 할 수 있으면 가장 좋다. 평소 신는 신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만큼 편안한 신발을 찾고 걸음걸이도 신경쓰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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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MS재건병원 나호동 과장 |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을 압박하지 않는 것이 좋다. 높은 굽, 좁은 볼 등을 피해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 또는 조금 여유가 있는 것을 신는 게 도움이 된다.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신발을 장시간 신어야 할 경우 중간중간 쉬는 시간에 편한 신발로 갈아 신고, 발가락과 다리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발의 피로를 풀어줄 수 있도록 족욕, 반신욕, 마사지 등을 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걸음걸이를 교정하는 것도 좋다. 건강한 걸음걸이는 뒤꿈치부터 먼저 바닥에 닿고 이후 발바닥~앞꿈치 순서로 땅에 닿도록 걷는 것이 좋다.
MS재건병원 족부 및 족관절클리닉 나호동 과장은 "무지외반증 수술의 경우 상태에 따라 수술법을 다르게 선택해야 한다. 그런 만큼 환자가 수술 후 최선의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맞춤형으로 수술 방법을 결정할 수 있는 경험많은 의사와 제때 적절한 상담을 하는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무지외반증 예방하려면…
높은 굽·좁은 볼 등 발 압박하는 신발 피하고
틈틈이 발가락·다리 스트레칭…족욕도 도움
발뒤꿈치부터 바닥에 닿도록 걸음걸이 교정

노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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